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군 항공기 '훙(轟)-6' 폭격기. [자료사진-통일뉴스]

중국 군용기 10여 대가 9일 오전 제주도 남방 이어도 인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를 4~5시간에 걸쳐 침범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수십 차례에 침범과 달리 이번에는 6대의 폭격기 등이 동시에 진입한 것은 이례적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10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군은 9일 오전 이어도 서방에서 KADIZ로 접근하는 미식별 항적을 최초 포착하여 직통망과 경고통신망을 통해 중국군 항공기임을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침범한 중국군 항공기는 '훙(轟)-6' 폭격기 6대, '윈(運)-8' 조기경보기 1대, 윈-9 정찰기 1대 등 10여 대로, 이에 공군 측은 F-15K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켜 KADIZ 이탈시까지 감시.추적 등 전술조치를 취했다.

포착 후 군 당국은 한중 직통망을 통해 해당 항공기의 임무를 문의했으며, 중국 측은 '자체훈련'이라고 답했다고 합참이 전했다.

중국군 항공기가 침범한 지역은 중국 방공식별구역(CHADIZ),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와 겹쳐있는 곳으로, 지난 2013년 KADIZ 확대와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으로 중첩돼 갈등이 예상된 구역이다.

하지만 이번 침범을 두고 합참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 개념과 달리, 제3국 항공기가 영공의 무단침입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미식별항공기를 식별하고 추적.감시하기 위한 구역이기 때문이라는 것.

합참 관계자는 "작년에도 수십 여회 이상 (중국군의 침범사례가) 있었다. 이것은 특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번 폭격기 6대, 조기경보기 1대 등 10여대가 한꺼번에 KADIZ를 침범한 것은 과거 항공기 1대 혹은 2대 씩 침범하던 사례와 달라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사드 한국배치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는 분석과 미국의 칼빈슨 항공모함 아시아.태평양 전개에 대응이라는 분석이 맞서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중국 측의 의도에 대해 현재 분석 중"이라며" 사드 배치는 그것과 무관하게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군용기 수대의 방공구역 침범과 관련해서는 그것이 사드배치와 관련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상황을 군사당국과 함께 분석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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