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둘러싸고 순항하던 북미관계에 다소 이상 현상이 일어난 듯싶습니다.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날짜를 두고 리얼리티 쇼를 하듯 중계를 이어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봉일자를 넘기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우리는 지금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갖고 있다”며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가, 하루 후인 5일에도 “시간과 장소 결정을 모두 마쳤다. 우리는 날짜를 갖고 있다”고 반복했지만, 막상 개봉을 하진 않았습니다.

이런 와중에 북한이 미국에 대해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주목됩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6일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문답에서 북한이 판문점선언에 밝힌 한반도 비핵화 의지와 관련하여 미국이 “그 무슨 제재 압박의 결과인 듯이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북한은 미국이 △북핵 완전 포기 시까지 제재 압박 계속 △한반도에 전략자산 배치 △반북 인권 소동 등을 벌이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는 “모처럼 마련된 대화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정세를 원점으로 되돌려 세우려는 위험한 시도로 밖에 달리 볼 수 없다”고 질책을 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미국더러 자신의 평화애호적인 의지를 ‘나약성’으로 오판하지 말라고 경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제까지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진행과정에서 그 성사를 위해 분위기 조성을 해 왔기에, 이 같은 지적과 경고에는 무게감이 실리면서 심상치 않은 느낌을 줍니다. 이 정도라면 하모니 있게 돌아가던 북미 관계에 불협화음이 일어났다고 보아도 큰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사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과 수싸움이 한창일 것입니다. 그런데 북측에서는 별다른 견해가 새어나오지 않고 있는데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 사이에서는 이런저런 잡음들이 비집고 나와 혼선을 줄 정도입니다.

북한은 판문점선언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습니다. 그렇다면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곧 있을 북미 정상회담에서 밝혀지면 되는 것이지, 주변에서 ‘완전한 비핵화는 가능하지 않다’느니,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가 아닌 PVID(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라느니, ‘북한이 중단을 약속한 미사일 시험발사에 인공위성 발사 계획도 포함돼야 한다’느니 하며 왈가왈부할 일이 아닙니다. 이는 혼란을 가중시킬 뿐입니다.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 분수령이 될 역사상 처음 있는 북미 정상회담입니다. 회담이 성사되고 또 성과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주변국이나 제3자는 모두 입을 다물고 조용히 지켜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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