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위원장’이었습니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36년 만에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된 북한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의 화룡점정은 김정은 제1비서의 ‘노동당 위원장’ 추대였습니다.

이번 당대회에서는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당 중앙검사위원회 사업총화, △당 규약개정, △김 제1비서를 당의 최고 수위에 높이 모실데 대하여,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 등의 5대 의제가 다뤄졌습니다.

당대회 시작과 함께 김정은 제1비서의 ‘최고 수위’와 관련한 의제가 알려져 있었기에 과연 그 직책이 무엇일까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일부에서 김정은 제1비서가 총비서를 맡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고, 또한 50년 전인 1966년 당 기구 개편 때 폐지된 당 중앙위원장을 부활시켜 김 제1비서를 추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습니다.

북한은 지난 1998년 개정한 헌법 서문에서 김일성을 ‘영원한 주석’으로 그리고 2012년 노동당 대표자회의에서는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로 각각 추대하고 호칭도 이어왔습니다. 그래서 김정은 제1비서가 총비서로 된다는 것은 북한의 생리를 전혀 모르는 견해였습니다.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에서 제외시켜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김정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 2011년 12월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최고사령관’에 임명됐고, 이듬해 2012년 4월 개최된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당 제1비서’와 ‘당 중앙군사위원장’,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랐고 이틀 뒤 최고인민회의 제12기 5차 회의에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추대됐습니다.

요약하면 김정은은 이제까지 당에서는 제1비서로, 정부 차원에서는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통치를 해왔습니다. 이는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와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높이고, 자신은 그보다 한 등급 낮은 ‘제1비서’와 ‘제1위원장’으로 한 것으로, 임시방편이 강했던 것입니다.

이제 당대회를 열었으니 명실공히 ‘김정은 시대’를 선포함에 있어 자신의 고유한 직책을 만들 필요가 있었을 것입니다. 북한은 당의 ‘최고 수위’에 해당하는 직위였던 ‘제1비서’를 폐지하고 ‘노동당 위원장’을 신설했습니다. 당 비서국을 폐지하고 정무국을 신설한 것입니다. 이로써 당 직책이 ‘김정은 제1비서’에서 ‘김정은 위원장’으로 바뀐 것입니다.

<노동신문>은 10일 노동당 규약 개정에 대한 결정서가 채택된 사실을 전하며 “당 규약에 당의 최고 직책을 조선노동당 위원장으로 하며, 조선노동당 위원장은 당을 대표하고 전당을 영도하는 당의 최고 영도자라는 데 대해 규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계속 그래 왔기도 했지만, 특히 이번 당대회를 통해 북한은 당이 정부기구보다 우위에 서서 이끄는 사회주의 고유의 ‘당-국가 체제’ 확립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따라서 신설된 ‘노동당 위원장’이 갖는 지위와 역할이 절대적일 것이란 예감을 갖게 합니다.

이제 북한에 새롭고 강력한 지도자가 들어섰습니다. ‘노동당 제1비서’와 ‘노동당 위원장’의 차이가 매우 클 것이기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지도자는 이제 30대 중반입니다. 앞으로 10년을 갈지 50년을 갈지 알 수가 없습니다. 미국과 남한은 북한의 이번 당대회에 대해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새롭고 강력한 김정은 위원장’에 맞설 장기적인 전략을 짜야 할 것입니다.

(추가 오전 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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