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남북정상회담이 28일 오전 10시 16분부터 판문점 평화의집 2층 회담장에서 시작됐다. [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오늘 저녁에 만찬 음식 가지고 많이 얘기하는데,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지고 왔습니다. 가지고 왔는데 대통령께서 편한 마음으로 평양냉면, 이게 멀리 온, 멀다고 말하면 안 되겠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장에 마주앉아 평양냉면 이야기를 꺼내다, 평양과 판문점이 그리 멀지 않다는 새삼스런 사실을 깨닫고 웃음지었다.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사이 군사분계선을 함께 넘나든 남북 양 정상은 27일 오전 10시 16분 판문점 남측구역 평화의집 2층에 마련된 회담장 내 타원형 탁자를 사이에 두고 착석해 모두발언을 나눴다.

남측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 원장이 배석했고, 북측은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배석했다. 단독정상회담인 셈이다.

두 정상이 마주앉은 타원형 테이블의 폭은 2,018mm이고, 두 정상의 의자 등받이 상단 중앙 동그란 원 안에 울릉도와 독도까지 표시된 한반도 문양이 새겨져 있다. 배경 그림은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먼저 “그 분리선도 사람이 넘기 힘든 높이로 막힌 것도 아니고 너무나 쉽게 넘어온 역사적인 이 자리까지 11년이 넘었다”고 소회를 밝히고 “지난 시기처럼 아무리 좋은 합의나 글이 나와도 발제되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이런 만남을 가지고도 좋게 발전하지 못하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한테 낙심을 주지 않겠냐”며 “수시로 만나서 걸린 문제를 풀어나가고 마음을 합치고 의지를 모아서 그런 의지를 가지고 나가면 우리가 잃어버린 11년이 아깝지 않게 우리가 좋게 나가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북남 관계가 새로운 역사가 써지는 그런 순간에 출발점에 서서 출발 신호탄을 쏜다는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여기 왔다”며 “오늘 관심사 되는 문제들 툭 터놓고 이야기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자”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지난 시기처럼 원점에 돌아가고 이행하지 못하고 이런 결과보다는 우리가 앞으로 마음가짐을 잘하고, 앞으로 미래를 내다보면서 지향성 있게 손잡고 걸어 나가는 계기가 돼서 기대하는 분들의 기대에도 부응하자”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오늘 정말 허심탄회하게 진지하게 솔직하게 이런 마음가짐으로 오늘 문재인 대통령님과 좋은 이야기를 하고, 또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그래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걸 문재인 대통령 앞에도 말씀드리고, 기자 여러분들한테도 말씀 드린다”고 다짐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역사적 만남인 만큼 좋은 성과를 내자고 말했다. [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우리 만남을 축하하듯이 날씨도 아주 화창하다. 우리 한반도에 봄이 한창이다. 한반도의 봄, 온 세계가 주목을 하고 있다.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여기 판문점에 쏠려있다”며 “그만큼 우리 두 사람 어깨가 무겁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 김정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순간 이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며 “전 세계의 기대가 큰데, 오늘의 이 상황을 만들어낸 김정은 위원장의 용단에 대해서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덕담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우리 오늘 대화도 그렇게 통크게 대화를 나누고, 또 합의에 이르러서 우리 온 민족과 평화를 바라는 이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며 “오늘 하루종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만큼 그동안 10년동안 못다한 이야기 오늘 충분히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이 모두발언이 끝났는데도 기자들의 취재가 이어지자 “얘기를 좀 해야 되는데 기자분들이...”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자들에게 양해를 구해 비공개 회담이 진행되고 있다.

앞서, 판문점 군사정전위 회의실 사이 군사분계선을 건너며 양 정상은 ‘역사적 사건’임을 공감했다.

김 위원장은 “이런 분계선까지 나와서 맞이해 준 데 대해서 정말 감동적”이라며 “정말 마음 설렘이 그치지 않고, 이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도 “여기까지 온 것은 위원장님의 아주 큰 용단이었다”며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다”고 화답했다.

남북의 양 정상은 오전에 단독정상회담을 가진 뒤 북측은 북측지역으로 돌아가 점심식사를 한 뒤 다시 내려와 공동식수로 시작되는 오후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남북정상회담 모두발언]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어떤 마음가짐 가지고 200m 거리 되는 짧은 거리를 오면서 아까 말씀 드렸지만 군사분계선을 넘어서면서 보니까 그 분리선도 사람이 넘기 힘든 높이로 막힌 것도 아니고 너무나 쉽게 넘어온 역사적인 이 자리까지 11년이 넘었는데, 오늘 걸어오면서 보니까 왜 그 시간이 이렇게 오래였나, 왜 이렇게 오기 힘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사적인 이 자리에서 기대하시는 분들도 많고 지난 시기처럼 아무리 좋은 합의나 글이 나와도, 발제돼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이런 만남을 가지고도 좋게 발전하지 못하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한테 낙심을 주지 않겠나. 앞으로 마음가짐을 잘하고 우리가 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수시로 만나서 걸린 문제를 풀어나가고 마음을 합치고 의지를 모아서 그런 의지를 가지고 나가면 우리가 잃어버린 11년이 아깝지 않게 우리가 좋게 나가지 않겠나, 이런 생각도 하면서 정말 만감이 교차하는 속에서 한 200m를 걸어왔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평화와 번영, 북남 관계가 새로운 역사가 써지는 그런 순간에 출발점에 서서 출발 신호탄을 쏜다는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여기 왔습니다. 오늘 관심사 되는 문제들 툭 터놓고 이야기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이 자리를 빌려서 우리가 지난 시기처럼 원점에 돌아가고 이행하지 못하고 이런 결과보다는 우리가 앞으로 마음가짐을 잘하고, 앞으로 미래를 내다보면서 지향성 있게 손잡고 걸어 나가는 계기가 돼서 기대하시는 분들의 기대에도 부응하고 결과가 좋아서, 오기 전에 보니까 오늘 저녁에 만찬 음식 가지고 많이 얘기하는데,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지고 왔습니다. 가지고 왔는데 대통령께서 편한 마음으로 평양냉면, 이게 멀리 온, 멀다고 말하면 안 되겠구나. (웃음) 좀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정말 허심탄회하게 진지하게 솔직하게 이런 마음가짐으로 오늘 문재인 대통령님과 좋은 이야기를 하고, 또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그래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걸 문재인 대통령 앞에도 말씀드리고, 기자 여러분들한테도 말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박수)

■ 문 대통령 : 오늘 우리 만남을 축하하듯이 날씨도 아주 화창합니다. 우리 한반도에 봄이 한창입니다. 한반도의 봄, 온 세계가 주목을 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의 눈과 귀가 여기 판문점에 쏠려있습니다. 우리 남북의 국민들, 또 해외 동포들이 거는 기대도 아주 큽니다. 그만큼 우리 두 사람의 어깨가 무겁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김정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순간, 이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고개 끄덕임) 우리 국민들, 또 전세계의 기대가 큰데, 오늘의 이 상황을 만들어낸 우리 김정은 위원장의 용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쑥스러워하면서 웃음)

우리 오늘 대화도 그렇게 통 크게 대화를 나누고, 또 합의에 이르러서 우리 온 민족과 평화를 바라는 이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 종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만큼 10년 동안 못다한 이야기 (김정은 위원장 소리 내 웃음) 오늘 충분히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추가,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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