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빈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엔 촛불항쟁 이후 처음으로 경찰 차벽이 등장했다. 격리된 세월호광장에서 NO트럼프행동에 참가한 시민이 '전쟁위기 고조시키는 트럼프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빈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엔 촛불항쟁 이후 처음으로 경찰 차벽이 등장했다.

222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으로 구성된 'NO트럼프 공동행동'이 트럼프 대통령의 청와대 방문에 맞춰 이날 오후 1시 광화문광장에서 열기로 했던  NO트럼프행동은 경찰의 적극적인 철제 차단벽 설치로 인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광화문 사거리 세월호 광장과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등에서 항의행동이 일부 진행되었지만 경찰이 차벽으로 차단에 나서는 통에 청와대로 향하던 트럼프 일행과 조우는 성사되지 못했다.

경찰은 오후 1시 전부터 NO트럼프 행동이 예고되어 있던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부근 중앙광장과 미국 대사관을 철제 차단벽과 병력으로 에워싸고 시민들이 모이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세월호 광장에 모여있던 300여명의 시민들은 광화문 사거리를 향해 격렬하게 트럼프반대, 전쟁반대 구호를 외쳤으나 트럼프가 용산 미군기지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려올 무렵부터 경찰은 차벽으로 세월호 광장을 물샐틈없이 에워싸고 격리, 고립시켰다.

시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평택 미군기지로 나가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국빈초청으로도 부족해서 평택까지 환영인사를 나가냐"며,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NO트럼프 공동행동은 문재인 정부가 촛불항쟁 이후 처음으로 차벽을 설치한 것에 대해 논평을 내고 "스스로 '촛불'로 세워졌다고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가 차벽을 동원하여, 전쟁위협과 무기강매, 강도적 통상압력을 일삼는 트럼프의 방한을 반대하기 위해 모인 전쟁반대 평화실현의 민의를 국민들, 그리고 트럼프로부터 격리시킨 것"이라고 규탄했다.

또 차벽설치 이전에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해 광화문광장을 완전 봉쇄하고 이날 법원이 허가한 3보1배도 가로막은 사실을 지적하면서, "대표적 박근혜 적폐인 사드를 강행하고, 나라다운 나라가 아닌 대미 굴욕외교로 일관하며, 이제는 차벽까지... 문재인 정부는 촛불 민의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 경찰은 광화문 중앙광장에 인위적으로 철제차단벽과 병력을 이용해 집회를 할 수 없도록 봉쇄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세종대왕 동상 인근 광장도 철제 차단벽으로 막혀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이순신장군 동상 앞도 막아 나섰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NO트럼프 공동행동은 전날 오후에도 기자회견을 갖고 11월 7~8일 청와대 방향으로 3곳의 행진신고와 3곳 집회신고를, 트럼프의 숙소인 하이야트 호텔 방향으로 3곳의 행진신고를, 광화문 주변엔 4곳의 집회신고와 1곳의 행진신고를 했으나 경찰이 국빈경호를 이유로 사실상 모든 집회와 행진을 금지했다며,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의 방한에 분노하고 반대하는 국민에게 침묵을 강요하고 있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평택 기지를 통해 한국에 들어온 뒤 용산 미군기지를 들른 후 오후 3시를 조금  지난 시간 광화문을 거쳐 청와대로 향했다.

같은 시간 광화문 사거리 동화면세점과 동아일보 앞에서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트럼프 방한을 환영하는 인파가 연도를 메웠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

▲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청와대 인근 팔판로에서 'NO트럼프, NO WAR 공동행동'이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한미 정상회담이 청와대에서 진행된 오후 3시께에는 청와대 인근 팔판로에서 집회를 갖고 'NO 트럼프, NO WAR' 등을 외쳤다. 실제로 트럼프 방한 첫 날 'NO트럼프, NO WAR 공동행동'의 화룡점정을 이룬 셈이다.

