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5일 오전 93세의 노구를 이끌고 18명의 수행원들과 함께 방북 길에 올랐다.
이희호 여사는 이날 오전 9시 20분께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수십 명의 환영객들과 일일이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고 미리 나와 있던 수행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한 후 곧바로 출국장으로 향했다.
이 여사는 이스타항공편으로 서해직항로를 이용해 평양에 들어가며 당초 일정대로라면 오전 10시에 김포공항을 이륙해 11시께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한다.
이날 공항에는 오전 8시부터 취재진들이 미리 진을 치고 있었으며, 9시께 이 여사의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 부부를 시작으로 박지원 의원, 전병헌 의원,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 환송 인사들이 속속 도착했다.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인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은 이번 방북 수행단 단장 자격으로 취재진 앞에서 출경 보고를 했다.
김 단장은 이번 이 여사의 평양방문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과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이후 세 번째라며, “특별히 이희호 여사께서는 우리 민족이 분단 70년에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6.15정신으로 화해·협력하면서 사랑하고 평화롭게 서로 왕래하면서 사는 민족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평양에 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이 여사는 이번 자신의 평양방문을 계기로 앞으로 계속해서 대화와 왕래와 교류협력의 길이 열리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이번 이 여사의 평양방문을 초청하고 허락해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박근혜 대통령, 그리고 많은 성원을 보내준 국민들에게 두루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평양에서 돌아오는 8일에는 이 여사가 직접 방북 보고를 할 예정이다.
이 여사가 평양을 방문해 있는 동안에는 북측의 협조로 숙소인 백화원초대소와 묘향산호텔에 직통 전화 및 팩스가 개설돼 통일부와 정기적으로 소식을 전하고 급한 연락도 나눌 수 있게 됐다고 김 단장은 덧붙였다.
박수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대중평화센터 측 요청으로 김대중평화센터 측과 통일부 간에 연락망이 구축돼 있다고 확인하고 “특이사항 이런 것들이 발생할 경우에 우리가 소통을 하기 위해서 마련한 핫라인”이라고 말했다.
최경환 공보실장은 방북기간 중 김정은 제1위원장과의 면담 가능성에 대해 묻자 “가봐야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대답했다. 이 여사의 건강에 대해서는 “건강하시니까 모시고 갈 수 있는 것 아니겠냐”며 별 문제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포공항에는 연평해전 당시 전사자 가족임을 주장하는 일부 시위대가 소란을 피웠으나 별다른 불상사는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