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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평양’ 사이에 ‘압록강’이 있다[책소개] 문화인류학자 강주원 박사의 새 책 <압록강은 다르게 흐른다>
임재근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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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28  17: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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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사람과 한국사람이 함께 목욕을 한다.
한국사람은 대동강 맥주를 구입하고, 북한사람은 한국산 우유를 마신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북한산 제품이 거쳐 오는 곳
또 하나의 개성공단
북한 뉴스 오보의 진원지
남북의 경제교류를 들여다보는 거울
남북의 다양한 만남들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
신의주와 쌍둥이 도시

   
▲ 강주원 박사가 펴낸 <압록강은 다르게 흐른다>. 도서출판 눌민. 228페이지. 1만4천원.

2004년부터 10년을 넘게 단둥을 연구한 문화인류학자 강주원 박사가 새책 <압록강은 다르게 흐른다>(눌민, 2016)에서 ‘단둥’을 표현한 글이다. 강주원 박사는 《프레시안》의 “강주원의 국경 읽기”와 (사)어린이어깨동무의 《피스레터》에 연재했던 글들을 정리해 15개의 ‘국경읽기’ 꼭지로 책을 펴낸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2013년 출판한 <나는 오늘도 국경을 만들고 허문다>(2013)의 후속 시리즈의 성격을 갖고 있다. 그는 단둥에서 국경을 생활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네 집단인 북한사람, 북한화교, 조선족 그리고 한국사람의 생활 현장을 밀착 조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책에서는 2013년 이후의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둥은 북중 교역의 대부분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단둥’을 통해 북중관계와 북한경제 상황을 유추하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코끼리 뒷다리 만지기’식으로 단둥을 바라보다보면 편견과 오류가 생긴다며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압록강단교와 유람선 위에서는 낡은 어선과 건물들이 주를 이룬 신의주만이 보일 뿐 신의주의 깊숙한 곳까지 보기 어렵다... 단둥의 20층 전후 높이의 호텔과 아파트 옥상에서 망원경이 아닌 맨눈으로도 확인되는 신의주의 또 다른 보습을 보여주고 싶다.(26쪽~27쪽)

그러면서 2007년 신의주의 사진과 아파트 단지를 짓는 등 최근 변화된 모습의 볼 수 있는 2015년의 신의주 사진을 동시에 보여주며, “이와 같은 변화는 중조 국경을 단절과 분단의 시각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덧붙인다.

   
▲ 단둥에서 바라본 2007년 신의주의 모습(위)과 2015년 신의주의 모습(아래). 압록강 건너 조중우의교(압록강철교) 오른편으로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는 신의주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임재근 통신원]

이 책에서 ‘단둥’과 함께 자주 등장하는 용어는 바로 ‘5.24조치’이다. 5.24조치는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을 이유로 공식적인 남북 교류의 단절을 선언한 대북 제재 조치이다. 5.24조치로 인해 대북 신규 투자 뿐 아니라 개성공단을 제외한 모든 분야의 남북 교역이 중단되었고, 교류조차 불허되었다.

이 조치로 인해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제외한 금강산과 내륙지역 1,146개의 남북경협기업들은 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사업을 중단해야만 했다. 이들은 지난 10월 4일부터 지원대책을 요구하며 통일부 앞에서 ‘100일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5.24조치는 대북 제재에 효과가 있었을까? 저자는 단둥의 모습을 관찰해 보았을 때 5.24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말한다. 5.24조치로 직접적인 남북 교역은 불가능해졌지만, 중국이 생산과 유통의 중간에 끼어들면서 5.24조치가 효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마지막 남은 남북경협이었던 개성공단마저 폐쇄되었지만, 5.24조치 이후 단둥의 모습을 보면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제재 효과 또한 의문을 표한다. 결국 대북제재 조치들은 프로세스만 복잡해졌을 뿐 피해를 보는 것은 남북경협기업들과 상품을 소비하는 우리 국민들뿐이라는 말이 된다. 서울과 평양 사이의 가까운 길을 놔두고 압록강을 건너 멀리 돌아가야만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5.24조치가 남북경협 기업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지만, 강주원 박사 또한 학자적 양심을 지키다가 5.24조치로 불이익을 받은 사람 중 한명이다. 그는 2014년 통일부 신진연구자 공모에 선정되어 논문을 제출하였으나, 통일부는 심사를 통과한 그의 연구 논문에 5.24 조치에 대한 비판적 내용이 들어가 있다며 논문 게재를 거부했다.

그의 책에서 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키워드는 ‘국경’과 ‘압록강’이다. 대륙 방향이 철책으로 막혀 있어 말 그대로 ‘해외(海外)여행’을 갈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는 다른 형태의 국경을 경험할 기회는 흔치 않다. 북중 간의 국경은 철책으로 구분하지 않고, 산이나 강으로 구분되어 있다. 또한 국경 사이의 강은 서로 공유(共有)하고 있다.

그는 공유의 대표적 풍경을 “더운 여름날이면 압록강변의 양쪽에서 수영을 하고 있는 중국사람과 북한사람을 볼 수 있다”(83쪽)고 밝히고 있다. 또한 “탈북자 방지를 위한 것으로 보도하는 한국 언론의 내용과는 달리, 철조망 설치는 양 국민의 교류를 막기 위한 목적보다는 중국 영토의 끝자락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77쪽~79쪽)며 사회적으로 만연된 왜곡된 시각을 교정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남쪽의 교동도와 북쪽의 연백평야 사이의 강이자 바다인 저 곳(한강하류)은 남북의 중립지역입니다. 철조망이 생기기 전 교동도 주민들은 갯벌에 나가 조개를 채취했습니다.”(74쪽)라고 말하는 우리누리평화운동의 김영애 대표의 말을 빌려 공유의 공간이 있음에도 공유하지 못하고 오히려 철조망으로 단절시키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대조해준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우리 사회가 얼마나 ‘단둥’과 ‘북한’을 왜곡시키고, 편향되게 바라보는지를 알 수 있었고, 그 속에서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강주원 박사의 노력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단둥에 가서 압록강에 발을 담그고 주위를 둘러보며 “국경의 개념이 없던 박지원의 열하일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불과 10년 전만 해도 어디가 중국 땅이고 북한 땅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던 압록강과 두만강변의 지역들이 많았다”거나 “강을 공유하고 강폭은 계절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중조 국경은 늘 유동적이었다”(159쪽)는 그의 말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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