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1일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JJ그랜드호텔에서 통일전략연구협의회(회장 곽태환)가 주최한 제36회 통일전략포럼에서는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전망'이라는 주제로 포럼이 개최되었다.

이날 패널리스트로는 안태형 박사, 권성주 고문, 김용현 소장, 이원영 중앙일보 논설실장 등이 참석했으며 초청된 한인사회 지도급 인사 25명의 참석자들이 각 주제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아래 토론요약 참조). 진행과 사회는 곽태환 전 통일연구원 원장이 맡았으며 토론의 요지와 이날 패널리스트의 주제발표를 요약한다.

▲ 지난 1월 31일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JJ그랜드호텔에서 통일전략연구협의회가 주최한 제36회 통일전략포럼에서는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전망'이라는 주제로 포럼이 개최되었다. [사진제공-통일전략연구협의회]

1. 주제발표 요약

1) 김용현 한민족평화연구소장, “그래도 갈 수밖에 없는 그 길”
 
평창올림픽이 한반도 평화의 시발점이 될 것 같으냐에 대한 전망은 크게 엇갈린다. 잘될 것 같다는 낙관론자가 있는가 하면 잘 될 것 같지 않다는 비관론자도 있고, 어디 잘되나 봐라하고 악담을 퍼붓는 부류의 사람들도 있다. 내게는 긍정과 부정이 함께 존재하지만 결론은 ‘그래도 갈 수밖에 없는 그 길’에 도달한다.

평창올림픽은 우리 민족에게 하늘이 준 기회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북한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 일을 풀어나가기 위해 한국의 복안은 어떤 것이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북한이 외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핵을 갖고 있는 한 인민의 삶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도 제대로 대접 받기 어렵다는 사실을, 이쯤에서 미국과 수교를 하고 체제보장을 받는 길로 들어서야 한다는 사실을 귀가 따갑게 설명해줘야 한다.

그 다음에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북한의 비핵화, 나아가 한반도의 비핵화는 미국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사이에는 너무 큰 불신의 벽이 있다 그래서 북한에게 비핵화의 손을 들고 나오라는 방식으로는 도저히 해결이 안 된다. 행동대 행동, 동시해결의 방식을 택해야 한다. 이제는 미국이 결심할 때가 되었다. 그러나 만일 미국이 한국민이 원치 않는 전쟁의 방식을 택한다면 우리는 한미동맹을 파기하겠다. 이런 결연한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

당장의 목표는 평창올림픽 이후 북한의 더 이상의 도발을 멈추게 하고 미국이 당분간 한미 군사훈련을 축소 내지 연기하게 하는 일이다. 그래서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의 일시적 휴전상태를 가급적  오랫동안 지속시켜야 한다. 그 다음에는 평창올림픽을 끝마친 뒤 북한은 인도적 지원, 개성공단 재개, 금강산 관광 재개, 5.24조치 해제 등을 꺼내들 것이고 미국은 한미 FTA 양보, 주한미군 주둔비 인상, 값비싼 미국무기 구입 등을 꺼낼 것인데 한국은 이들 청구서를 각각 북한과 미국을 설득하는데 유용한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

어렵고 험한 길을 한국이 가야 한다. 그 길을 가다보면 남북관계가 오히려 더 험악해 질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한미동맹이 깨질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길을 가야한다. 그 길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안정과 세계의 평화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갈 수밖에 없는 그 길을 국내외 동포들이 한마음으로 지원하며 걸어가야 한다.

2) 안태형 국제정치학 박사,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결정은 한국, 미국, 북한 정부가 모두 협력한 결과이다.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와 남북관계 개선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역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올림픽 이후 미국의 태도와 정책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미국은 남북관계 개선에 협력하면서 북한과의 직접대화에 나서 북핵문제를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이나 선제공격 등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한반도에 큰 위기가 찾아 올 것이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한은 대화와 교류협력을 증진시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교류협력 증진을 통한 남북한 화해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특히 한국은 미국의 군사력 사용을 자제시키고 북핵문제가 북미간 대화를 통해 평화적이고 외교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중국과 더불어 가교(bridge-building)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상황을 두고 코리아 패싱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보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북미간 대화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 형식이 탐색적 대화일지라도 일단 서로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 미국은 적어도 올해 예정된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잠정중단하고 북한은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핵과 미사일 시험을 잠정적으로 중단해야 한다. 또한 북한과 미국 모두 협상 초기단계에서는 극단적 요구를 자제하고 때로는 양보도 해가면서 상호신뢰를 먼저 회복해야 할 것이다. 협상은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입각해서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하나씩 단계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외교적 해결이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위기 뒤 극적으로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이 기회를 놓치면 더 큰 위기가 다가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므로 한국은 미국과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여건과 분위기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이 소중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다.

