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가 지난 26일 새벽 기습 배치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번에는 10억 달러(약 1조 1300억 원)를 지불하라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북한 핵.미사일을 막겠다며 한.미동맹에 기댄 한국 정부가 폭탄을 떠안은 형국이다.

미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사드 체계 관련해 그것은 약 10억 달러가 든다"면서 미국이 한국을 보호하면서 왜 돈까지 내야하는지 반문하며 한국 측에 비용을 대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28일 입장을 내고, "'우리 정부는 부지.기반시설 등을 제공하고 사드체계의 전개 및 운영유지 비용은 미측이 부담한다’는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운운했지만, 미 대통령의 발언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한편으로는 사드 비용 10억 달러를 한국 측이 지불해야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합리적이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현재 배치된 사드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 폴리스에서 운용 중에 들여온 것으로, 사실상 중고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10억 달러 운운은 중고품을 출시 가격으로 넘기겠다는 것으로 경제논리를 크게 벗어난 것. 사드 1개 포대가격은 약 1조 5천억 원이다. 사드를 판매하겠다면 중고가격으로 제시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힐난이 나온다.

한국이 사드를 구매하더라도 상상 못할 추가비용을 떠안아야 한다. 현재 들어오지 않은 사드 요격 미사일 1발의 가격은 110억 원이다. 사드 1개 포대에 6기의 미사일이 장착되기 때문에, 660억 원이 추가로 들어가야 하는 계산이 나온다.

또한, 사드 운용을 한국군이 떠안아야 하는데, 사드 원가에 비해 운용비가 약 3배를 넘는다고 한다. 여기에 검증되지 않은 사드 레이다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비용까지 더해지면, 성능 검증도 안된 10억 달러짜리 중고 사드는 '돈 먹는 하마'인 셈이다.

북한 핵.미사일 공격을 막겠다고 새로운 사드를 구매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록히드마틴사가 생산해 현재 운용 중인 사드는 4개 포대이고 생산 중인 사드는 3개 포대로, 이마저도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몫이기 때문이다.

국내 여론은 들끓고 있다. 네티즌들은 "내구연한 다 된 중고 사드를 새것 가격으로 청구하네, 괜히 칠푼이가 아니였어", "중고품을 이렇게 비싸게 받냐?", "수도권도 방어못하는 텍사스 중고 사드 가져다놓고, 1조 2천억 원 달랜다. 박근혜정부 어떤 이면합의가 있었는지 특검해야하고, 관련자들 검찰조사 해야할 것이다", "빨리 반품해라 중고 사드 너무 비싸다" 등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성주 롯데골프장을 미국에 넘겨주고, 사드 비용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들고 나온 트럼프 미 행정부를 향한 외교.국방 당국자들의 '빛샐 틈 없는 한.미동맹' 운운은 짝사랑에 불과했음이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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