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유엔북한인권서울사무소'가 23일 오후 문을 열었다.

이날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 9층에서 열린 개소식에는 주최자인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UNHCHR)를 비롯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등 외빈들이 참석했다.

▲ 자이드 유엔인권최고대표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자이드 대표는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이 동북아 지역에 개설한 북한인권 관련한 첫 현장사무소"라며, 지난해 2월 유엔북한인권조사위(COI) 보고서의 권고를 반영한 지난해 3월 유엔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사무소는 COI와 유엔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해온 업무와 중요한 성과를 바탕으로 북한 인권 문제를 감시하고 기록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향후 책임소재 규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유엔 회원국 기관 및 시민사회와도 기술협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이드 대표는 이어 시네 폴슨(Signe Poulson, 덴마크) 초대 소장을 비롯한 서울사무소 직원들을 소개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오늘 북한인권사무소 개소는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개선 노력에 있어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인권사무소는 그 어떤 정치적 의도나 숨겨진 아젠다가 있을 수 없다"며 "모두가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무소의 기능에 대해서는 △북한인권 상황을 감시하고 기록하는 정보처리기관으로서 기능, △북인권상황에 대한 인식 제고하고 전세계 인권옹호론자들, 유관 이해관계자들과의 네트워킹을 증진시키는 촉매로서의 기능, △북한주민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기여자로서의 기능, 세가지로 정리했다.

윤 장관은 "이런 노력에 있어 여타 유엔기관과 국제사회는 의심의 여지없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 것"이라며 "우리 정부 역시 그러한 노력을 아끼지 아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사흘 일정으로 공식 방한한 자이드 대표는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 박물관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이 2004년에 개관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보도를 통해 "서울에 그 무슨 '북인권사무소'라는 문패가 달리는 순간부터 박근혜일당은 용서를 모르는 우리의 백두산총대의 첫번째 타격대상이 되어 가장 비참한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지난 20일 오후 이메일을 통해, '유엔북한인권사무소 개소'와 '군사 대치 상황'을 이유로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불참을 통보했다. 23일자 <조선중앙방송>을 통해서는 그간 '간첩 혐의'로 억류 중이던 남한 주민 김국기, 최춘길 씨에 대해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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