3) 권성주 통일교육위원 LA협의회 상임고문, “남한 정부가 주도권 쥐어야”

북한은 핵무력 건설과 경제건설이라는 병진노선을 채택한 이후 지난해 말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언했다. 이제 남은 건 인민들에게 보여줄 경제성과뿐인데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에 가로막혀 여의치 않은 상태다. 자연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경제분야에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절박하다.

이를 위해 북한은 남한과의 관계복원을 원하고 있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남북은 공동으로 유엔을 통해 한반도 대연합 추진을 발표하고 이를 통해 핵문제 해결이 이뤄질 것임을 공표한다면 한민족은 다시 비상할 계기를 찾을 것이다. 이를 위해 남한 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나가야 한다.

4) 이원영 LA 중앙일보 논설실장, “브란트 총리의 자주성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민족적인 화해 분위기에서 축제로 치러져야 할 평창올림픽이 여러 가지 문제로 흠집이 갔지만 대국적으로 이번 올림픽은 평화의 제전으로 마무리지어야 한다. 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의 개선을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의 압도적인 영향력 하에 있던 1970년대 서독 브란트 총리가 미국을 설득하고 소련과 대화를 추진함으로써 동방정책이 시작되었고 냉전질서가 허물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브란트 총리의 용기, 자주성을 문재인 대통령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미국의 눈치만 보며 끌려가면 남북문제는 풀리기 어려울 것이다. 동맹은 종속이 아니라 대등한 주권국가의 관계임을 명심하고 대미, 대중, 대북 문제에서 운전자 역할을 해야 한다.

▲ 포럼 후 기념사진을 찍은 참가자들.  [사진제공-통일전략연구협의회]

2. 토론 요약문

아래 7개 핵심질문에 대한 패널리스트와 참석자들의 견해를 요약한 것이다.

1)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전망과 북미대화 가능성과 관련하여

현 시점에서 비관도 낙관도 아니다. 그리고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피력 하신 분들도 있었다. 이 문제의 관건은 북미대화의 성사여부에 있다고 보는 것이 다수 견해이다. 북미대화가 성사되려면 먼저 북한이 핵미사일을 동결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하고 이것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미국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2) 한반도 문제 해결의 4강의 역할에서, 특히 미국의 역할에 관련하여

한반도 문제해결(남북 정상화, 비핵화 실현, 평화체제 구축, 통일문제 포함)을 위해 한반도 주변 4강, 미.중.러.일의 국제적 협력이 주요한 변수이다. 특히 한미동맹이 전쟁 억제력을 제공하여 전쟁을 예방하였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4강의 국제협력 없이 한반도 문제를 풀 수 없다. 평창 이후 미국은 “제재와 최대 압박”을 지속적으로 강력하게 추진하여 북한을 비핵화 대화에 나오도록 강요할 것이다. 물론 북미간 접촉이나 합의가 없다는 가정 하에 의견이다.

미국은 대북 blood nose strike(코피 터뜨리기 전략)을 구상하여 완성단계가 있는 것 같다.  이 구상이 이행되려면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이 전략은 핵전쟁의 위험성 때문에 많은 의회 지도자들이 반대한다. 제한적인 북한 군사시설만 공격하겠다는 전략은 환상이다. 이 전략은 백악관 안보보좌관 맥매스터가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북한과 중국의 반응이다. 시진핑은 북한을 돕겠다고 공개 천명한 바 있고 북한의 보복이 확실하다. 그러면 전쟁이고 핵전쟁이 가능하다.

3)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하여

한반도 비핵화는 문재인 정부의 장기적 목표이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포괄적인 로드맵도 있어야 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해야한다. 현재 주어진 조건 하에서는 비핵화 대화도 안 되고 있다.  비핵화를 위한 조건이 없는 상태이다. 그러나 조건이 조성되면 북은 핵을 가질 필요성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비핵화를 위해 핵심조건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남북관계 개선에서부터 북미/북일대화를 통한 북미/북일 외교관계의 정상화를 이루고 평화조약체결을 위한 회담도 시작해야 하고 6자회담도 재개하고 6자회담 틀에서 4자회담(미.중.남북)을 개최하여 평화조약을 논의함과 동시에 비핵화 회담도 병행추진해야 한다.

한반도 해빙무드가 평창 이후에도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답변은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재개 여부”에 달려있고 주장한다. 가장 가능한 시나리오는 현 시점에서 미국정부가 한미 군사훈련 재개를 고집하면 북한도 핵미사일 시험을 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다시 한반도에서 전쟁위기로 회귀하게 된다.

