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경협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유동호)는 11일 오전 11시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100일 철야농성 해단식 및 남북경협기업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비상대책본부 결성식'을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남북경협기업은 반드시 살아남아 민족공동번영에 앞장설 것이다."

정부의 '5.24조치'와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피해를 입은 남북경협기업인들의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 100일 철야농성이 11일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들은 오는 설날인 28일 전까지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다시 모인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남북경협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유동호)는 '100일 철야농성 해단식 및 남북경협기업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비상대책본부 결성식'을 열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1998년 남북경협 시작을 되새기며, "남북경제협력은 남과 북의 정치군사적 긴장에 흔들리며 요동쳤다. 2016년 2월 드디어 마지막 남은 개성공단마저 중단되며 이로써 모든 남북관계는 단절되었다"고 꼬집었다.

"희망은 사라진 듯했고 어둠 속에서의 오랜 기다림은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남북경협기업은 침묵할지언정 쓰러질 수 없었다. 기나긴 굶주림과 사회의 냉대 속에서도 삶의 희망을 놓을 수 없는 것은 남북경협 재개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있기 때문이다."

남북경제협력을 숙명으로 받아들인 이들은 "남북경협기업은 반드시 살아남아 민족공동번영에 앞장설 것"이라며 "기업인이 살아남는 것이 남북관계 개선의 지름길이요, 기업인은 살아남는 것이 민족 미래비전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철거된 '100일 철야' 농성장.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철거된 농성장을 바라보는 기업인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날 해단식에서는 기업인들이 홍용표 통일부 장관에게 보내는 호소문도 발표됐다. 호소문은 개성공단 피해기업에 정부가 5천 2백억 원을 지원한 점을 명시하며, 이에 준하는 보상을 요구했다. 그리고 오는 3월 말까지 지원기준과 방법을 결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유동호 위원장은 "극한적 생존위기에 몰린 남북경협기업의 피어린 염원을 모아 강행한 '100일 철야농성'이었다"며 "춥고 아리고 서럽고 버거운 속에서 100일 지났다. 그러나 철야농성을 통해 얻어진 값진 선물은 단결하였다는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남북경협기업의 생존과 남북관계 개선의 성패여부는 국민의 관심"이라며 "남북경제협력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 남북경제협력 사업은 우리 민족의 미래이자 바로 지금 현재"라고 호소했다.

이날 해단식에서는 '100일 철야농성' 천막을 철거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졌으며, 정양근 남북경협활성화추진위원회 상임위원장, 신양수 금강산기업협회 회장, 동방영만 남북경제인연합회 회장, 김한신 남북경제협력연구소 대표 등 50여 명의 기업인과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의장, 심명민 '통일경제포럼' 소속 학생 등이 모였다.

▲ 기업인들이 정부의 빠른 대책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철거된 농성장에서 주먹을 쥔 기업인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와 함께, 이날 내륙기업, 금강산 투자기업 등 피해를 입은 기업인들을 하나로 묶은 '남북경협기업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비상대책본부'가 결성됐다. '비상대책본부'는 남북경협기업 생존대책수립을 위한 단일조직이다.

이들은 △남북경협기업 실제 피해규모산정, △기업의 통일 요청안 마련 및 대정부 건의, △생존권보장 기업연대 등의 활동을 할 예정이다.

한편,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농성을 오늘로서 마무리를 하게 되는 그 시점에서 하루바삐 경협 기업인들과 금강산 관광과 관련돼서 피해를 본 분들이 좀 여러 가지 정상화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부 입장이 딱히 진전되거나 바뀐 것은 없다"면서도 "예산 관련된 협의는 관계부처가 지속적으로 가능한 범위를 찾아볼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기업 경영과 관련된 컨설팅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사항들은 계속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정,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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