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백두산 지역에서 남측 기업이 생산한 생수가 북측 라진항을 거쳐 7일 부산항에 도착했습니다. 생수 제품의 이름은 ‘백산수’. 5.24 대북 제재 조치 이후 남측 민간 상업화물이 라진항을 거쳐 국내에 들어온 것은 백산수가 처음입니다.

이번에 백산수의 라진항 이용은 남북한과 러시아의 3각 협력 사업인 ‘라진-하산 프로젝트’ 3차 시범운송 사업의 일환입니다. 라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산 유연탄을 러시아 하산과 북측 라진항을 잇는 54km 구간의 철도로 운송한 뒤 라진항에서 화물선에 옮겨 싣고 남측 내 항구로 운송하는 복합 물류사업입니다. 중요한 것은 남측 정부가 이 사업을 5.24조치의 예외로 인정한다는 점입니다.

알다시피 백두산은 스위스의 알프스, 러시아의 코카서스와 함께 세계 3대 약수 수원지 중 하나입니다. 백산수는 백두산 아래 첫 마을로 불리는 중국 이도백하(二道白河, 얼다오바이허) 자락에 있는 샘, 즉 '내두천'(奶頭泉)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생산된다고 합니다.

자료에 따르면, 내두천은 청정지역인 해발 670m 백두산 북쪽 원시림보호구역 안에 있는 330㎡(약 100평) 규모의 용천(湧泉)으로, 사시사철 6.5~7도를 유지하는 저온 천연암반수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백두산 천지 물이 땅 속으로 스며들어 50㎞를 흐른 뒤 솟아오르는 샘이라는 것입니다.

이 백산수는 현재 중국 이도백하 생산공장에서 대련항(다롄항)까지는 철도로, 대련항에서 평택항과 부산항까지는 각각 해상 노선을 이용해 국내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대련항까지는 육상으로 1000km, 다시 평택과 부산항까지는 해상으로 각각 600km, 1000km 거리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백산수 생산공장에서 라진까지는 차량으로 250km, 부산항까지는 선박으로 950km를 왔으니 기존 이동 거리와는 약 800km가 가까워진 것입니다.

척 봐도 나진-하산 프로젝트로 얻어지는 물류비 절감이 작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수송 거리가 짧아지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해상운송 비중이 늘어나며 또한 이 노선이 정기화되면 이도백하-라진 육상 구간을 차량이 아닌 철도로 운송해, 물류비를 더욱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나라든, 어느 기업이든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동로입니다. 앞서, 백산수의 라진항 이용이 라진-하산 프로젝트의 일환임을 알렸습니다. 지난 2010년 5.24조치 이후 라진-하산 프로젝트에 따라 라진항을 통해 러시아산 유연탄이 벌크선으로 국내에 3번 들어왔는데, 이번에 백산수가 5.25조치의 예외인 라진-하산 프로젝트에 편승해 라진항을 거쳐 국내에까지 들어오게 된 새 기록을 세운 것입니다.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고래 심줄같이 질긴 5.24조치도 예외는 아닌가 싶습니다. 라진-하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러시아산 유연탄이든, 백산수든, 무엇이든 자꾸 국내로 들어온다면 5.24조치는 사실상 무력화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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