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북한의 첫 수소탄 실험에 대응해 오는 8일 낮 12시부터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한다고 결정했다. 방송재개는 지난해 '8.25합의'이후 4개월 만이다. [자료사진-통일뉴스]

정부가 북한의 첫 수소탄 실험에 대응해 오는 8일 낮 12시부터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한다고 결정했다. 방송 재개는 지난해 '8.25합의'이후 4개월 만이다.

조태용 국가안전보장회의(NSC) 1차장은 7일 오후 청와대에서 "북한은 우리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어제 4차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하였다"며 "북한의 4차 핵실험은 UN 안보리 결의 등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과 의무를 정면으로 위배한 것일 뿐만 아니라 비정상적 사태를 규정한 8.25 남북 합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정부는 1월 8일 정오를 기해 대북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하기로 결정하였다"며 "우리 군은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만일 북한이 도발할 경우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8.25합의문'은 세 번째 항에서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으로 방송 중단을 명시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북한의 수소탄 실험은 '비정상적인 사태'에 해당된다는 인식이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 참석해 "비정상적인 사태는 적대의지와 행위가 입증된 북한의 도발로 인적, 물적 피해를 입거나, 예견되는 상황을 포괄적으로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즉, 북한의 수소탄 실험은 '적대의지가 입증된 도발로 인적, 물적 피해가 예견되는 상황'이라고 판단,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한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정부의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날짜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일인 점에 주목, 북한의 초강경대응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정 실장은 "대북확성기 방송의 전면재개는 북핵 문제해결에 기여하기 보다는 소위 '최고존엄'에 대한 비판에 극도로 예민한 북한의 군부를 감정적으로 자극할 것"이라며 "조준사격 차원을 넘어서 다시 작년 8월처럼 한반도를 전쟁직전의 분위기로 끌고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정의의 성전, 조국통일대전'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는 감정적인 차원의 보복대응을 넘어서서 휴전선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고 확전될 경우에 대한 치밀한 대응 등 상황 관리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추가, 19:12)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