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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트럼프 시진핑 말고 문재인’ 2018 신년사, “북과 남이 마주앉아 우리 민족끼리”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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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1  16: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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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조선중앙TV>에 나와 2018년 신년사를 발표했다. [캡쳐사진 - 통일뉴스]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자 국무위원회 위원장, 인민군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는 대외관계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그에 반해 미국을 향해서는 ‘핵 억제력’을 강조했을 따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과 손을 잡기로 한 것.

김정은 위원장은 1일 오전 9시30분(평양시각 9시) 관영 <조선중앙TV>에 나와 2018년 신년사를 발표했다. 특히 신년사의 4분의 1 정도를 남북관계에 할애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 등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입장과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혀 주목된다. [전문 보기]

문재인 집권,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먼저 김 위원장은 지난해를 결산하며 “남조선에서 분노한 인민들의 대중적 항쟁에 의하여 파쇼통치와 동족대결에 매달리던 보수정권이 무너지고 집권세력이 바뀌었으나 북남관계에서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남조선 당국은 온 겨레의 통일지향에 역행하여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추종함으로써 정세를 험악한 지경에 몰아넣고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결을 더욱 격화시켰으며 북남관계는 풀기 어려운 경색국면에 처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 등장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한 것은 물론 두 차례의 대북 독자제재에 나서는 등 대북 압박정책을 편 것에 대한 비판적 평가인 셈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을 하루 앞두고 문재인 정부가 두 번째 대북 독자제재 조치를 취하는 것을 보고 북한 당국이 굉장히 분개했다”며 “현 정부 내에서도 친미세력이 주도권을 휘두르고 있는 모습을 확인했고, <조선신보>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실명으로 성토하는 기사를 낸 것도 이같은 북측의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기류를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이러한 비정상적인 상태를 끝장내지 않고서는 나라의 통일은 고사하고 외세가 강요하는 핵전쟁의 참화를 면할 수 없다”며 “조성된 정세는 지금이야말로 북과 남이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북남관계를 개선하며 자주통일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결정적인 대책을 세워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당장 북미관계 개선이 어려운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군사적 위기상황을 돌파하고 그나마 대화상대가 될 수 있는 문재인 정부와 관계 회복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신년사의 메시지가 예상했던 범위에서 나왔다”며 “결국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 ‘우리 민족끼리’라는 민족공조론을 통해서 국면전환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조성렬 위원은 “현재 미국과의 관계도 북중관계도 상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한국이 약한고리”라며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우리 정부가 긴장완화의 필요성이 있고, ‘보수’정부가 아니라는 표현처럼 새로운 집권세력에 일말의 기대 내지는 가능성을 본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반도 군사적 긴장, 평창올림픽으로 돌파

김 위원장은 전환점의 매개로 북한의 ‘공화국 창건 70돌 대경사’와 남한의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를 부각시켰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북남 사이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북과 남은 정세를 격화시키는 일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하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며 남측에 “모든 핵전쟁 연습을 그만두어야 하며 미국의 핵장비들과 침략무력을 끌어들이는 일체의 행위들을 거둬치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미합동군사연습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를 중지하라는 요구다.

또한 “미국이 아무리 핵을 휘두르며 전쟁도발 책동에 광분해도 이제는 우리에게 강력한 전쟁억제력이 있는한 어쩌지 못할 것이며, 북과 남이 마음만 먹으면 능히 조선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긴장을 완화시켜 나갈 수 있다”고도 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한미합동군사연습 연기를 미국에 제안해 미측도 이를 수용, 사실상 발표만을 남겨둔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로 될 것이며 우리는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사실상 당국회담을 제안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북측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직간접적으로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북측은 공식 참가신청 기간 내에 신청을 하지 않자 북측이 상황을 지켜본 뒤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대회를 한달여 앞두고 김 위원장이 전격 대표단 파견과 당국회담을 제안한 것.

평화3000 운영위원장인 박창일 신부는 “평화올림픽을 줄기차게 외쳐온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이 화답한 것”이라며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육로 방문과 ‘남북 평화콘서트’ 개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남북회담을 빠른 시간내에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석회의 70주년, “대화와 접촉, 래왕의 길을 열어놓을 것”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교류를 강조해 주목된다. “북과 남사이의 접촉과 래왕, 협력과 교류를 폭넓게 실현하여 서로의 오해와 불신을 풀고 통일의 주체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남조선의 집권여당은 물론 야당들, 각계각층 단체들과 개별적인사들을 포함하여 그 누구에게도 대화와 접촉, 래왕의 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여야 정당과 단체, 개별인사들의 접촉과 왕래를 언급한 것은 올해가 1948년 제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 70주년인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6.15민족공동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남북해외 제정당.단체.개별인사들의 연석회의 준비위원회(추진기획단)’은 2016년 12월 중국 선양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조국의 평화와 통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전민족대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고, 지난해 전민족대회(평화통일민족대회) 개최를 줄곧 추진했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돼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소식을 듣고 고무적인 생각을 하게 됐다”며 “대단히 환영할만한 제안이고 우리 정부도 상응하는 입장을 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창복 의장은 “우리가 추진했던 ‘남북해외 제정당.단체.개별인사 연석회의’ 방법 밖에 없으리라 생각하고, 이 성격의 접촉과 회의 과정에서 새로운 교류와 협력 방안이 도출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구체적으로 “상대방을 자극하면서 동족간의 불화와 반목을 격화시키는 행위들은 결정적으로 종식되여야 한다”며 “남조선당국은 지난 보수‘정권’시기와 다름없이 부당한 구실과 법적, 제도적장치들을 내세워 각계층 인민들의 접촉과 래왕을 가로막고 련북통일기운을 억누를것이 아니라 민족적화해와 단합을 도모하는데 유리한 조건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짚었다.

