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이뤄진 합의를 북측은 어떻게 평가할까?

북측의 입장을 대변해 온 <조선신보>가 26일 ‘북남 고위급 접촉과 8.24합의를 이끌어낸 영도술’이라는 해설기사에서 “화를 복으로 전환시킨 일대 반전극은 북의 영도자가 내린 사생결단에 의해 마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8.24합의는 무력충돌을 회피하려는 힘에 의하여 남측당국의 반북대결노선을 파탄내고 민족대화의 새 국면을 열어놓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결단에 의해 8.24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신문은 기사 중간에 “전쟁위기의 발생으로부터 8.24합의 도출에 이르는 과정에서 두드러진 것은 그 어떤 도발에도 끄떡하지 않는 북의 단호한 입장과 국면전환을 주도하는 대범한 행동방식”이라면서 “‘공격형의 영장’이라고 일러지는 최고영도자의 의지가 관철된 것”이라고 주장해 이 같은 평을 뒷받침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두 가지 면에서 남측의 일반적인 평가와는 다른 평가를 내놨다.

하나는 합의문 제1항의 ‘남북 당국자 회담 재개’다.

신문은 제1항과 관련 “그동안 북측은 북남관계 개선을 위해 끈질기게 노력해왔”고 “남측당국은 긴급접촉에 임하기 전까지 동족대결 노선을 집요하게 추구하여왔다”고 대비시켰다.

이에 신문은 “8.24합의는 북측의 일관한 입장이 관철되고 남측의 그릇된 태도가 시정된 결과 나온 것”이라면서 “눈앞에 닥쳐온 전쟁의 위기가 남측당국에 변신의 기회와 명분을 주었다”고 보았다.

즉, 이번 합의는 북측의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일관된 입장이 관철된 것이고, 남측은 이에 맞춰 변신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신문은 “미국과 남조선의 합동군사연습이 강행되고 전선지대에서 무력충돌의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을 때에 북남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처음 되는 일”이라고는 “군사적 대립의 격화는 미국이 북남문제에 부당하게 간섭하는 구실을 준다. 8.24합의는 여기에 쐐기를 박았다”고 강조했다.

다른 하나는 이번 군사적 긴장 격화를 누가 먼저 일으켰냐 하는 점이다.

신문은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가 없었더라면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는 조성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신문은 “남측언론은 북이 일부러 긴장을 고조시킨 다음 국면타개의 출로를 찾는 ‘벼랑끝전술’의 차원에서 ‘지뢰도발’을 하였다는 황당무계한 줄거리를 유포하였으나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라고 남측에서 도는 일반적인 견해를 부인했다.

신문은 “이번에 전쟁의 도화선으로 되었던 것은 대북 심리전 방송”이라고는 “11년간 중단되었던 방송을 이 시점에서 재개한 것은 남측당국”이라며 이번 군사적 긴장의 원인으로 남측을 지목했다.

신문은 한미 합동군사연습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 훈련,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과 북측을 향한 수십 발의 포탄 발사 대해 북측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가 소집되고 전선지대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함에 대한 최고사령관 명령이 하달되었다”고 상기시키고는 “남측당국의 예상을 벗어난 대응이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계속해서, 신문은 “북측은 시간을 두지 않고 북남 고위급 긴급접촉에 관한 파격제안을 내놓았다”면서 “사태진전에서 완전히 수세에 빠진 남측당국은 제안에 호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남북 고위급 접촉이 열렸고 “북측은 결사항쟁을 위한 만단의 체제를 갖추어놓고 ‘대화냐 대결이냐’, ‘평화냐 전쟁이냐’의 양자택일을 들이댄 것”이라면서 결과가 북측의 의도대로 진행됐음을 시사했다.

신문은 기사 말미에서도 “43시간의 마라톤협상의 결과 도출된 북남합의는 우연히 나오지 않았다”면서 “무쇠와 같은 담력을 지닌 영도자의 지략과 영군술의 결실”이라고 거듭 공을 김 제1위원장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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