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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에서 첫 일출을 맞이하다<산행기>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3구간
심주이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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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20  16: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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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주이 /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총무

일자: 2017년 5월 14일(일) 무박
구간: 유치삼거리~유치재~사치재~복성이재~봉화산~광대치~대안리
산행거리: 21km, 12시간 5분 (식사 및 휴식시간 포함)
산행인원: 12명


첫 무박산행이다.
백두대간 종주 계획에 반은 전날 밤에 출발해서 새벽부터 산행을 시작하는 무박산행으로 예정되어있다. 예전 중산리에서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며 산행이 길어져 정상에서 장터목까지 해 진 뒤의 산행을 한 적은 있지만 새벽부터 산을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구로 오후 11시30분 출발인데, 긴장을 한 탓인지 도착해보니 1시간30분이나 일찍 도착을 했다. 역시 첫 경험이란 떨리는 일이다.

밤을 지새워 차량으로 이동을 하고 새벽부터 잠을 쫓으며 산을 타야하는 일정인지라 이번에는 참여 인원이 저조하다. 아이들이 있는 가족 단위나 토요일 일정이 있는 대원들이 빠진 탓일 터이다. 소풍가듯 가는 날도 있고, 억척스럽게 나아가야 하는 날도 있고, 비바람을 맞으며 가는 날도 있겠지만 목적한 바가 있으니 이런저런 것을 따지지 않고 가야하리라 생각하며 아쉬움을 뒤로한다. 구로, 사당, 동천에서 12명의 대원이 탑승을 완료하고 출발~

3번째 산행에 이제는 낯선 거의 대원이 없다. 자연스럽게 자기소개는 생략되고 산행을 위해 잠을 청하며 밤을 달려 매요마을을 향한다.

   
▲ 새벽 4시. 백두대간 3구간 들머리인 유치삼거리에서 단체사진.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새벽4시, 지난번 산행을 마치고 단체사진을 찍었던 유치삼거리에 도착했다. 조용한 시골 마을 어귀, 별이 쏟아지는 까만 밤에 자동차의 전조등 빛에 의지해 단체사진을 찍었다. 차 안에서 구겨졌던 몸을 간단히 풀고 장비를 챙겨 드디어 산행의 시작이다.

각자 헤드라이트를 착용하고 발밑을 비추며 어두운 하늘보다 더 어두운 숲길을 바쁘게 걸었다. 역광의 그림자로 까맣게 에워싸고 있는 나무들이 혼자서는 두려웠을 법 한데 앞뒤로 함께 걷는 대원들이 있어 아늑하고 정겹다.

전날 비가 왔는지 이슬 때문이지 땅에서 올라오는 흙 내음이 상쾌하게 코를 찌른다. 참 오랜만에 맡아보는 냄새다. 풀벌레 소리, 새벽 닭 울음소리, 농지에 틀어 놓는다는 음악소리, 일찍 깨어나 우는 새소리. 어두워 보이지 않는 만큼 코와 귀로 느껴지는 것이 많다.

   
▲ 사치재에서 단체사진.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등산로에서 내려다 본 광주대구고속도로. 멀리 여명이 밝아지고 있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아직은 우뚝 서있는 달 뒤로 어스름히 어둠이 가실 때쯤 옛 88고속도로, 지금의 광주대구고속도로를 만났다. 이곳은 사치재 구간으로 고속도로로 끊어진 백두대간을 이어주는 생태다리가 최근에 생겼다고 한다. 생태다리를 건너며 보이는 텅 빈 고속도로의 모습에서 쓸쓸함이 전해져온다.

   
▲ 헬기장에서 바라본 운무 사진.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백두대간 대원을 이끌어 주는 전용정 산행대장.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사치재를 지나면서 하늘이 제법 밝아졌다. 헬기장에 올라서고 사방이 트인 풍경을 만났을 때, 낮게 이어진 산맥 사이로 내려앉은 운무가 어둠을 헤치고 걸어온 노고를 잊게 해준다.

   
▲ 나무 사이로 보는 일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다시 산길을 걸으며 나무사이로 멀리 떠오르는 해를 맞이한다. 잠이 한참 밀려오기 시작하는데 힘내라며 강열한 주황빛을 비춰준다.

   
▲ ▲ 철쭉숲길 함께한 산친구 오동진 이상학 이계환(왼쪽부터).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철쭉숲길 다정한 김성국 김경숙 부부.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조용히 대원들을 챙겨주는 든든한 유병창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종주대의 심마니 조한덕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새맥이재 부근에서 잠시 앉아 간식을 나누며 숨을 돌린다. 이제 날은 완전히 밝았다.

