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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댓 ‘평화의 소녀상’<화제의 신간> 김서경·김운성의 『빈 의자에 새긴 약속』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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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27  22: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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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우리에게 이토록 애틋하고 살뜰한 감정을 갖게 한 조형물은 없었다.

2011년 12월 14일 오전 7시, 1,000번째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맞아 서울시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지 채 5년이 안 되는 시간이지만 7월 15일 현재 평화의 소녀상은 이미 국내 29곳, 해외 3곳에 세워졌고, 국내 20곳, 호주 시드니에 추가로 건립될 예정이다.

처음 뒤꿈치를 들고 맨발에 홑겹 치마저고리 차림으로 앉아 있던 소녀는 전국에서 찾아 온 학생들과 시민들이 입혀주고 신겨준 모자, 목도리, 귀마개, 양말로 추위를 이겼고, 옆자리 빈 의자엔 평화의 염원을 담은 꽃다발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말 한일 당국이 위안부 문제를 졸속 타결한 이후, 수은주가 영하 16도를 오르내리던 그해 그 추웠던 겨울에도 소녀상의 곁에는 ‘인권을 돈으로 매수하지 말라’는 대학생들이 자리를 지켰다.

그래서 평화의 소녀상은 더 이상 하나의 조각이 아니라 식민지 조선의 서러운 삶을 살아내야 했던 우리 할머니이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우리의 누이였으며, 무엇보다 푸른 꿈을 좌절당한 우리 시대의 소녀였고 우리였고 때로 나였다.

어느새 ‘평화의 소녀상’의 서늘한 응시와 굳게 다문 입술, 꽉 움켜쥔 주먹은 평화를 일깨우는 강력한 상징이 되었다.

‘평화의 소녀상’의 작가 김서경·김운성이 지은 『빈 의자에 새긴 약속-평화의소녀상 작가노트』는 작업과정부터 작품에 담긴 상징 이야기, 국내외 32곳의 소녀상 지상 전시, ‘소녀상 현상과 작가 탐구’ 등 ‘평화의 소녀상’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1부 평화의 소녀상 작업과정과 상징 이야기

   
▲ 김서경·김운성, 『빈 의자에 새긴 약속』, 도서출판 말, 2016.7. 319쪽, 1만5천원. [자료사진 - 통일뉴스]

‘심봉’이라 불리는 뼈를 만드는 과정부터 흙 붙임, 틀, 원형, 수정, 주물과정, 좌대 제작, 운반, 설치에 이르기까지 소녀상 작업의 전 과정을 사진과 함께 자세히 소개했다.

김서경 작가는 일제가 빼앗은 ‘소녀의 꿈’을 생각하며, 소녀상과 함께 울고 어루만져주며 작업했다고 했다. 할머니가 된 소녀들은 20년의 ‘수요집회’를 통해 여성운동가, 인권운동가, 평화운동가로 거듭났다. 할머니의 과거와 현재의 마음을 품은 소녀가 미래의 꿈을 품고 그 자리에 앉아 있게 되었다. 그 소녀는 이제 일본이 진정어린 사죄를 할 때까지 일본대사관을 응시하며 기다릴 것이다.

에피소드 하나. 할머니들이 겪은 고통스러운 시간의 상징은 그림자에 담기로 했는데 작가의 딸인 김소흔 양의 의견에 따라 소녀의 그림자는 할머니 그림자로 형상화됐다.

소녀상에 스며든 열 두가지 상징 중 하나인 ‘할머니그림자’는 소녀들이 할머니가 되기까지 걸어 온 긴 시간 동안 겪은 아픔을 나타낸 것이다. 작가는 이 그림자를 통해 가해자의 사과와 배상을 받지 못하고 지내온 시절, 할머니들의 원망과 한이 서린 시간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2부 소녀상 현상과 작가 탐구

미술평론가인 김준기 예술과학연구소장은 지난 3월 1~15일 고도갤러리에서 열린 ‘소녀상’ 초대전 작품 안내집에서 “역사적 모티프를 다루는 예술, 특히 역사적 인물을 다루는 기념 인물상은 공동체의 기억을 표상하는 상징으로서 역사적 서사를 확대 재생산하는 유력한 예술적 소통 방법이다. 일본군 위안부 졸속 협상의 대가로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할 것이라는 논란에 청년들이 한 데서 밤새며 작품을 지키고, 협상 타결을 부정하는 온 국민의 마음이 소녀상에게 쏠리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작품이 얼마나 강력하게 나라와 겨레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강렬한 상징으로 작용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썼다.

그래서 ‘평화의 소녀상’은 ‘기억투쟁의 상징물’이다.

3부 지상 전시와 탐방

2016년 7월 15일 기준 서울 일본대사관 앞, 서울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고양시, 거제시, 성남시, 수원시, 화성시, 고양시 정부종합청사 국립여성사전시관, 서울 이화여대 앞, 대전시, 울산시, 강릉시, 전주시, 남해군, 원주시, 청주시, 광명시, 서울 노원구, 세종시, 서울 성북구 한중 평화의 소녀상, 서산시, 서울 정동길, 의정부시, 포항시, 천안시, 해남군, 제주시, 아산시, 목포시 등 국내 29곳.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중앙도서관 앞, 미국 미시간주 사우스필드 한인회관 앞, 캐나다 토론토시 한인회관 앞 등 해외 3곳

사진과 글로 여러 곳의 소녀상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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