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와 환경부가 10일 실시하기로 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레이더 전자파 등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연기했다. 지역 주민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진우 국방부 공보담당관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주한미군 사드체계 배치 문제와 관련해서 오늘 계획하였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현장조사는 지역주민, 시민단체 등과의 추가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판단이 됐고, 이에 따라서 추후 별도의 일정을 판단하여 재추진하기로 했다"며 연기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등 제반 설득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등 지역.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가 추진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처음부터 불순한 의도에서 시작됐다"고 환경영향평가 불참을 분명히 했다.

"전자파 측정의 경우, 그 결과 공개가 실효적 의미도 없다. 객관적 근거도 공정성과 신빙성도 없는 자료를 흔들어 사드 배치를 정당화하고 이에 반대하는 주민과 사회단체를 고립시키는 불순하고 선정적인 퍼포먼스"라는 것.

그러면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합법화, 정당화하려는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사드 가동과 이를 위한 공사를 멈추고, 사드 장비를 일단 반출한 다음,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말부터 주한미군에 1차로 공여한 32만여 m² 부지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하고, 그 결과를 담은 환경영향평가서를 지난달 24일 환경부에 제출했다. 그리고 10일 국방부가 작성한 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가 적정성 검토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의 반대로 지난달 21일에 이어 두 번째로 무산된 상황.

앞서 국방부는 9일 "주민들께서 우려하는 전자파와 소음을 측정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지역주민들의 현장참관을 요청하였다"며 "또한, 이 계기에 지난 4월 26일 장비 이동 과정에서 보인 주한미군의 부주의한 행동에 대하여 주한미군 고위장성이 주민들께 직접 사과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사드 발사대 전격 배치 당시 차량을 운전하던 주한미군 병사가 웃으며 사진을 찍은 것을 사과하려 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지역주민들께서 금번 현장 확인에 불참하기로 결정하신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다만,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계획대로 진행하기 위하여 가능한 방안을 검토하여 현장 확인 및 주한미군 장성 사과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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