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0차 이산가족 상봉 2차 방문단이 23일 오후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 집결했다. 이들은 24~26일, 2박3일 간 북측 가족을 만나기에 앞서 이곳에서 이산가족 등록 및 방북교육 등 절차를 밟는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제20차 이산가족 상봉 2차 방문단이 23일 오후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 모여 상봉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22일까지 상봉을 마친 1차 상봉단에 이어 이번 2차 방문단은 90가족 255명으로 구성되었으며, 24일부터 26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북측 가족 188명을 만날 예정이다.

1차 상봉단과 마찬가지로 이들 2차 방문단 역시 23일 한화리조트에서 이산가족 등록과 방북 교육 등의 절차를 밟고 하룻밤을 묵는다.

집결시간은 오후 2시이지만 두 가족은 전날 미리 와서 숙박을 했으며, 이날 오전 9시께부터 가족들이 찾아와 오후 4시 마감시간을 1시간 앞둔 3시까지 두 가족을 제외한 88가족이 모두 도착했다.

지난 1차 상봉단에 비해 연령대가 높은 이번 2차 방문단은 휠체어를 타고 입장하는 경우가 많았고 보청기를 신청한 가족도 전체 90가족 중 31가족에 달했다.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한적 공동으로 구성된 의료진 데스크에는 1시간 동안 고령 상봉자 10여명이 방문해 주로 혈압·체온·소화불량 등을 호소했다.

북측 3명의 여동생을 보러 가는 조순전(83) 할머니는 1차 상봉행사를 여러 차례 보고 왔다며, “심경을 이루 말할 수가 없고, 여동생들이 살아있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특히 조 할머니는 지난 18일 KBS의 이산가족 특집 방송을 통해 1.4 후퇴 때 헤어진 조카 장순근(68)씨를 65년 만에 만나는 겹경사를 맞았는데, 이날 한화리조트에 나온 장씨는 취재 중인 기자들에게 “다음엔 나도 좀 올라갈 수 있게 기자들이 잘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장씨는 지난 18일 TV를 통해 흘러나오는 조 할머니의 사연을 듣다가 조 할머니가 말하는 언니의 이름이 돌아가신 어머니의 이름과 같고 고향과 헤어진 사연이 모두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고 KBS에 연락해 이모·조카 사이임을 최종 확인했다.

이번에 조 할머니를 모시고 동행하는 아들 홍용기(61)씨는 “이종사촌도 65년 만에 만나고, 북한에 있는 이모 셋도 만나게 된 걸 보니 올해는 좋은 일만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상봉가족 중 최고령인 이석주(98)할아버지는 북쪽 아들과 손자를 만나러 가면서 큼지막한 가방에 양복·와이셔츠·넥타이·신발·양말 풀 세트를 다 장만해 눈길을 끌었다.

아버지를 모시고 동행하는 딸 이경숙(57)씨는 “원래 아들 것만 샀는데 최근 손자 것도 사라고 해서 함께 샀다”며, 크기는 아버지에 맞췄고 색깔은 아버지가 기억하기에 아들이 좋아했던 하늘색, 손자는 흰색으로 골랐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게 부모님의 사랑인 것 같다”면서, “우리 가방이 제일 큰 거 같은데 아들·손자 옷들이 다 밑에 깔려서 구겨지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고 안절부절 못했다.

이번 2차 상봉단은 24일 오전 8시 30분 속초를 출발해 고성에 있는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금강산 입구의 북측 CIQ를 거쳐 금강산에 도착한다.

상봉단은 1차 때와 같이 24일 오후 3시(이하 현지시간, 서울시간 3시 30분) 금강산호텔에서 2시간에 걸쳐 북측 가족들과 첫 단체상봉을 갖는다.

이후 첫날 오후에는 북측이 마련한 환영만찬을, 둘째 날인 25일에는 오전 9시부터 개별상봉, 공동중식, 단체 상봉, 마지막 날인 26일은 오전 작별상봉을 갖는 등 총 6회에 걸쳐 각 2시간씩 모두 12시간에 걸쳐 상봉을 하게 된다.

이번 2차 상봉은 둘째 날 오전 개별상봉이 이뤄지는 외금강호텔을 제외하고 모두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다.

▲ 그도 한때 모래도 씹어 삼켰을 강건한 청년이고 어머니, 아버지의 귀한 자식이었을 터. 휠체어에 지팡이, 보청기를 사용해야 하는 고령 이산가족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60여년 세월을 헤어져 살아온 민족의 비극이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가방 가득 챙긴 선물은 다시 만날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다. 몇날 며칠을 이리 저리 담아 봤지만  구겨질새라 다시 열어 보고 챙기게 된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이 사진은 북의 가족에게 보여줄 사진이니... 평소엔 안 바르던 립스틱도 정성껏 바르고 옷깃도 한번 더 여미고, 한껏 단장을 한 후 사진을 찍는다. 가족앨범을 제작해 주는 LG유플러스 부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인근 속초·양양·고성 등에서 모인 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자 380여 명이 2차 상봉단의 이산가족 등록을 돕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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