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재 한국총영사관측이 최근 미국 진보 잡지 <더 네이션>의 박근혜 대통령 비판 기사에 대해 항의하고 '논의'하자고 재촉한 것으로 밝혀졌다. 

5일 외신전문번역매체인 <뉴스프로>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더 네이션>에 "In South Korea, a Dictator’s Daughter Cracks Down on Labor(한국, 독재자의 딸이 노동자를 탄압하다)"는 기사를 올렸던 팀 셔록(Tim Shorrock) 기자가 뉴욕총영사관측이 자사의 편집장에게 이메일과 전화를 통해 항의했다고 폭로했다.

<뉴스프로>에 따르면, 팀 셔록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 네이션>) 편집장이 이번 기사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언성을 높이며 항의했다는 소식을 지금 막 알려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곳 뉴욕 총영사관에서 여러 통의 전화에 이어, 우리 잡지사 사무실에서 만나 나와 당신 기사에 대해 "논의"하자는 이메일도 받았다"면서 "나와 통화한 그 사람은 자세한 이야기도 없었고 사실관계의 오류가 있다는 지적 혹은 주장 같은 것은 하지 않았다. 그저 막연하게 "한국이 지난 40년간 이룬 굉장한 발전" 어쩌고 하는 말만 늘어놓았다"고 꼬집었다. 

팀 셔록 기자는 <뉴스프로>와의 인터뷰에서 "만일 내가 한국에서 조그만 잡지에 기사를 썼는데 미국 정부가 편집장에 전화를 걸어 불평하는 것을 상상이나 하겠나, 외교관이 하는 일이 이런 것인가"고 되물었다. "그들은 내 기사의 사실 관계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묻지 않았다. 언론사를 겁주려는 조잡한 시도였던 듯하다"고 쏘아부쳤다.

미국의 5.18 관여를 드러내는 기밀문서를 폭로해 '명예 광주시민'으로 위촉되기도 한 팀 셔록 기자는 지난 1일자 기사를 통해 "박 대통령이 독재자였던 부친의 발자국을 따라가면서 새누리당의 권위적인 정책에 반대하는 노동자와 시민들을 탄압하고 있다"면서 "복면 시위대를 테러리스트와 동일시하고 이에 맞춰 검찰과 경찰은 집회를 금지하고 강경대처 일변도로 나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부친) 박정희 장군은 1961년 권좌에 올라 79년 암살당할 때까지 철권을 휘둘렀는데, 이 시기에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조직을 만들려던 학생과 노동자들을 야만적으로 억압했다"고 상기시켰다.

이에 앞서, 지난달 19일(현지시간)에는 <뉴욕타임스>가 '한국 정부, 비판자들을 겨냥하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민주주의적 자유를 박근혜 대통령이 퇴행시켜려고 골몰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정례브리핑에서 "뉴욕타임스 측에 그러한 것에 대해서 이해를 도모하고 우리의 입장을 밝히는 노력을 할 예정으로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1월 하순, 김기환 뉴욕총영사가 '독자의 편지(Letter to Editor)' 형식으로 반론문을 보냈으나, 6일 현재 <뉴욕타임스>측은 이 글을 싣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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