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산가족 2차 상봉 둘째날인 25일 외금강호텔에서 남북 가족의 비공개 개별상봉이 진행됐다. 구상연 할아버지는 꽃신을 사다 신겨주겠다는 65년전의 약속을 오늘 지킬 작정이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 둘째 날인 25일 오전 9시(현지시간, 서울시간 9시30분) 남측 방문가족들이 묵고 있는 외금강호텔에서 비공개 개별상봉이 진행됐다.

금강산호텔 등에 있던 북측 안내원들이 먼저 외금강호텔에 도착하고 8시 45분께 북측 가족들이 버스 5대에 나눠 타고 도착했으며, 뒤에 의료진 차량 한 대가 따라 들어왔다.

소방대원들은 밤사이 응급환자는 없었다고 전했으며, 의료진들도 환자 치료는 없었다고 말했다.

외금강호텔은 기존 김정숙휴양소를 지난 2006년 8월 현대아산측에서 리모델링해 개장한 시설. 2008년 7월 관광객 피격사건 이후 남측 관광객 방문이 중단됐으나 그동안 중국 관광객들이 이용해서인지 호텔 내부는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었다.

야간에는 중앙집중식 난방도 잘 돼 남측 가족들도 따뜻하게 숙면을 취했다고 말했다.

아침 6시 5분에 외금강호텔에는 안내방송이 나오기 시작했으며, 호텔방 안에서 창문을 열면 큰 개가 짓는 소리, 닭우는 소리, 새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화창한 날씨에 남측 가족들은 아침 7시께부터 산책을 하거나 금강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이었다.

남측 최고령 상봉자인 구상연(98)할아버지는 이날 준비해온 꽃신을 딸들에게 신겨줄 작정이다.

아버지를 모시고 온 큰 아들 형서(42)씨는 개별상봉 전 가진 사전 인터뷰에서 “어제 신겨드리고 싶었는데 좀 어려웠고 오늘 개별 상봉 때 신겨드리겠다고 하니까 어제 누님들도 알겠다고 하더라구요”라고 말했다.

기력이 많이 떨어진 구 할아버지는 왜 어제 꽃신을 신기지 않았냐는 질문에 계속 예전에 어떻게 헤어졌는지 만 반복했다.

전날 단체상봉과 환영만찬 때 많이 울었던 작은 아들 강서(40)씨는 “아버님과 누님들이 너무 많이 닮았더라. (누님들이 저한테)처음보다 2차 식사 떼 잘해 주시더라구요. 동생, 동생하면서. 목소리만 들어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할 수 있는 방법만 있다면 돕고 싶더라고요”라고 말했다.

황해도 장연군 석장리가 고향인 구 할아버지는 1950년 9월 인민군 모집에 응해 소집장소로 가면서 가족과 헤어지게 됐다. 당시 4살이던 둘째 딸이 “아빠, 또 와” 라고 3번 말한 것을 아직도 가슴 아프게 기억하고 있다. 기차를 타고 이동하기 전 만난 작은 형님에게 고추를 팔아서 큰딸에게 꽃신을 사 신겨달라고 부탁하고는 헤어졌다.

북에 있는 아내는 1959년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고 구 할아버지는 남쪽에서 새 가정을 꾸려 2남4녀를 두었다. 6.25전쟁 통에 남편을 잃고 재혼한 지금 부인도 이번 상봉에 대해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고.

▲ 개별상봉을 위해 북측 가족들이 외금강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북측 상봉단 가족들이 남측 가족에게 전달할 선물을 들고 들어서는 모습. 저 멀리 금강산 봉우리가 우뚝하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추가-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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