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0차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가 20일 금강산지역에서 시작된다.
꿈에도 그리던 북측 가족을 만나기 위해 남측 96가족 389명의 상봉단은 이날 오전 8시 37분 버스 편으로 속초 한화콘도를 출발해 금강산지역으로 향했다. 북측에서는 96가족 141명이 금강산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상봉단 중 두 명은 단체 버스가 아닌 구급차를 타고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에서 온 오빠 김형환(83) 씨를 만나기 위해 나온 남측 여동생 김순탁(77) 할머니는 천식 증세가 악화돼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채 구급차를 탔으며, 북측 오빠 염진봉(84)씨를 만나러 온 염진례(83) 할머니도 허리디스크 증세가 악화돼 구급차를 이용했다.
지원인력 및 취재진을 태운 차량과 구급차 5대를 포함해 총 33대의 버스가 출발했으며, 1호차에는 이번 상봉단 단장인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탑승했다.
전날 이곳에 도착해 상봉 가족들을 위로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날 출발 한 시간 전부터 버스를 타는 이산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출발할 때까지 배웅했다.

이날 오전 10시 46분(서울시간 11시 16분, 이하 평양시간) 북측 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한 남측 96가족 389명의 상봉단은 12시께 수속절차를 마치고 12시 55분 오찬 장소인 온정각 서관에 도착했다.
컨테이너 가건물로 만들어진 북측 CIQ에서는 4개 창구를 통해 북측 직원이 남측 상봉단과 동반 가족을 한명씩 통과시키면서 체온을 체크하고 검역신고서와 세관신고서를 제출받았다.
그러나 북측 CIQ에서 남측 기자단 29명이 소지한 노트북 컴퓨터를 전수 조사하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기자단은 오후 1시 30분이 되어서야 이산가족 면회소에 도착했다.
북측은 이 과정에서 남측 연락관을 통해 전수조사를 마친 후 오후 3시까지 숙소로 노트북을 가져다 주겠다고 통보해 왔으나 기자단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 결국 전수조사가 끝난 후 노트북을 가져가는 것으로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남측 동해선 출입사무소에 도착한 상봉단은 북측 CIQ로 출발하는 10시 50분을 기해 전체 시각을 서울보다 30분 늦은 ‘평양시간’으로 변경했다.
왕복 2차로의 7번 국도를 따라 시속 30~40km로 서행하던 버스가 오전 10시 30분(이하 평양시간) 비무장지대(DMZ)를 통과하고 8분 후 휴전선 남측 통문 앞에 잠시 정차하자 화기애애하던 버스안은 정적이 흘렀다.
상봉단은 이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단체 상봉을 하고 저녁 7시부터 2시간 동안 같은 장소에서 남측 주최의 환영만찬을 진행할 예정이다.
(추가, 1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