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67주기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전남연합합동위령제’가 10월 8일 전남 영암에서 전국의 유족과 군민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사)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전남연합유족회(회장 장재수, 이하 ‘전남유족회’)가 주최한 ‘제67주기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1회 전남연합합동위령제’가 10월 8일 오후 전남 영암에서 전국의 유족과 군민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전국 17개 광역단체 차원으로는 처음 열린 이날 위령제는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영무와 천도의식 등 1부 식전행사에 이어 전통제례와 인사말, 경과보고와 내빈 추도사, 추모시 낭송과 추모노래, 결의문 낭독, 헌화 및 분향 순으로 2부 추모의식이 진행되었다.

장재수 전남유족회장과 김광년 전국유족회 공동대표의장, 전동평 영암군수는 인사말과 추도사를 통해 전국에서 모인 유가족들에 감사를 표하고,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의 진실규명과 명예회복, 위령사업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이낙연 전남도지사 역시 추도사에서 “전남도의회가 올해 2월 관련 조례를 제정함에 따라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과 유해 발굴 및 평화공원 조성 등 각종 지원사업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며, “전남의 각 시ㆍ군이 위령탑 건립, 추모공원 조성 등 명예회복과 위령을 위한 조치들을 조속히 취해 주길 바라고, 도에서도 그런 사업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05년 출범한 진실화해위원회가 2010년 미완의 활동을 종료한 이래 2012년부터 여야 의원들이 추가 발의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 일부개정 법률안’ 등은 기약 없이 계류되어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최근 충남과 서울시 등 지자체 단위의 위령사업 지원조례 제정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전남의 첫 합동위령제를 계기로 유족들의 숙원인 추가 특별법 제정을 통한 진실규명과 각종 위령·지원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 전통제례를 진행하는 전남 지역 유림들.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민간인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올리는 유족회원들.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합동위령제가 열린 영암군 실내체육관.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인사말과 추도사를 하는 장재수 전남유족회장(왼쪽), 김광년 전국유족회장.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희생자들의 진실규명과 해원, 진정한 국민통합을 전남에서 시작합시다.” 추도사에서 유족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는 이낙연 전남도지사(왼쪽)와 전동평 영암군수.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밥과 술, 꽃을 뿌리며 혼령들을 불러 모은 김준태 시인이 긴 추모시 <70년 제사.성사에 바쳐 올리는 진혼의 시>를 낭송해 식장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김 시인은 광주항쟁 직후인 1980년 6월 2일 <전남매일신문>에 발표한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로 교사에서 해직되고 고초를 겪었다.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섬집아기’, ‘오빠생각’과 ‘산동애가’ 추모노래를 부르는 문선영 가수.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결의문을 낭독하는 한국전쟁유족회 한승주 기획팀장(가운데)과 고석봉 고창유족회 총무.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결의문 일부〕
1. 정부와 국회는 빠른 시일 내에 미신청유족, 유해발굴, 배·보상, 특별법을 제정하라!
1. 정부와 국회는 빠른 시일 내에 추모공원 조성, 위령사업 지원 등을 이행하라!
1. 진실규명과거사위원회의 결정사항 이행을 촉구한다!
1. 끝으로 우리 유족들은 특별법 제정을 위해 온몸으로 매진할 것을 다짐한다!

▲ ‘특별법 제정’과 ‘위령사업 지원’ 등을 촉구하는 유족회원들.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헌화, 분향하는 유족회원들.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전남북유족회와 전국유족회 임원진, 유족회원들의 기념사진.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식장 전면에 걸린 전남 지역 22만 명의 민간인희생자 신위. 영암에서만 인구 16만 4천 중에 4분의 1이 무리죽임을 당했다 한다. 여수·순천, 진도 등 참혹한 학살의 아픔이 신위 하나 하나에 배어 있다.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진실규명 명예회복 특별법을 제정하라!”, “전쟁과 학살의 나라에서 인권과 평화의 나라로!” 유족들의 염원.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추모시 일부〕
70년 제사·성사에 바쳐 올리는 진혼의 시
                                               - 김준태

넋이여 산이라면 산을 넘어
강이라면 강을 넘어 넋이여 원통한
넋들이여 그대들은 죽지 않았습니다
기러기 떼를 지어 날아오는 이 가을
아 그대들은 살아있습니다

여기 앉아 있는 사람들의 심장 속에
가슴 속에 손목에 잡혀지는 맥박 속에
떨리며 반짝이는 검은 눈동자 속에
그대들은 살아있습니다
...
넋이여 넋이라면 고운 넋들이여
통곡하라 통곡하라 통곡하라
울부짖어라 울부짖어라 울부짖어라
그리고 마침내 가슴을 풀어 하얀옷 풀어
하늘로 하늘로 날아라
승천하라 승천하라 승천하라
...
이승에서 죽으면 저승에서 살리고
저승에서 죽으면 이승에서 살리고
넋이여 넋이라면 고운 넋들이여

산 자가 죽은 자를 일으켜 세워야
죽은 자가 산 자들을 일으켜 세워준다
...
오늘, 그대들의 넋은 아아 하얀 육신과 혼백은
우리들의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살아서 뜁니다
세상천지 꽃처럼 피어나 새처럼 날아오릅니다

넋이여 넋들이여 평안하소서
온 누리에 가득히 평화를 누리소서!
 

 <추모곡> 잠들지 않는 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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