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을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제공 - 청와대]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 뿐 아니라 그것이 북미 정상회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데 원로 여러분의 경륜과 지혜가 더욱 절실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정오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 만나 의견을 청취하기에 앞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한 준비에 여러분의 경륜과 지혜가 꼭 필요해서 원로자문단으로 모셨다”며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거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항구적인 평화 구축, 그리고 남북 관계가 지속 가능한 발전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두 번 다시 오기 힘든 그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금의 상황은 과거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면서 “우리는 반드시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시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까지 이끌어내야 하는데 그 어느 것도 쉬운 과제가 아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앞장서서 국민과 소통하겠지만 남북 관계에 있어서 누구보다 설득력을 갖고 계신 원로자문위원님들도 국민들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데 많은 역할을 해 주기를 부탁드린다”며 “의제든 전략이든, 또는 합의에 담을 내용이든, 또는 일정이든 뭐든지 편하게 말씀해 주길 바란다.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자문단 단장인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은 “남북 간 소통 채널을 복원하고,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성사시킴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의 봄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문 대통령의 확고한 평화 정착을 위한 의지와 그리고 탁월한 리더십의 결과”라며 “기적같이 만들어낸 이 기회를 살려서 역사적인 대전환을 이뤄내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임 명예이사장은 문 대통령의 ‘남북이 함께 살든 따로 살든 서로 간섭하지 않고 서로 피해주지 않고 함께 번영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만들어가야 한다’는 발언을 상기시키고 “지난달 김대중 정부가 화해 협력 정책을 통해서 남북이 평화 공존하며 서로 오고 가고 돕고 나누며 정치적 통일은 되지 않았지만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는 통일이 된 것과 비슷한 사실상의 통일 사항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견인하여 그런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큰 기대를 갖게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원로들의 경륜과 지혜를 청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 임동원 단장은 “기적같이 만들어낸 이 기회를 살려서 역사적인 대전환을 이뤄내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참석자들의 건의 발언을 전했다.
 

<원로자문단 발언>

홍석현 자문위원은 “의전과 행사보다 성과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북한과의 사전협의, 미국과의 정책 조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원탁 자문위원은 “북한의 비핵화 이후 남북간 군사적 균형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으니, 미리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수 자문위원은 “남북의 영부인들이 여성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한반도 아동권리를 신장하는 등의 공동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영희 자문위원은 “과거에는 정상회담 자체가 성과였지만, 지금은 남북회담에서 비핵화 의지를 끄집어 내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 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2007년 10.4 선언 당시 서해 평화 협력 지대를 설치한 것처럼 인천, 개성, 황해를 엮는 경제클러스터를 제안했다.

박지원 자문위원은 “비핵화에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과 김정은 위원장의 실천이 중요하다. 핵 폐기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니 인내하며 안전운전해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재정 자문위원은 “남북이 절실하게 원하는 걸 미국에 전달해야 하는데, 그것은 종전선언일 것이다.”고 말하며, 정상회담의 정례화, 양자-3자-4자 정상회담의 지속화 등을 건의했다.

이종석 자문위원도 역시 종전선언을 건의하며, DMZ에 있는 GP의 무기 철수, 평양과 서울의 대표부 설치 등을 제안했다.

정세현 자문위원은 과거 정상회담을 준비할 당시를 회고하며 “정상회담의 중요성이 40퍼센트라면 홍보의 중요성이 60퍼센트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니 회담 하면서도 언론사와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할지 준비해야 한다.”며 전문가 집단의 적극적인 활용도 제안했다.

정동영 자문위원은 종전선언, 중무장이 아닌 DMZ의 진짜 DMZ화, 남북 상주대표부 설치, 후속 정상회담에서의 신경제지도 구상 이행을 제안했다.

문정인 자문위원은 “북한이 국제사회 일원으로 나올 수 있도록 남북정상회담 당일 공동기자회견을 제안하고 내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남북이 함께 만나 국제경제 큰 판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홍구 자문위원은 “내년이 임정 100주년이다. 3월 1일이든 4월 11일이든 남과 북이 한민족으로서 함께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으면 한다. 또한 주변 강대국들 사이에서 지금까지의 모습처럼 부드러운 리더십을 보여주는 네고시에이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동원 원로자문단 좌장은 “지난 2000년 6.15의 경험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정상회담 전의 예비회담은 꼭 필요하다. 합의문의 초안을 예비회담 때 북에 미리 전달했더니 북으로부터 회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말을 들었다.”며 당시의 경험담을 전달했다.
​(출처 - 고민정 부대변인 서면 브리핑)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 미국과 북한은 회담에 대해서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간극은 존재한다. 이를 좁히는 것이 우리의 과제일 터인데 앞으로 계속 이어질 다양한 양자, 다자 회담 시에도 원로 자문단 여러분의 경륜과 지혜를 널리 구한다”고 부탁했다.

두 시간 동안 오찬을 겸해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임동원 단장을 비롯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박재규, 정세현, 이종석,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등 원로자문위원들과 조명균 통일장관, 강경화 외교장관, 송영무 국방장관, 서훈 국정원장, 그리고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과 윤찬영 국민소통수석,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등이 배석했다.

(추가, 16:35)

<원로 자문단 명단>

1

임동원(座長)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

2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3

김정수(女)

한국여성평화연구원 원장

4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5

박재규

경남대학교 총장

6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7

백종천

세종연구소 이사장

8

심재권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9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10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11

이현숙(女)

여성평화외교포럼 명예대표

12

이홍구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

13

장달중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14

장상(女)

세계교회협의회 공동의장

15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

16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17

최완규

前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18

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

19

한완상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20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21

황원탁

前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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