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7차대회가 6일 개회했다. 북한 최대 정치행사인 당 대회는 1980년 10월 이후 36년 만으로 평양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 당 대회의 모습을 관영 <조선중앙TV>와 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로 살펴본다.

▲ 북한 김정은 당 제1비서가 당 7차대회에 인민복이 아닌 양복을 입고 나와 개회를 선언했다. [캡처-노동신문]

갈색 뿔테 안경 쓰고 양복 입은 김정은 당 제1비서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각)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당 7차대회가 시작되자 김정은 당 제1비서와 김영남 당 비서,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주석단으로 걸어나왔다. 이들이 등장하자 3천 467명의 결의권 대표자와 2백 명 발언권 대표자, 1천 387명의 방청자들이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쳤다.

지금까지 현지지도할 때마다 인민복을 입던 김 제1비서는 검정색 계열의 양복을 입고 갈색빛이 도는 뿔테 안경을 썼다. 헤어스타일은 항상 고수하던 패기형이다. 흰색 셔츠에 녹색빛이 도는 넥타이를 맸고 왼쪽 가슴에는 김일성.김정일 휘장을 달았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군복을 입었고, 김영남 당 비서는 줄무늬 넥타이를 맸다.

▲ 당 7차대회가 열리고 있는 '4.25문화회관'.[캡처-노동신문]

김일성.김정일 초상과 당기로 물든 '4.25문화회관'

당 7차대회가 열린 4.25문화회관은 김일성.김정일 초상과 마치.낫.붓이 그려진 붉은색 당기로 물들었다.

4.25문화회관은 평양시 모란봉 구역에 위치한 건물로, 금수산태양궁전, 김일성종합대학, 백화원 영빈관과 가까운 곳에 있다. 북한의 중요 회의나 행사, 예술공연이 열리는 곳이다. 

총 부지 면적은 12만 4천여㎡, 연 건축 면적은 8만여㎡에 7층 규모인 회관은 중앙현관홀, 관람홀, 무대 등을 갖추고 있으며, 6천 석 규모의 관람홀, 1천 1백 석 극장, 6백석 영화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1975년 10월 '2.8문화회관'으로 개관했는데, 북한 군 창건일에서 따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 창건일이 김일성 주석이 항일유격대를 창설한 1932년 4월 25일로 변경하면서 명칭도 바뀌었다.

1980년 10월 열린 당 6차대회가 열린 장소이며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시 북한 공식 환영식이 열리기도 했다.

당 7차대회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은 4.25문화회관에는 김일성.김정일의 활동을 담은 사진이 복도를 장식했고, 대회가 열린 관람홀 주석단에는 김일성.김정일 태양상이 중앙에 배치됐다.

주석단에는 방패 모형의 당 마크가 새겨진 화단이 설치됐는데, 관영 <조선중앙TV>는 "혁명의 최고참모부인 당 중앙을 정치사상적으로 목숨으로 결사옹위할 천만군민의 불굴의 신념과 의지를 반영했다"고 표현했다.

관람홀 곳곳에는 당기가 세워졌고, '조선인민의 모든 승리의 조직자이며 향도자인 조선로동당 만세!', '영광스러운 우리 조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만세',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 '전당과 온 사회를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자!', '조선로동당 제7차대회', '일심단결', '백전백승' 등의 구호가 걸렸다.

▲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4.25문화회관'에는 김일성.김정일 초상화와 당기로 물들었다. [캡처-노동신문]

개회선언 이후 애국가..당 중앙위 사업총화는 2일차 회의에서 계속

김정은 당 제1비서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당 7차대회는 김 제1비서의 개회사로 이어졌다. 주석단 단상에 선 김 제1비서는 "친애하는 대표자 동지들!"이라고 운을 뗀 뒤, 앞서간 항일혁명투사, 혁명동지, 선군혁명전우, 과학, 문화예술, 체육인들, 통일애국인사들을 호명했다.

