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미얀마라고 불리는 '버마'. 버마 독립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아웅산이 묻힌 묘소에 1983년 10월 9일 폭파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 발생한 사건으로 공식 수행원과 보도진 17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 책『1983 버마』[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지금까지 당시 '아웅산 묘소 사건'의 배후는 북한을 가리키고 있다. 30여 년이 지난 일을 들추고, 북한이 자행한 대표적인 테러로 지목받고 있지만 과연 북한이 배후인가에 의문을 제기한 이가 있다.

<연합뉴스>에서 잔뼈가 굵은 강진욱 기자는 '1983년 버마'에 주목했다. 과연 당시 사건을 북한이 저질렀는가? 2014년 현지에 세워진 추모비에 북한 소행이라는 단어가 없다는데 의문을 품었다.

그리고 그는 1983년 사건이 1981년부터 연이어 발생한 북한에 의한 전두환 대통령 시해기도 조작 사건 중 하나라고 추론한다. 또한, 1980년 광주를 유혈진압하며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 독재정권이 국내외 눈을 돌리고자 북한을 끌여들었다고 연결한다.

당시 사건과 관련해서 붙잡힌 범인 강민철은 북한 공작원이 아닌 전두환 정권의 '북파 공작원'이라는 정황증거들을 나열한다. 그렇게 30여 년 전 발생한 사건이 북한소행이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한편으로, 책 『1983 버마』는 흔하디 흔한 음모론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하는 인상을 준다. 남들은 다 맞다고 하는데 이 책만은 '아웅산 묘소 사건'을 다룬 책들을 뒤집어보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관련 사건만 나오면 음모론 아니냐는 일반적인 시각도 책 『1983 버마』에 녹여있다.

하지만 책 『1983 버마』를 음모론에 기인한 서술로 치부할 수 없다. 허투루 펜을 굴린 책이 아니라 숱한 기록을 꼼꼼하게 검토한 저자의 땀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 1983년 KAL기 격추 사건, 1987년 KAL 858기 폭파 사건(김현희 사건), 2010년 천안함 사건 등 북한을 배후로 지목하는 대부분의 사건들이 미해결 상태라는 것과도 관련있다. 1983년 버마에서 발생한 사건도 의혹만 무성할 뿐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다.

오히려 저자는 1983년 아웅산 묘소 사건을 제대로 짚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느 정부라도 자신의 권력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북한을 끌여들이기 때문. 그렇기에 철저한 감시의 필요성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다. 한 번은 비극으로, 또 한 번은 희극으로, 그런데 어떤 인위가 개입되면 반복되는 역사는 비극과 비극 또 비극으로 점철될 수 있다..(중략)..아웅산 묘소 사건이나 천안함 사건과 같은 기상천외한 사건이 또 벌어질지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인다."

잊혀진 과거를 제대로 들여다보는데 책 『1983 버마』는 분단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사고를 깊게 한다.

책 『1983 버마』 (박종철출판사), 가격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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