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7일,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고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올해 안에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겠다는 비전을 담은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남북 정상들이 “한반도에서 역사적인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뜻깊은 시기”에 대담한 전략적 결단을 통해 ‘비핵-평화공존 프로세스’를 가동한 셈이다.
지난 26일 고양시 킨텍스 내 메인프레스센터를 찾은 임종석 2018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은 무엇보다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이라는 핵심의제에 집중된 회담”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지난달 5~6일 남측 특사단의 방북 때 확인된 ‘비핵화’ 의지를 “양 정상이 직접 어느 수준에서 합의할 수 있을지, 어떤 표현으로 명문화 할 수 있을지가 어려운 대목”이며, “비핵화에 대한 명시적 합의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까지 정상 사이에 공감을 이룰 수 있을지”가 과제라고 짚은 바 있다.
27일 남북 정상이 채택한 ‘판문점 선언’은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고 명시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쓴 데 주목했으면 좋겠다”면서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의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요구해온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에 근접하는 표현이다. 원론적이기는 하나,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서명한 공식문서를 통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무게가 남다르다.
정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북한이 비핵화 실현을 위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긍정적 여건 조성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것이다.


‘판문점 선언’은 이어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하였다”고 명시했다.
지난 21일 북한의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지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조치를 평가하고, 미국을 비롯한 관련 당사국들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께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 마당에서 개최한 ‘판문점 선언’ 공동발표식에서 “북측이 먼저 취한 핵동결 조치들은 대단히 중대한 의미 가지고 있”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위한 소중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판문점 선언’은 “한반도에서 비정상적인 현재의 정전상태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라며, △무력 불사용과 불가침 재확인.준수, △단계적 군축 실현, △종전.평화 프로세스 이행을 약속했다.
특히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명시했다.
5월 또는 6월초 성과적인 북미 정상회담 이후 어느 시점에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정상들이 모여 한반도에서 전쟁이 끝났다고 선포하고 평화협상 개시를 선언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둘러싼 국제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합의”라고 평가했다. “대담하게 오늘의 상황을 만들어내고 통 큰 합의에 동의한 김정은 위원장의 용기 있는 결단에 경의”를 표하고, “주도적으로 민족의 운명을 결정해 나가되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온 겨레가 전쟁 없는 평화로운 땅에서 번영행복 누리는 새 시대 열어나갈 확고한 의지를 같이 하고 실천적 대책을 합의 했다”고 밝히고, “우리가 서있는 가슴 아픈 분단의 상징 판문점이 평화의 상징”이 되길 기대했다.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 발표 직후 환영 트윗을 올렸다. “한국전쟁은 끝날 것이다! 미국과 모든 위대한 국민들은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을 매우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빠른 시간 내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미국 측과 공유하고, 5월 중순경 한미 정상회담 등 계기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문제에서 북미가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협의과정을 촉진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추가, 23:57)


‘완전한 비핵화-종전.평화협정 프로세스’ 가동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