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흥빈 서울역사박물관장(왼쪽)이 기증자인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제니터 테일러에게 기증서를 수여했다. [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97년 전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제니퍼 L.테일러가 할아버지의 유품과 종로구 행촌동의 거주지인 ‘딜쿠샤(DILKUSHA)’ 관련 자료를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지난달 말 방한한 앨버트 테일러(Albert Tayler)의 손녀 제니퍼 테일러(Jennifer Taylor)가 2일 강흥빈 서울역사박물관장을 만나 할아버지의 유품 일체와 딜쿠샤 관련 자료를 기증했으며, 이에 박물관측에서는 기증증서를 수여했다고 3일 밝혔다.

앨버트 테일러는 <AP통신>의 한국특파원으로 3.1운동 당시 세브란스 병원 침상에서 독립선언서를 발견해 서방언론에 알렸던 인물.

종로구 행촌동 딜쿠샤는 앨버트 테일러가 조선에 거주할 때 살던 서양식 가옥. 앨버트 테일러는 운산금광개발 사업자인 아버지와 함께 1917년에 조선에 들어와 1923년에 준공된 이 집에서 부인과 함께 살다 1942년 미국으로 추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붉은 벽돌로 이루어진 복층 구조인 딜쿠샤는 힌두어로 ‘희망의 궁전’, ‘이상향’ 이라는 뜻. 사직터널에서 100m 거리에 인왕산 성벽 아래 있는 이 가옥 앞에는 임진왜란 당시 도원수인 권율 장군이 심어놓은 은행나무가 있어 행촌이라는 지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에 제니퍼 테일러가 기증한 자료들은 앨버트 테일러가 사용한 담배파이프와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편지, 조선 생활을 담은 회고록 『호박 목걸이』의 저자인 부인 메리 테일러의 호박 목걸이, 딜쿠샤 내부사진 및 관련 문서 등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특히 이번 제니퍼 테일러의 기증 자료들 가운데 ‘딜쿠샤 사진앨범’은 일제 강점기 딜쿠샤 내부 모습을 촬영한 것으로서 당시 서양식 저택의 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딜쿠샤를 복원하는데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제니퍼 테일러가 기증한 자료들은 딜쿠샤 복원에 필요한 학술적 가치가 높은 자료들이며, 2009년에 그의 아들 부르스 테일러(Bruce Taylor)로부터 기증받은 앨버트 테일러 소장 유물 컬렉션을 완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기증자인 제니퍼 테일러는 “할아버지의 유품과 딜쿠샤 관련 자료 기증으로 3.1 독립운동을 알렸던 앨버트 테일러와 그가 거주했던 가옥 딜쿠샤를 일반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게 된 것은 대해 매우 뜻 깊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의 편지.[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 딜쿠샤 내부 사진. 일제 강점기 딜쿠샤 내부 모습을 촬영한 것으로서 당시 서양식 저택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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