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학이 그동안 남한 대학에 한 제의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것은 박재규 통일부장관이 28일 제3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시범적인 대학생 등의 교류를 제의, 북한의 대학이 그동안 남한의 대학에 제의한 사항들이 이뤄질 가능성을 엿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대학은 그동안 자매결연 등을 제의했으며 9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북한 대학이 남한의 대학에 제의한 사항은 △자매결연이 가장 많았고 △공동답사 및 토론회 △스포츠 교류 등도 있었다.

이같은 제의는 냉랭한 남북관계로 이렇다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가까운 사례로 북한의 대학은 지난 97년 11∼12월 남한의 대학에 편지를 보내 자매결연 등의 제의를 해 왔다.

정준택원산경제대학 학생위원회는 한림대 총학생회에, 원산사범대 학생위원회는 상지대과 목포대 총학생회에, 장철구평양상업대학 여학생회는 경희대 여학생회에 각각 자매결연을 제의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외에도 원산수산대학, 김종태해주제1사범대학, 계응상사리원농업대학, 사리원고려약학대, 김일성종합대학 조선어문학부 등이 남한의 대학에 자매결연을 제의했다.

원산사범대학 학생위는 상지대 총학생회에 자매결연을 제의하면서 `강원도 지방의 민요들에 대한 공동 연구` 제목의 통일토론회도 갖자고 밝혔으며, 장철구평양상업대학 여학생회는 경희대 여학생회에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적극 살려 나갈데 대하여` 주제로 토의를 갖자고 제의했다. 이와 함께 원산농업대학은 강원대에 공동 축구대회를 갖자고 제의했다.

북한의 지역 대학 학생위원회도 남한의 지역 총학생회에 자매결연 제의를 종종 해 왔다. 평양시 학생위는 서울지역 총학생회연합, 황해도 학생위는 경인지역 총학생회연합, 자강촵양강도 학생위는 충청지역 총학생회연합 등에 각각 편지를 보내 자매결연을 제의했다.

이같은 제의는 한 학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한 대학이 여러 대학에도 제의했다. 북한의 평양외국어대의 경우 남한의 한국외국어대와 충남대 등에, 정준택원산경제대학은 한림대와 광주대 등에, 김형직사범대학은 조선대와 서강대 등에 자매결연을 제의했다.

김일성종합대학 조선어문학과의 경우 건국대 국어국문학과에 수차례 자매결연을 제의하는 편지를 보냈다.

한편 부산대 등 남한의 대학 총학생회도 북한의 대학과 교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일단 물꼬가 터지면 남북 대학 교류가 급속도로 진척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로 졸업여행을 온 충남대 사회학과 신영임씨는 28일 한라산을 찾은 전금진 장관급회담 북한 대표단장과 우연찮게 가진 대화에서 `충남대 사회학과에서 왔는데 자주 교류가 성사되어 북한땅을 밟고 싶고 금강산에도 가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연합/200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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