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의 대북 특사 파견를 앞두고, 북측이 ‘미국과의 대화 의사’를 직접 표시했다. ‘상호 관심사’를 논의 해결하자는 입장도 밝혔다. 다만, 전제조건이 걸린 대화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3일자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의 조(북)미대화 의사 천명 이후 나타나고 있는 미국의 동향과 관련하여 3일 조선중앙통신사 기자가 제기한 질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대변인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형성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장”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평화를 바라는 우리 겨레와 국제사회의 염원으로부터 미국과도 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확인했다. 

이어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외교적으로,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우리의 일관하고도 원칙적인 입장”이고 “우리가 지향하는 대화는 국가들 사이에 평등한 입장에서 호상(상호)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을 논의 해결하는 대화”라고 밝혔다. ‘상호 관심사’라는 표현을 통해, 북미대화에서 핵문제가 논의될 여지를 남긴 것이다. 

“북한과의 모든 대화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라는 명확하고 흔들림 없는 목표를 가지고 행해져야 한다”는 지난 1일 한.미 정상 간 통화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만간 대북 특사를 파견하겠다고 통보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동시에 “지난 수십년 간에 걸치는 조(북)미회담 역사에서 우리는 단 한번도 미국과 전제조건적인 대화탁(자)에 마주앉은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지난달 10일 ‘청와대 북미회동’ 무산으로 미국 행정부 내 대화파들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강경파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흐름에 제동을 건 셈이다. 대북 강경파들은 북한의 대화 의사 표명이 제재가 통했다는 징후로 풀이하면서 대화의 문턱을 높이고 압박을 강화할 때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우리가 조미대화 의사를 밝힌 이후 나타난 미국의 동향은 우리로 하여금 미국이 조미대화가 재개되는 것을 달가와하지 않는다고밖에 달리 볼 수 없게 만들고 있다”거나 “미국은 우리의 대화 의지를 오판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배경이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3일자 논평을 통해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제재에 계속 매달리고 합동군사연습을 기어코 강행한다면 우리는 우리 식의 대응방식으로 미국을 다스릴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지난달 23일 미국의 대북 추가제재 조치와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이후 한미연합군사연습 재개 예고를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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