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지도자의 격에 맞지 않는 거친 말을 쏟아낸 데 대해, 10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이 “자제”를 촉구했다. 

더민주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브리핑을 통해 “정부와 정치권이 북핵 해법 마련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할 때”에 “대통령께서 사드배치 불순세력 운운하며 정치공세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하신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국민들의 걱정이 어느 때보다 큰 때에 정치권이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는 발언을 자제해주시길 바란다. 안보위기를 이용하여 국론을 분열시키는 행위는 국민의 걱정을 더욱 키우는 행위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윤 대변인은 “지금 북핵 실험에 따른 책임을 따지자고 한다면, 야당 또한 할 말이 없는 것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놨다. “강경일변도의 대북정책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실험이 거듭되고 있다. 대북정책의 실패를 걱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9일 밤 ‘안보상황 점검회의’에서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자세로 북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국내 불순세력이나 사회불안 조성자들에 대한 철저한 감시 등 국민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도록 하기 바란다”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끊임없는 사드 반대와 같이 대안 없는 정치 공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야당을 공격하는가 하면, “권력 유지를 위해 국제사회와 주변국의 어떠한 이야기도 듣지 않겠다는 김정은의 정신상태는 통제불능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북한 정권을 힐난하는 등 좌충우돌했다. 

10일 사회관계망(SNS)에는 “북 5차 핵실험 중 대통령은 외유, 총리는 지방, 뒤늦게 대책회의에서 내놓은 대책이 국내 불순세력 감시라니 참으로 난감하고 어이가 없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시진핑과 푸틴에게 박근혜 정신상태를 물어보면 뭐라고 할까”, “당신이 더 문제”라는 비야낭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