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남북군사당국회담 제의 날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북한은 4일째 묵묵부답이다. 통일부와 국방부는 일단 오늘(20일) 오후까지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아직 북측의 반응이 없고,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고 있다"며 "회담에 대비한 실무적인 준비는 현재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오늘 오후까지는 기다려봐야 될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연락이 없다. 오늘 중이라도 호응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오늘 마감시간(오후 5시)까지 한번 보자. 희망의 끈을 놓지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 17일 북측에 오는 21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7.27정전협정체결일 계기 군사분계선상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남북군사당국회담을 제안한 상황. 대북확성기방송, 대북전단살포 중지 외에도 한.미합동합군사연습도 다룰 의지이다.

하지만 북한은 4일째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 9일 당 7차대회 결정서에서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심리전 방송들과 삐라살포를 비롯하여 상대방을 자극하고 비방중상하는 일체 적대행위들을 지체없이 중지하여야 한다"고 명시해, 군사회담 성사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다는 관측도 있다.

21일로 제시된 남북군사당국회담이 불발될 가능성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데드라인이라는 게 없다. 21일을 제안한 것은 27일을 반영한 것이다. 물리적으로 27일 전에 열리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서해 군통신선을 열어두고 북측의 답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북한이 군사회담과 적십자회담 제안에 묵묵부답인 가운데,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온 민족의 대단결에 통일이 있다'는 제목의 정세론해설을 발표해 주목된다.

신문은 "촛불민심에 의해 등장한 현 남조선당국은 선행 정권의 말로에서 교훈을 찾는 대신 의연히 동족대결을 추구하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에 장애를 조성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와의 대북압박책 동조를 비난했다.

"상대방을 공공연히 적대시하고 대결할 기대를 드러내면서 그 무슨 관계개선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여론기만행위라고 밖에 달리 볼 수없다"며 "반민족적인 대결과 적대의 악폐를 청산하고 동족을 존중하며 통일의 동반자로서 함께 손잡고나갈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혀 남북대화 제안에 쉽게 나오지 않을 뜻을 내비친 것.

다만, "자주통일의 새시대를 열어나가려는 우리의 의지와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동족이 내민 손을 잡고 자주통일을 위한 올바른 길에 들어서야 할 것"이라고 여지는 남겨뒀다.

이러한 북한의 반응에 정부는 남북대화에서 최대한 협상력을 높이려는 샅바싸움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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