아직도 북한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대북 핵 공격전쟁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피 포위 강박증(siege mentality)을 앓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북한의 siege mentality에서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4) 미·북간 대화성사에 관련해서

미북간 대화가 이뤄지려면 북한과 미국은 각자의 주장이 충족되거나 대화의 전제조건이 없어야 한다. 북한은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미국은 비핵화를 위한 여러 가지 조건을 제시하였는데 비핵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하다가 CVID(완전한 검증된 불가역적 핵폐기)를 주장하는 등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미국의 요구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와 행동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이것들이 양측이 내건 전제조건이다.  이런 조건을 제시하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북미간 대화는 조건 없이 만나서 양측의 주장을 논의하고 협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북미간 문제라고 주장하고 한국을 배제한다. 그 이유는 첫째 한국은 전시작전통제권이 없고, 둘째 핵국가가 아니고, 셋째 대북 적대시 정책의 주체는 미국이기 때문에 미국과의 핵 군축회담을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은 비핵화의 당사국이고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의 서명국이고 1991년 남과 북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서명국이기 때문에 비핵화 문제는 북미간 2자가 아닌 한.미.북 3자가 함께 논의해야 한다. (물론 6자회담 틀 속에서 초등단계에서는 한.미.북 3자가 후에 6자회담에서 다뤄야 한다)

사회자(곽태환) 주장: 만약 한미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먼저 중단한다고 선언하면 북한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핵.미사일을 동결하면 북미간 대화가 시작될 것이다. 이런 조건이 이뤄지기 위해 문재인 정부의 가교역할이 필요하다. 한미 양측은 북한이 먼저 핵.미사일 동결을 바라지만 그렇게 할 것 같지 않다. 그러므로 한미가 먼저 한미 군사훈련을 축소,  유예 혹은 잠정적으로 중단하여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5) 미북대화의 의제문제와 관련하여

북한요구: (1)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우호정책으로 전환 요구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적대시 정책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대북제재와 압박정책 철회, 북미외교 정상화, 북미평화협정, 김정은 체제 보장 등 포함.  (2)대북경제 지원. (3)핵보유국 인정. 반면에 미국요구는 북한의 핵.미사일 폐기에 따른 CVID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

미국은 어느 정도까지 북한에 양보할 것으로 보나?

북한은 미국에게 핵보유국 인정을 요구할 것이지만 미국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북한의 핵보유는 2005년 9.19 합의사항 위반이고 북한이 핵무장을 불법으로 완성했기 때문에 이를 인정하면 NPT 체제(핵확산 금지체제)가 무너질 것이고 동북아 안보지형에 변화가 생겨 안보 불안정을 초래하기 때문에 핵보유국 인정은 불가하다.

6) 북미대화를 하면 코리아 패싱인가?

코리아 패싱은 말도 안 된다고 본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 미국간 대화를 하도록 가교 역할을 함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함으로서 남북간 신뢰를 얻고 미국은 북미대화를 원하고 있는데 가교 역할로 북미 대화가 이뤄지면 한미동맹이 공고화되기에 적극적인 가교역할을 추진해야 한다.

7) 북한과 미국이 북미대화 의지가 없어 보이면 한국정부의 역할은?

만약 미국이나 북한이 북미대화를 원하지 않는다면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먼저 미국의 경우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강조해서 안보장사를 하면서 이익을 챙기는 그룹의 영향력을 받게 될 것이다. 특히 군산복합체는 무기상인들의 무기판매나 선제타격해서 이익을 보는 집단으로, 미국은 해외무기 판매로 동북아 국가들 특히 한국, 일본, 대만 그리고 중국이 수백억 달러에 해당하는 신무기를 사들이고 있어 미국은 경제적 이득을 챙기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영향력 때문일 것이다. 특히 트럼프는 이들의 적극적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북한과 적대관계를 유지하려고 할 것으로 생각한다.

북한의 경우는 핵무장 완성을 위해 시간을 더 벌자는 입장을 고집하려는 강경파들의 입김도 무시할 수가 없다.

문재인 정부의 역할은? 한국정부는 우리 국익을 먼저 고려하고 주권국가로서 자주성에 입각하여 국방의 한국화를 추진해야 한다. 우리 국방은 자주성에 입각하여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남북군축회담을 개최하여 남북간 군비를 삭감하고 축소하고 국방의 한국화를 시도해야 한다. 그리고 북미간 대화를 위한 가교역할을 하여 북미대화가 시작되면 한.미.북 3자 대화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입구론과 출구론에 3자 합의를 만들어 내는데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는 역할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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