이전 보수정권들과 똑같이 전방지역에서의 확성기 방송 등 ‘상대방을 자극’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대북 접촉과 방북 등을 ‘불허’하는 조치를 취하지 말라는 요구다.

김 위원장은 “남조선당국은 북남관계문제를 외부에 들고다니며 청탁하여야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오히려 불순한 목적을 추구하는 외세에게 간섭의 구실을 주고 문제해결에 복잡성만 조성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북과 남이 마주앉아 우리 민족끼리 북남관계 개선문제를 진지하게 론의하고 그 출로를 과감하게 열어나가야 할 때”라고 제시했다. 6.15공동선언의 핵심인 ‘우리 민족끼리’ 정신을 실천하자는 제안인 셈이다.

아울러 “나는 이 기회에 해내외의 전체 조선동포들에게 다시한번 따뜻한 새해인사를 보내면서 의의깊은 올해에 북과 남에서 모든 일이 잘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인사까지 덧붙였다.

북측의 최고지도자가 올해 남북관계가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까지 했으니 북측은 이 기조하에 당국과 민간을 불문하고 적극 대화와 접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우려에 비해서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유화적인 조치를 담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 정부 하기에 달린 것 같다”고 평하고 “한국 정부가 4월까지 시간을 벌었으니, 평화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발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핵단추가 내 사무실책상우에 항상 놓여있다”

김 위원장은 전문가들의 관측대로 ‘국가핵무력완성’을 지난해 성과로 꼽았고, “미국은 결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한다”고 호언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에 우리는 각종 핵운반수단과 함께 초강력열핵무기시험도 단행함으로써 우리의 총적지향과 전략적목표를 성과적으로, 성공적으로 달성하였으며 우리 공화국은 마침내 그 어떤 힘으로도, 그 무엇으로써도 되돌릴수 없는 강력하고 믿음직한 전쟁억제력을 보유하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미국본토전역이 우리의 핵타격사정권안에 있으며 핵단추가 내 사무실책상우에 항상 놓여있다는것 이는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선언했다. ‘국가 핵무력 완성’의 결론은 미국 본토 전역을 핵타격 사정권에 두고 자신의 결심에 따라 언제든지 타격할 수 있다는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전체 인민이 장구한 세월 허리띠를 조이며 바라던 평화수호의 강력한 보검을 틀어쥐였다”며 “당의 병진로선과 과학중시사상의 정당성과 생활력의 뚜렷한 증시이며 부강조국건설의 확고한 전망을 열어놓고 우리 군대와 인민에게 필승의 신심을 안겨준 력사적장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올해의 과제로 “핵무기연구부문과 로케트공업부문에서는 이미 그 위력과 신뢰성이 확고히 담보된 핵탄두들과 탄도로케트들을 대량생산하여 실전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나가야 한다”면서 “적들의 핵전쟁책동에 대처한 즉시적인 핵반격작전태세를 항상 유지하도록 하여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이 외에도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지난해에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수행에서도 커다란 전진을 이룩하였다”고 총화하고 올해의 구호로 ‘혁명적인 총공세로 사회주의강국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새로운 승리를 쟁취하자!’를 제시했다. 특히 “인민경제의 자립성과 주체성을 강화하고 인민생활을 개선향상시키는 것”을 주요하게 내세웠다.

김 위원장은 “당조직들이 당의 사상과 어긋나는 온갖 잡사상과 이중규률을 절대로 허용하지 말고 당중앙위원회를 중심으로 하는 전당의 일심단결을 백방으로 강화하여야 한다”며 “전당적으로 당세도와 관료주의를 비롯한 낡은 사업방법과 작풍을 뿌리빼는데 모를 박고 혁명적당풍을 확립하기 위한 투쟁을 강도높이 벌려 당과 인민대중과의 혈연적련계를 반석같이 다져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조직 내부의 사상투쟁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지난해 연말 당 제5차 세포위원장대회에서 김 위원장이 ‘당세포를 충성의 세포, 당정책관철의 전위대오로 강화하자’고 호소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정창현 현대사연구소 소장은 “비사회주의 현상을 특별히 경계하고 있지만 일방적인 통제나 단속보다는 사회주의 문학예술의 힘으로 누르겠다고 했다”고 짚고 “세도라든가 부정부패 등은 거론됐지만 최근 몇 년 보다는 강도가 낮아진 것은 아마 지난 연말 당세포 대회에서 결속지은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추가,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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