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은 서부전선에서 벌어진 포격으로 인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 22일 오후 판문점에서 북측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당 비서가 참석하고 남측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참석하는 2+2고위급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2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남과 북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 관계 상황과 관련하여 우리 시간 오늘 오후 6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우리 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의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당비서관 접촉을 갖기로 오늘 오후 합의했다”고 밝혔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지난해 10월 4일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최룡해, 김양건 당 비서 등과 방남해 김관진 안보실장을 만난 바 있고, 홍용표 장관은 당시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배석했다.
김 제1차장에 따르면, 북측은 21일 오후 4시께 김양건 당 비서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김 비서와의 접촉을 제의해 왔으며, 이에 대해 남측은 같은 날 6시께 김 실장 명의로 김 비서가 아닌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접촉에 나오라는 수정 통지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북측은 22일 오전 9시께 황 총정치국장과 김 비서가 나오겠다고 하면서 남측에서 김 실장과 홍용표 장관이 나올 것을 요청해 왔고 우리 측이 이를 수용해 이날 오후 6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북측과의 접촉을 가질 것을 제의한 후 북측이 이를 수용해 합의에 이르게 됐다.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남측의 최종 제안은 22일 오전 11시25분께 김 실장 명의로 보냈으며, 12시 45분 북측도 동의해 왔다.
김 제1차장의 브리핑 후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6시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되며, 회담 후에 통일부 장관이 통일부에서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사진과 영상은 통일부에서 배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만남은 형식으로 볼 때 약간의 비공식적인 성격을 띄는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의제까지 논의된 상황은 아니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관계 상황과 관련한 대부분의 내용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먼저, 현안이 된 지난 4일 군사분계선(MDL)에서 발생한 지뢰폭발 사건과 이 때문에 시작된 확성기 방송 재개, 20일 포사격 등이 우선적으로 의제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남측이 원하고 있는 이산가족 상봉과 DMZ 세계평화공원 건립, 북측이 원하고 있는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관광 해제 등을 비롯해 양측의 공동관심사인 철도.도로 연결 등 여러 문제도 폭넓게 다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특히 북측이 먼저 고위급 회담을 제의했고, 황병서 총정치국장을 지목한 남측의 요구를 수용한 점으로 미루어 북측이 유연하고 적극적 자세를 보일 경우 남북관계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겹쌓여온 불신과 높은 현실적 장벽을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며, 한 번의 고위급 회담으로 현안들을 일괄타결하기 어려울 경우 후속회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 1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