저녁이 되면서 5,000여명 이상 모여든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서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촛불'을 진행했다. 이날 청와대 행진은 하지 않고 8일 오전 10시 국회 정문앞에서 트럼프 국회연설 반대 기자회견과 11시 여의도 국민은행앞에서 'NO트럼프, NO WAR 공동행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NO트럼프 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두 대통령이 발표한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논평을 내어 "국민들이 우려해 온 대로 였다"며, 한반도 긴장을 강화하고 퍼주기 굴욕외교의 극치를 보여주었다고 혹평했다.

두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를 지속·강화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하고 지금은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할 때가 아니라고 못박았으며,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증강배치와 한국의 탄도미사일 중량해제 등 한미 군사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고 하는가 하면 모든 국가들에게 '북한과의 교역과 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는데, 이처럼 "북한의 숨통을 죄는 한미의 대북 공세 강화가 북한의 반발을 부르면서, 한반도가 제재와 긴장고조의 악순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진 무기강매와 한미FTA 협의 신속추진 소식도 우려한 그대로의 결과라며,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NO트럼프 공동행동은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한국민들의 의지를 직접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이땅에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소중한 걸음이 될 수 있다며, 8일 오전 국회 앞에 모여 줄 것을 호소했다.

[논평] 한반도 긴장 강화, 퍼주기 굴욕외교의 극치를 보여 준 한미정상회담(전문)

오늘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회견에서 드러난 한미정상회담 결과는 국민들이 우려해 온 대로였다.


북한을 향한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를 지속·강화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은 미국과 한국 두 정상은 지금 할 일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증강 배치, 한국의 탄도미사일 중량 해제 등 한미 군사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고 했다. 모든 국가들에게 “북한과의 교역과 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제재와 압박으로 “핵 위협에서 해방된 한반도”가 가능하리라고 믿는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유엔 총회 연설처럼 다시 한 번 북한을 향한 군사력 사용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필요시 우리와 우리 동맹을 방어하기 위해 우리의 전방위적 능력 사용할 수 있다.”

북한의 숨통을 죄는 한미의 대북 공세 강화가 북한의 반발을 부르면서, 한반도가 제재와 긴장고조의 악순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될 것이다. 


무기 강매도 이뤄졌다. 두 정상은 한국의 최첨단 군사 정찰 자산 획득과 개발을 위한 협의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이미 수십억불의 미국산 무기를 구입하기로 했다고 과시했다. 한국은 미국에 “합리적 수준으로 방위비를 분담”하기로도 약속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이 대폭 증액될 것으로 보인다. 즉, 미국의 패권과 이익을 위해 한국민들의 막대한 혈세가 쓰이게 생겼다. 이 또한 한반도의 상황을 위태롭게 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미 두 정상은 공정·균형 무역을 위해 한미FTA 협의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공정한 무역”은 트럼프가 미국 우선을 내세워 다른 나라에 통상 압력을 가하려고 쓰는 특수용어다. 그런 용어를 공유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통상 압력을 수용하는 꼴이 됐다.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보며,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결과를 보려고 청와대는 국민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으로 손님으로 환대해 달라고 했는가? 


한반도 평화를 바라고, 지금의 긴장이 해소되길 바라는 국민께 다시 한 번 호소한다. 내일 오전 국회 앞으로 모여, 평화를 향한 한국민들의 의지를 직접 보여 주자. 그것이 이 땅에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소중한 한 걸음이 될 수 있다. 

2017년 11월 7일
NO 트럼프 공동행동

▲ NO TRUMP, NO WAR.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세월호광장에 모인 400여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사거리를 향해 트럼프 반대, 전쟁반대를 외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트럼프, 우린 널 환영하지 않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NO TRUMP NO WAR.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트럼프, 우린 널 환영하지 않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한반도에서 전쟁도박 트럼프는 오지마라.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한반도에 전쟁이 아닌 진정한 평화를!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동아일보사 앞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나온 인파.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경찰 차벽에 막힌 NO트럼프 행동 참가자들이 트럼프 반대 주장을 바깥에 알리기 위해 구호판을 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이 7일 오후 3시를 조금 넘긴 시각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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