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살아있는 탄저균을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로 보낸 것과 관련, 주한미군 측은 탄저균 표본 실험훈련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해당 탄저균은 4주전 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한미군 측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탄저균 표본) 실험 훈련은 최초로 실시된 것으로 한미 동맹군 보호와 대한민국 국민 방어에 필요한 주한미군사령부의 역량 향상을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현재 실사용 되고 있는 장비와 새로 도입될 체계들을 운용해 현장에서 독극물과 병원균 식별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실험 훈련은 미국에서 한국으로 배송된 표본이 비활성 상태이며 유해하지 않다는 가정하에 균 식별 및 탐지역량 확인 용도로 사용됐다"며 "오산 공군기지의 합동 주한미군 위협인식 프로그램(the Joint United States Forces Korea Portal and Integrated Threat Recognition Program, JUPITR)의 일환인 생물방어 실험 훈련은 추가적인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전격 중단됐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8일 주한미군과 합동조사를 실시했다면서 해당 탄저균이 다음달 5일 'JUPITR'일환으로 개최될 유관기관 초청 시연회에서 유전자 분석장비(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소개를 위해 4주전에 반입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탄저균 샘플은 포자형태의 액체상태(1m)로 3중 포장된 뒤, 냉동처리돼 민간 배송업체인 페덱스(FEDEX)를 통해 배송됐다.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탄저균 샘플은 액체상태로 분말형태보다 감역력이 현저히 낮고 공기 노출 가능성이 적다고 평가했다.

이후, 탄저균 샘플은 오산기지 내 생물안전등급인 BSL-2급 실험실 냉동고에 보관, 지난 21일 해당 시설 내 생물안전작업대(BSC)를 이용 최초 해동된 뒤, 중합효소연쇄반응 전처리 작업에 사용됐다.

그러나 지난 27일 미 국방부로부터 해당 탄저균 샘플이 생존해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폐기하라는 통보를 받았고, 이에 주한미군 51비행단 긴급대응팀이 미국 질병관리센터(CDC) 폐기 규칙에 따라 탄저균의 생균주 진위확인없이 무조건 폐기했다고 질병관리본부가 전했다.

주한미군 측에 따르면, 미 공군 5명, 미 육군 10명, 미 육군 군무원 3명과 오산공군기지 내 합동 주한미군 위협인식 프로그램 소속 4명의 미국 계약요원 등 22명이 훈련에 참가했다.

그리고 해당 훈련 도중 탄저균이 활성상태인 것을 확인, "탄저균 표본은 표백제에 완전히 담가 폐기했고, 시설내 모든 표면을 한군데도 남김없이 닦아내는 방식으로 살균했다"고 밝혔다.

또한, "오산 내 또 다른 격리실험실에서 운용하는 정밀한 유전자 탐지와 실험 절차, 규정에 따라 살균의 완전 완료를 확인했다"면서 "현재 한국 국민과 오산 공군기지 내 군인, 그 가족들에게 이번 실험 훈련에 따른 어떠한 추가적 위험은 없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도 주한미군 측이 탄저균 포장이 개봉된 오산기지 내 실험실을 미 보건복지부 및 미 육군감염병연구소 규칙에 따라 2단계 제독을 시행했으며, 제독 확인을 위해 24시간 이후 공기포집을 통해 실험실 내 탄저균 검출 시험 결과 음성으로 판정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당 실험실은 잠정 폐쇄된 상태다.

그리고 해당 훈련에 참여한 22명 중 탄저백신 미접종자 15명에게 백신을 접종했고 시프로프로사신 항생제를 투여, 현재 감염 증상자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질병관리본부가 전했다.

주한미군 측은 "지난 27일 한국 정부에 이번 사안에 대해 즉시 통보했고 주한미군이 취한 즉각적인 대응에 대해서도 알렸다"며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와 기타 정부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조해 조사가 진행 중이며 한국 정부와 지속적으로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런스 오샤너시 미 7공군사령관은 "샘플을 발견 즉시 폐기 처분한 주한미군 대응팀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며 "현재 일반 국민에게 어떠한 위협 요소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도 미측과 협조해 생물학 작용제 유입시부터 검역 및 통보절차 정립, 공조체제 등 법적.제도적 보완을 통해 유사시 방지대책을 강구하고 외교.국방부 등 관계부처와 협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통합위협인식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모른다"며 "북한이 탄저균을 대량보유한 것은 확실하고 생물학 무기는 위험하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고 대처하는 절차를 연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리고 주한미군이 탄저균을 들여오는 문제에 대해서는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고위험 병원체 반입허가 등에 대한 사전 신고절차가 있다"면서도 "죽은 물질은 신고의무가 없다. 비활성화 탄저균은 신고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즉, 지난 2001년 1월 이후 동.식물, 질병 해충 국내 반입시 신고하고 합동검역을 실시해야 한다는 SOFA 규정에 따라 비활성 탄저균은 신고대상이 아니며, 이는 보건복지부가 담당한다는 것이다.

이에 주한미군 측이 'JUPITR'의 생물식별능력 세트 이용을 통한 모의훈련은 불활화된 상태의 탄저균 샘플을 이용할 계획이므로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21조 '고위험병원체의 분리 및 이동 신고'에 해당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사후 통지했다고 질병관리본부가 밝혔다.

한편, 샹그릴라 대화를 위해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는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데이비드 시어 미 국방부 아태차관보는 29일 오는 30일에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탄저균 배달문제를 긴급의제로 상정하기로 합의했다.

(추가,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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