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 배치부지인 경북 성주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롯데 측은 당초 1월 국방부와 부지교환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지만, 중국 정부의 압박에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자료사진-통일뉴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한국 배치와 관련, 국방부는 롯데 측과의 부지교환이 늦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사드 배치 압박에 부지제공자인 롯데 측이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16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사드 배치부지인 경북 성주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에 대한 감정평가는 완료됐지만, "교환계약을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 중에 있는데, 다소 일정은 유동성이 있다"고 밝혔다.

당초 1월 중 국방부와 롯데 측의 부지교환계약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문 대변인은 "롯데 측에서 이사회를 열어서 최종 감정평가액에 대한 승인하는 절차가 있는데 지금 아직 이사회가 개최되지 않아서 조만간에 아마 개최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는 가능한 계획된 대로 추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롯데 측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계약체결을 결의한 뒤, 3일 국방부와 부지교환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움직임이 예상보다 거세자, 이사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담판을 짓기 위한 한민구 국방장관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면담도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뜻 계약서에 서명을 할 상황이 아닌 것.

롯데는 중국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해외 총 점포의 70%가 중국에 진출해 있으며,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식품사업은 물론, 롯데캐피탈이 중국 상해에 현지 법인은 설립했다.

▲ 올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중국 선양 '롯데월드 선양'. 여기에 롯데 측은 3조원을 투입했다. [자료출처-롯데백화점]

또한, 올해 완공을 목표로, 약 3조원을 투입해, 중국 선양에 롯데백화점을 중심으로 호텔, 오피스, 아파트, 놀이시설 등이 들어서는 연면적 116만㎡의 '롯데월드 선양'을 건설 중이다. 2018년 완공을 목표로, 1조원을 들여 청두에도 연면적 57만㎡ 규모의 복합상업단지인 '롯데몰 청두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중국은 사드 배치부지가 롯데 소유의 골프장으로 확정되자, 롯데에 대한 압박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당국은 롯데 계열사 모든 사업장에 대한 세무조사, 소방 및 위생점검, 안전점검을 실시했고, '롯데월드 선양' 모델하우스의 경우 소방점검에 걸려 폐쇄조치까지 받아야 했다.

여기에 국내 면세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의 경우 중국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율이 70%를 웃돌아, 롯데 측으로는 사드 부지를 선뜻 국방부에 내주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국방부는 롯데 성주스카이힐 골프장 전체 부지 148만㎡를 매입하고, 남양주 군용지 중 골프장 감정가격에 맞춰 부지를 제공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1월 중 계약을 맺은 뒤, 주한미군주둔군지위협정(SOFA) 절차에 따라 미군 측에 부지를 제공하고, 관련 설계와 공사를 진행하며, 국내법 절차에 따라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다는데 변함이 없다.

이르면 6월, 늦어도 8~9월 경 배치 완료 목표이지만, 롯데 측이 부지교환계약을 미루는 상황이 발생해, 국방부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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