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11일 국립중앙극장에서 열린 삼지연관현악단 서울공연을 나란히 관람했다. [독자사진 - 통일뉴스]

평창올림픽 계기로 방남한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11일 저녁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나란히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하고 전용기 편으로 돌아갔다. 앞서, 이들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초청으로 비공식 환송만찬을 가졌다.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인 김여정 조선로동당 제1부부장 등 고위급대표단은 이날 오후 7시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삼지연관현악단 서울공연 관람에 나서 문재인 대통령과 다시 만났다

공연에 앞서 손님방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대통령께서 바쁘고 전반적인 대사를 보살펴야 하는데도 귀중한 시간을 내주셔서 기쁘고 인상적이다”고 인사했고, 문 대통령은 “강릉공연도 감동적이었지만 서울공연은 관객도 많고 시설도 더 좋다”고 화답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대통령과 함께 의견 교환하고 자주 상봉할 수 있는 계기와 기회를 마련했으니, 다시 만날 희망을 안고 돌아간다”고 문 대통령 방북을 우회적으로 다시한번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우리 만난 게 소중하다. 이 만남의 불씨를 키워서 횃불이 될 수 있도록 남북이 협력하자”고 답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객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 -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은 김여정 제1부부장,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나란히 앉아 공연을 관람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문 대통령 내외와 김영남 상임위원장, 김여정 제1부부장 등은 2층 객석으로 이동해 자리를 잡았고, 사회석에서 이들의 입장을 알리자 관객들이 큰 박수로 맞았다.

문 대통령 오른쪽에는 김여정 제1부부장, 김영남 상임위원장 순으로, 왼쪽에는 김정숙 여사, 도종환 문체부장관, 조명균 통일부장관 순으로 착석했다.

이외에도 북측 고위급대표단인 리선권 조평통위원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과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그리고 정세균 국회의장과 각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내외 등이 함께 관람했다.

삼지연관현악단은 <반갑습니다>로 무대를 열었고, 대통령 내외와 북측 고위급대표단은 박수를 치며 관람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문 대통령에게 뭔가를 설명해주기도 하고,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연신 박수를 보내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 소녀시대 서현이 무대에 올라 손을 잡고 <다시 만납시다>를 합창하고 있다. [사진제공 - 청와대]
▲ 삼지연관현악단 공연 관람을 마치고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출처 - 청와대페이스북]

<아리랑>이 끝나고 객석에서 앵콜이 나오는 가운데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무대에 올라 “이 밤이 새도록 통일의 노래가 울렸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다”며 “우리 온 민족이 함께하고 지켜보는 이 자리에서 화해와 단합의 합창소리에 저의 작은 목소리도 이렇게 조금 합치고 싶어서 오늘 노래 한곡 부르려고 이렇게 준비를 해왔다”고 인사했다.

현송월 단장은 “평양에서도 다 들리게 큰 박수를 부탁드린다”며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독창했다. 

“해솟는 백두산은 내 조국입니다. 한나산도 독도도 내 조국입니다. 백두와 한나가 서로 손을 잡으면 삼천리가 하나되는 통일이여라. 아 통일 통일 통일이어라.”

노래가 흐르는 동안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고, 노래가 끝나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앵콜”을 연호해, 김여정 제1부부장은 신기한 듯 쳐다보면서 웃음을 내비쳤다.

<우리의 소원>에 이어 <다시 만납시다>가 울려퍼지자 무대 위에서 소녀시대 서현과 북녘 가수가 함께 노래한 뒤 껴안았고, 박원순 시장과 도종환, 조명균 장관, 리선권 위원장 등이 무대에 올라 꽃다발을 전달하고 인사했다.

▲ 삼지연관현악단 서울공연이 열린 11일 오후 동대입구역 근처에서 시민들이 단일기와 현수막을 들고 나와 환영하고 있다. [독자사진 - 통일뉴스]

8시 34분께 공연이 끝나자 문 대통령 내외와 김영남 상임위원장, 김여정 제1부부장은 2층 객석에서 무대 쪽으로 손을 흔들었고, 관객들도 큰 호응을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손님방으로 이동하면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에게 “마음과 마음을 모아서 난관을 이겨 나가자”고 말했고,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숙 여사에게 “늘 건강하세요, 문 대통령과 꼭 평양을 찾아오세요”라고 인사했다.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삼지연관현악단 공연 관람을 끝으로 모든 방남 일정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전용기 ‘참매-2호기’를 타고 오후 10시 24분께 돌아갔다.

▲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인천공항 귀빈실에서 배웅 나온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제공 - 청와대]
▲ 북측 고위급대표단을 태우고 갈 전용기 ‘참매-2호기’가 대기하고 있다. [사진제공 - 청와대]

공항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배웅했고, 공항 귀빈실에서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환담했다.

조 장관은 “중요한 이야기가 많아서 마음 같아서는 2박 3일 아니라 두어달 지나간 것 같다”고 말했고,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반갑기 그지없고, 마지막에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며 “다시 만나게 되리라는 희망이 뻗쳐 오른다”고 받았다.

김 상임위원장은 탑승구로 향하면서 조 장관과 포옹하고 등을 도닥이며 “나의 간절한 부탁이 실현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기 빌겠다”고 마지막까지 당부했다. 문 대통령 방북을 성사시켜 달라는 간곡한 바람을 전한 것이다.

김여정 건배사 “평양에서 반가운 분들 다시 만나길 바란다”

▲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일 북한 고위급대표단 비공식 환송만찬을 열었다. 임종석 실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인 김여정 조선로동당 제1부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 - 청와대]

앞서,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주최한 비공식 환송만찬에 참석해 환담을 나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임종석 실장은 “오늘은 정말 편하게 밥 먹는 자리”라며 김여정 특사에게 먼저 건배사를 요청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수줍은 표정으로 “제가 원래 말을 잘 못한다”면서 “솔직히 이렇게 갑자기 오게 되리라 생각 못했고 생소하고 많이 다를 거라 생각했는데 비슷하고 같은 것도 많더라. 하나되는 그날을 앞당겨 평양에서 반가운 분들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말하고 건배를 제의했다.

▲ 환송만찬에는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서훈 국정원장,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김영남 위원장은 “어제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우리는 하나다’는 구호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고 김 제1부부장은 “우리 응원단의 응원 동작에 맞춰 남쪽 분들이 함께 응원해줘 참 좋았다”고 말했다. 임 실장이 “그게 바로 저희들이었다”고 받자 웃음꽃이 피기도 했다.

만찬 주메뉴는 비빔밥과 갈비찜이었고, 1시간 30분간 ‘편안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만찬이 진행됐다.
 

(추가4, 12일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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