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이 844일의 장관직을 마쳤다. 공직생활로는 정확히 4년 4개월, 오롯이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관여했다. 2년 1개월을 청와대 통일비서관, 2년 3개월을 통일장관으로 일했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촛불혁명에 몰락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관여자로 홍 전 장관도 실패했다는 의미이다. 더구나 청와대에서 시켰다고 하더라도 개성공단 문을 걸어닫은 장본인으로 그의 이름은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홍 전 장관은 3일 이임사에서 마지막 말을 남겼다. "핵개발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북한의 못된 손버릇은 더 꽁꽁 묶어야 한다. 그 끈마저 풀어버리면 평화는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 내내 남북관계는 뒤틀림의 연속이었다. 2013년 남북장관급 회담은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격 논란으로 무산되고, 2014년 '통일대박론'에 이어 '드레스덴 선언'은 흡수통일논란을 불러왔다. 2015년 겨우 물꼬가 트이는가 싶던 '8.25합의'가 무색하게 개성공단은 전면 중단됐다.

이 모든 오욕의 역사가 최순실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홍용표 전 장관은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통일부 장관으로 남북관계 주무부처인 통일부를 무력화시킨 장본인이다. 아니, 48년 역사를 지닌 통일부를 무너뜨리며 4년 4개월 동안 자신의 이력쌓기에만 치중한 인물이다. '밥통부'라 욕먹어도 자신의 '밥그릇'만 챙기기에 급급했다.

그런 그가 '밥그릇' 대상이었던 통일부를 떠나며, 북한의 손버릇을 더 꽁꽁 묶으라고 했다. 4년 4개월 동안 뒤틀린 남북관계에 대한 반성이 없었다. 실패한 박근혜 정부의 통일장관이 촛불혁명으로 들어선 문재인정부에 훈수를 두는 것이 과연 학자적 양심이라 생각했을까. '떠날 때는 말없이'라는 노래가 있다.

'홍용표 씨'는 이제 학교로 돌아간다. 그토록 먹고싶던 자장면을 이제 실컷 드시리라. 하지만 4년 4개월 동안 망친 남북관계로, 자장면 한 그릇도 자식들에게 제대로 못 사주는 개성공단 기업 근로자들의 아버지된 심정도 함께 느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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