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이 한국에 망명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

최근 일부 국내 언론이 보도한 북측 고위급 인사의 망명설과 관련해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14일 외신기자 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이같이 공식 부인했습니다. 이는 남측 언론의 오보를 사실상 인정한 것입니다.

남측 언론의 북측에 대한 오보는 통상 남북관계가 어려울 때 많이 발생합니다. 남북관계가 꽉 막힌 최근 남측에서 북측에 대한 온갖 억측이 나돌았습니다. 북측 고위급 인사의 망명설은 ‘박승원 인민군 상장(남측 중장)의 망명설’과 ‘노동당 39호실 간부 3명의 망명설’ 등입니다. 남측 언론은 이들 망명 인사들이 국내에 들어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예년과 달리 북측의 대응이 빠르고 단호했습니다. 남측에서 북측 인사의 망명설과 처형설이 나돌자 북측은 7월 8일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공개적으로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한마디로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입니다.

‘망명설’과 관련, 통신은 “남조선의 보수언론들이 ‘탈북자’ 감투를 씌워놓은 그 장령은 지금 이 시각에도 마식령스키장을 우리 인민의 행복의 웃음꽃이 넘쳐나는 곳으로 더 잘 꾸리기 위한 건설사업을 현장에서 지휘하고 있다”고 변호했습니다. 남측 언론이 망명자로 지목한 박승원 상장이 마식령스키장에서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처형설’과 관련, 통신은 남측 통일연구원의 ‘북한인권백서’ 등에서 언급된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한 북측 내 공개처형 행태에 대한 전언에 대해서도 “‘량강도 소식통’이라고 포장하여 불어대는 그 누구의 ‘처형’설 역시 모략적인 궤변”이라고 성토했습니다.

북측의 대응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본격화됐습니다. 특히, 북측은 7월 11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을 통해 김정은 제1위원장의 평양대경김가공공장 현지지도 소식을 전하며 “황병서 총정치국장, 서홍찬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리재일·전일춘 당 제1부부장, 조용원 당 부부장이 수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보도의 핵심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의 실장으로 알려진 전일춘 당 제1부부장의 등장입니다. 이는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북측은 왜 언론을 통해 전일춘 실장을 1년 7개월 만에 등장시켰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남측 언론이 ‘노동당 39호실 간부 3명 망명설’을 떠들기에 그 책임자를 등장시켜 ‘이상 무(無)’를 시위한 것입니다.

남측 언론의 북측에 대한 오보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남측 언론이 북측의 사정에 대해 입맛대로 쓰는 이유는 북측의 속살을 그 누구도 제대로 알 수가 없다는 점에 기인합니다. 진실을 알 수 없기에 ‘내 맘대로 쓰고’, 틀리면 ‘아니면 말고’ 식이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남측이 오보를 냈어도 북측이 이를 따지거나 바로 잡을 조치를 취하지 않은 탓도 기여를 했을 것입니다. 북측은 남측 언론이 사실관계가 틀린 보도를 할 경우 남측이 알아서 처리할 일이지 북측이 나서 정정해 줄 필요가 없다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남측 언론의 오보에 대한 북측 태도에 변화가 생긴 듯합니다. 앞에서 밝혔듯이 남측 언론의 ‘박승원 상장 망명설’과 ‘노동당 39호실 간부 3명 망명설’ 등에 대해 강력한 제동을 걸고 나온 것이 그 사례입니다. 이는 향후 남측 언론의 오보에 대해 북측이 적극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신호입니다. 북측의 달라진 대응에 남측 언론이 경각심을 가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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