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경대 민주평통 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27일 미국 버지니아 소재 미 해병대 박물관에서 진행된 '장진호 전투' 기념비 건립 기공식에서 15만달러의 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말 가장 치열하고 상징적인 전투였던 ‘장진호 전투’를 기념하는 기념비 건립 기공식이 27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Quantico) 소재 미 해병대 박물관에서 진행됐다.

기공식에는 당시 참전 해병 20여명과 함께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황원균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장, 최완근 국가보훈처 차장,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정전협정 62년을 맞아 이날 착공된 기념비는 내년 5월 완공될 예정. 기념비는 8각 모양으로 아랫단을 만들고, 그 위에 장진호 전투 당시 미 해병들이 후퇴 작전을 진행한 함경남도 장진군 고토리 지역에서 떠오른 별과 그 빛이 퍼져나가는 모습을 상징하는 '고토리의 별'이 장식된다고 한다.

국가보훈처와 민주평통에 따르면, 올해 장진호 전투 65주년을 맞아 당시 전투에 참전한 미 해병대 노병들은 앞서 기념비 추진위원회를 구성, 총 소요 예산 60만 달러 가운데 30만 달러를 모금한 후 나머지 건립 기금에 대해 한국 정부 등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국가보훈처는 기념비 건립을 위해 예산 1억5천만 원을 기념비 추진위원회에 전달했으며, 내년 완공 때까지 나머지 1억5천만 원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 지원과 별도로 민주평통 미국 달라스협의회와 민주평화통일지원재단은 민간 차원의 성금으로 15만 달러를 모금했다.

이 성금은 기념비 건립과 함께 제막행사 및 부대시설 마련에도 쓰일 예정이라고 한다.

현 수석부의장은 이날 민주평통과 민주평화통일지원재단이 모금한 성금 15만 달러를 참전 해병들에게 전달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이번에 건립되는 기념비가 전 세계에 한미동맹과 장진호 전투를 소개하는 상징물이 될 것”이라며, “통일이 되면 장진호 호숫가에 더 멋진 기념비를 세우고 오늘 행사를 준비해주신 캐리 장군, 옴스테드 장군을 비롯, 생존 참전 군인들을 모시고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싶다. 그 때까지 참전 용사들이 모두 생존하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처드 캐리 미군 예비역 중장은 환영사에서 “우리는 장진호에서 1만 8천명으로 12만 명의 중공군을 상대해야 했다. 중공군 리더는 ‘미 해병 1사단을 모두를 파괴하면 미군들은 손을 들고 떠날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면서 “이제 남한은 자유를 누리고 경제적으로 대국이 돼 주도적으로 통일을 준비하고 있지만, 북한은 가난하고 배고프고, 독재에 처해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완근 국가보훈처 차장은 “장진호 전투는 위대한 승리이자 흥남철수 작전에서 10만 명의 피난민을 데려온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이 기념비 건립을 통해 한미동맹의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26일 장진호 전투는 미 해병 1사단 2만여명이 전멸되다시피 한 ‘패전’이었는데, 이를 ‘승전’으로 둔갑시켜 기념비를 세우려는 미국의 모습도 어처구니가 없지만 여기에 자금을 바치는 것은 ‘친미사대의 극치’라며 비판했다.

장진호 전투는 한국전쟁 중인 1950년 11월 26일부터 12월 13일까지 미 해병 1사단 1만2천명 이 함경남도 장전호반에서 강계시를 점령하려는 작전을 펼치던 중 잠복해 있던 중국인민지원군 12만 명에 포위되어 4천500여명이 사상당하는 전멸 위기에 빠졌다가 함흥을 통해 후퇴에 성공한 작전.

당시 뉴스위크는 이 전투를 일컬어 ‘진주만 피습 이후 미군 역사상 최악의 패전’이라고 혹평한 바 있으나, 12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민지원군의 포위를 뚫고 그들의 남하를 저지하며 훗날 1.4후퇴라 불리는 함흥 철수에 성공해 약 20만명의 군인과 민간인이 탈출한 것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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