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 남북 합의에 따른 마식령스키장 남북 선수 공동훈련이 31일 우여곡절 끝에 시작됐다. 3년여 만에 남북 하늘길도 열렸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대표단은 항공편을 이용하여 오전 10시 40분경 양양공항을 출발하여 갈마비행장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1박 2일 일정으로 체류하면서 남북 공동훈련 일정을 진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번 공동훈련 방북단은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단장으로 남측 선수단 31명, 기자단 등 45명으로 구성됐다. 남측 선수단은 김남영 대한스키협회 부회장을 단장으로 홍인기 감독, 김형철 코치와 알파인스키 옥윤상, 조은화 선수 등 12명, 크로스컨트리 김민우, 문소연 선수 등이다.
이들은 모두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국가대표 선수가 아닌 스키협회 소속 일반 선수들이다. 남측 선수들은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북측 한충경, 박일철, 리영금, 최명광, 강성일, 김련향 선수 등과 첫날 프리스키, 둘째 날 공동훈련, 연습경기 등을 함께 한다.
이날 출발에 앞서, 김형철 단국대 코치는 “걱정반 기대반이다. 훈련을 같이 하는 것이니까 뜻깊은 걸 한다고 생각하고 가고 있다”며 “북측 선수들과 친숙한 관계를 유지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알파인스키 김현수 선수도 “긴장되기는 하지만 재밌는 경험일 것”이라며 “훈련 도중에 연락을 받았는데, 안전만 돼 있으면 하는게 좋을 것같아서 (참가했다)”고 말했다.
마식령스키장 남북 공동훈련 방북단은 아시아나 전세기를 이용, 양양국제공항을 출발, 원산 갈마비행장에 도착하는 하늘길을 이용했다. 2014년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북측 고위급 3인방 방남, 2015년 8월 이휘호 김대중센터 이사장의 방북에 이어 3년 만에 남북 하늘길이 열린 것.
남측 항공기가 동해항로를 이용해 방북하는 것도 , 갈마비행장에 착륙하는 것도 모두 처음. 이들을 태운 전세기는 이날 오전 10시 40분 양양국제공항을 출발, 동해선을 따라 디귿자로 올라가 원산 갈마비행장까지 약 1시간 정도 비행한다. 갈마비행장에 착륙한 방북단은 버스로 약 45분을 이동해 마식령스키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마식령스키장 남북 공동훈련은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 출발 2시간 전에 공식 발표됐다. 전날까지도 방북단의 마식령스키장행이 불투명했는데, 이는 남한 항공기가 북한을 다녀오는 것은 미국의 대북제재에 걸리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지난해 9월 북한에 착륙했던 항공기가 180일 내로 자국에 들어올 수 없게 하는 대북 독자제재를 발표한 바 있다.
백태현 대변인은 “항공기 운항과 관련해서 저희가 항공사와 실무협의 등 우리 내부적으로 조율하는 측면이 있었다”며 “미국과 제재 관련해서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율되는 부분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본래 미국은 한반도 평화와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기조를 갖고 있었다”며 “다면, 제재와 관련해서 미국 등 국제사회와 협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리 내부적으로 협조절차 때문에 실무적으로 시간이 걸린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재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이번 비행기에 한해서 제재가 저촉되지 않도록 협의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방북단의 항공기 이용 문제 관련, 정부는 미 독자 제재로 인해 우리 기업이 영향을 받는 일이 없도록 미국의 제재에 예외를 허가받는 절차를 미국 재무부와 원만하게 진행하였다”고 알렸다. 미국 행정명령 13810호는 북한에 착륙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 항공기는 북한을 떠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미국에 착륙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방북단은 다음 달 1일 오후 항공기를 타고 갈마비행장을 출발, 양양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며, 여기에는 북측 선수단도 함께 동승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