김 제1비서가 개회를 선언하자 북한 애국가가 연주됐고, 김영남 당 비서의 사회로 집행부 선거, 주석단 성원 추천, 축전 및 축하편지, 축하꽃바구니, 선물, 메달, 명예칭호, 상장 소개, 서기부 선거, 재일총련, 재중총련 축하단의 축하문 낭독 등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당 중앙검사위원회 사업총화, △당 규약개정, △김 제1비서를 당의 최고수위에 높이 모실데 대하여,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 등의 의정이 승인됐다.

김 제1비서는 당 6차대회가 열린 1980년부터 36년 동안의 당 중앙위 사업총화를 보고했으며, 2일차인 7일에도 총화가 이어진다.

▲ 당 7차대회에는 3천 467명의 결의권 대표자가 참가했는데, 이를 추산하면 북한 전체 인구의 약 13%가 당원으로 추정된다. [캡처-노동신문]

전체 당원 346만 7천여 명..국제담당 강석주 당 비서 안보여

당 7차대회에는 3천 467명의 결의권 대표자와 2백명 발언권 대표자 전원이 참가했다. 여기에는 당 정치일꾼대표 1천 545명, 군인대표 719명, 국가행정경제일꾼대표 423명, 근로단체일꾼 52명, 과학.보건.문화예술.출판보도부문 일꾼대표 112명, 현장 핵심당원대표 786명, 항일혁명투사 6명, 비전향장기수 24명으로 구분됐다.

대표자 중에는 여성이 315명, 방청자 1천 387명이 참가했다.

당원 1천명 당 1명이 결의권을 가진 대표자로 선출된다는 점에서 북한 노동당 전체 당원수는 346만7천여 명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후보 당원 1천명 당 1명이 발언권을 가진 대표자로 선출된다는점에서 후보 당원수는 20만 여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북한 전체 인구를 약 2천 5백만 명으로 감안했을 때, 전체 인구의 약 13%가 노동당원이라는 의미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는 "중국 공산당의 당원비율은 대략 6%정도라는 점에서 당원비율이 대단히 높다"고 분석했다.

▲ 주석단에 자리한 당 대회 집행부. 강석주 당 국제담당 비서가 빠졌다. [캡처-노동신문]

당 대회 집행부 성원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황병서 총정치국장, 박봉주 내각총리, 최룡해, 김기남, 최태복 당 비서,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리용무,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곽범기, 오수용, 김평해, 김영철 당 비서, 최부일 인민보안상, 노두철 내각부총리가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최영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예부위원장, 리수용 외무상, 김덕훈 , 김영진, 리무영 , 리철만 내각부총리, 리일환 근로단체부장, 리만건 군수공업부장, 안정수 전 경공업부장, 최상건 과학교육부장, 리영래 군사부장, 김정임 당력사연구소장, 김중엽 전 <노동신문> 책임주필, 김만성 당 제1부부장, 홍인범 전 평안남도당 책임비서, 박도춘 전 군수담당 비서, 리병철 당 제1부부장, 주규창 전 기계공업부장, 조춘영 제2경제위원회 위원장 등이 포함됐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강석주 당 국제담당 비서가 빠졌다는 점이다. 강석주 당 비서는 지난해 6월 쿠바를 방문하고 7월 방북한 포웰 국제중재기구 최고집행관을 만난 이후 건강악화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고 김양건 당 비서의 후임으로 대남담당을 맡은 김영철 당 비서가 지난 2월 라오스 인민혁명당 제10차대회 축하사절단 단장자격으로 라오스를 방문했다는 점에서 당 국제담당 비서 역할도 겸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내각 상급에는 리수용 외무상이 유일하게 당 대회 집행부에 포함됐는데, 내각부총리보다 먼저 호명돼 당 서열이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정창현 교수는 "집행부 명단에 특이점은 별로 없다"면서도 "홍인범, 안정수 전 경공업부장은 해임돼 숙청설이 나돌았으나 건재가 확인됐고, 김중협은 해임돼 새로운 보직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경력상 당 선전선동부 소속이거나 앞으로 맡게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홍인범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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