이즈음부턴가 지나가기에 좁을 정도의 숲길에 철쭉이 길을 안내라도 하듯 다 지지 않고 남아서 길동무를 해준다. 사람 키를 넘어 터널 같은 숲길도 지나고 소나무 시원하게 늘어선 걷기 좋은 길도 지나고 바위 듬성듬성한 오르막도 지난다.

   
▲ 바위 사잇길을 올라오는 대원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길가에는 애기나리, 애기똥풀, 제비꽃을 비롯한 여러 들풀들이 군락을 이루며 아기자기한 볼거리로 유혹을 한다. 우리그림의 십장생도나 채색산수도를 보면 바위 사이사이에 여러 풀이 그려있다. 그림 속 공간을 풍족하고 평화롭게 만들어 주는데 마치 들풀 무리를 닮았다.

   
▲ 산행길에 만난 애기나리, 제비꽃, 참진달래나무(위에서부터).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숲 속 동무들과 심심하지 않게 오르막을 한참 올라 시리봉을 지나니 아막성이다. 아막성은 아영고원 줄기에 자리한 산봉우리를 에워싸고 돌로 쌓은 둘레 633m의 산성이다.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 사이에 격렬한 영토쟁탈전이 벌어진 곳으로 백제는 ‘아막산’, 신라는 ‘모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 ▲ 아막산성.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오래되고 무너진 탓에 언뜻 보면 부실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산성 아래쪽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각으로 크고 널찍하게 생긴 바위를 정교하게 쌓아 올린 튼튼한 성이다.

성 뒤쪽 경사로의 너덜겅을 조심조심 지나 한참을 내려오니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던 복성이재에 도착했다.

   
▲ 복성이재에서 아침식사.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마치 준비라도 한 듯 놓여있는 평상을 상을 삼아 모두 둘러앉아 준비해온 도시락을 꺼냈다. 김밥, 라면, 두릅장아찌, 김치종류, 계란말이 여럿이 모였으니 음식도 각양각색이다. 거기에 산에서 따온 두릅과 나물도 끊는 물에 데쳐서 더해진다. 등산용 식기를 가져온 이, 나물을 채취한 이, 밥을 많이 준비한 이. 모두 같지 않아서 좋고, 같은 곳을 향해서 더 좋다.

   
▲ 아침식사 후 복성이재에서 출발 전 단체사진.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식사를 마치고 보니 오전 9시가 넘어가고 주변에 봉화산 철쭉 군락지를 보러온 산행객을 실은 차량이 벌써 여러 대가 모여서 분주하다. 새벽 산행을 마치고 배가 부르니 졸음을 참을 수 없어 차에서 20분 정도 눈을 붙였다. 잠시 쉬고 산행 길 입구로 가는데 어느새 등산차량이 도로에 줄을 서 있다.

봉화산이 철쭉 군락지로 유명하다고 하더니 등산객도 유명세만큼이나 많이 모였다. 해는 쨍쨍 내리쬐고, 밀렸다 풀리기를 반복하며 오르는 길은 새벽산행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이제 출발하는 쌩쌩한 사람들과 달리 지쳐있는 일행 중 몇몇은 차라리 밀리는 것이 민폐가 되지 않아 다행이라고 한다. 그 말에 격하게 공감하며 그래도 처질 새라 열심히 걸었다.

   
▲ 봉화산 정상에서 단체사진.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봉화산 봉화대에서 오창근 신화영 부부.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봉화산 정상부근 철쭉 군락지에서 이석화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봉화산 정상부근에서 단체사진.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철쭉이 일찍 피고 져서 만개한 풍경은 보지 못했지만 다행히 봉화산 정상 부근에는 꽃이 조금 남았다. 봉화산 정상에서 많은 인파 사이에서 간신히 단체사진을 찍고, 옆길로 조금 내려와 억새 비슷한 풀숲에 둘러앉아 막걸리로 목을 축인다.

봉화산을 지나 광대치로 향하는 길은 바위가 많아 흙길에 비해서 속도가 뒤쳐졌다. 체력 소모 탓인지 허기져서 한 번 더 식사를 했는데,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도시락을 텅텅 비웠다. 다시 힘을 내서 출발했지만 새벽부터 시작된 긴 산행이다 보니 예정된 중재까지 가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되어 광대치에서 대안리로 하산을 했다.

   
▲ 광대치 표지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비록 계획된 산행을 완주하지는 못했지만 무박산행을 경험하고 대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에 만족하며 철쭉꽃 길 백두대간 3구간 산행도 무사히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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