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곤 / 6.15산악회 회원

 

▲ 6.15산악회가 5월 산행으로 강원도 춘천의 강촌에 있는 검봉산엘 올랐다. 권오헌 회장의 사진은 산상강연 모습. 사진제공-6.15산악회]

오늘은 국제여성평화단체 '위민크로스DMZ(Women Cross DMZ, 아래 WCD)'가 남북 비무장지대(DMZ)를 건너서 평화의 메시지를 안고 남쪽에 들어선 날이자 천안함 사건으로 남북관계를 악화시킨 5.24조치가 시행된 지 5년째 되는 날이다.

참으로 평화와 대결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우리는 평화와 통일의 염원을 안고 강원도 춘천의 강촌에 있는 검봉산(530m) 산행을 시작하였다.

검봉산(劍奉山)은 봉우리가 검(劍)처럼 세워져 있다고 붙여진 이름이며 북쪽으로 한강 건너편에 삼악산이 있고 남쪽으로 봉화산이, 그 왼편으로 남이섬이 위치하고 있다.

우리는 강촌역에서 회원들의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하여 3개조로 편성하여 A팀(주력17명)은 역에서 왼편 도로를 따라 검봉산 능선까지 직선으로 올라 정상에서 문배마을 방향으로, B팀(7명)은 구곡폭포에서 문배마을 쪽으로, C팀(5명)은 차량으로 문배마을까지 이동해서 문배마을 삼거리에서 모두 합류하기로 하였다.

▲ 검봉산 등산 지도. [사진제공-6.15산악회]

주력인 A팀은 육체적 능력과 속도가 좋은 것만큼 권오헌 선생님(회장)을 따라서 신속히 이동하여 검봉산자락에 붙어 오르기 시작하였다.

경사지가 60도에서 70도 되는 가파른 오르막길에서는 멧돼지가 훑어 지나간 흔적도 보였지만 이 길로는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은 것처럼 수풀이 우거져있었고 우리만 오르고 있었다. 백전노장이신 유기진 선생님(91세)을 비롯한 회원들은 능선까지 무사히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정상으로 향하하였다.

▲ 리정애 회원이 산행 도중 울창하게 밀집해 있는 잣나무를 배경으로 찰칵. [사진제공-6.15산악회]

중간에 찬란한 햇빛을 받으며 울창하게 서있는 잣나무송들이 너무 좋아서 권오헌 선생님이 김재선 총대장에게 우리 사진 한 장 남기자고 하신다. 회원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한 것을 보고 우리 리정애도 빠질 수 있으랴.

정상에 올라 가장 멀리 보이는 화악산과 가까이 있는 삼악산을 비롯한 조국의 산하들을 그윽히 부감하면서 표식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문배마을로 향하였다.

▲ 검봉산 주위 산들이 표시되어 있다. [사진제공-6.15산악회]

구곡폭포 입구에서 오른쪽 능선 길로 들어서 40여분 정도 오르면 산 정상처럼 보이는 분지마을(2만여평)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바로 문배마을이다. 6.25전쟁 때 영화 동막골처럼 전쟁의 상처를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는 2백여년 정도 되는 전형적인 화전민마을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10여 채가 남아있는데 모두 음식점으로 상업화되어 있다.

B팀이 바로 구곡폭포 쪽에서 올라 문배마을 삼거리에서 먼저와 있던 C팀과 그리고 우리와 함께 즐겁게 상봉하였다.

모두들 무사히 만나 반가웠고 서로 가파른 언덕을 넘어 힘들었지만 모두들 모이니 너무들 좋아 하였다.

언제나 다정한 누이처럼(나한테만 악마?) 모든 살림살이를 잘 이끌고 있는 윤경 씨, C팀 차량운전을 하였던 익이, 615체육대회 준비위원장으로 한창 고생하고 있는 성룡이 형을 비롯한 많은 선생님들, 그외 모두들의 얼굴엔 5월의 화창하고 따뜻한 날씨만큼 웃음 가득 함박꽃이 피었다.

산행의 또 다른 즐거움은 맛있는 음식으로 반주와 함께 대화하며 식사하는 것이다. 서로가 싸가지고 온 여러 가지 음식들을 나누어 먹다보면 어느새 농담도 하고 사심 없이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서로를 이해하면서 단합의 의지를 높여 나가는 것도 우리 산행에서는 일상사이다.

그러나 우리 산행에서 산상강연만큼은 굉장히 중요한 요구이다.

권오헌 선생님께서 강연을 해주시었다. 선생님께서는 특히 남북관계를 중심에 두시면서 개성공단의 임금인상문제가 임시방편으로 해결되었지만 언제고 남북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것, 미국이 일본과 남측과의 각종 군사협정과 조약을 체결하여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고 위협하는 장본인으로 나서고 있다는 사실, 고고도요격미사일체계 싸드가 남측에 배치되면 남북관계와 주변나라들에 크나큰 악영향을 미친다는데 대하여, 615공동행사가 박근혜정부의 일방주의로 사실상 무산되고 있는데 대하여 준열히 규탄하시었으며, 그외 정세에 대하여도 명괘하게 해설해 주시었다.

▲ 검봉산 분지에 형성된 문배마을 전경. [사진제공-6.15산악회]

이제 문배마을을 돌아보고 구곡폭포 쪽으로 하산 할 예정이다.

문배마을의 호수가 이채롭게 있기에 우리는 여기를 한 바퀴 돌아보기로 하였다. 이 호수는 구곡폭포로 내려가는 물줄기를 형성하는 원천지이며 많은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리저리 놀아대는 물고기들을 감탄스레 쳐다보면서 저마다 감상하기 좋았다.

▲ 구곡폭포. 비가 안 내려 물줄기가 시원하지는 않았다. [사진제공-6.15산악회]

구곡폭포는 아홉 굽이를 돌아 들어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물리적 풍화가 잘 되지 않는 단단한 암석인 규암과 비교적 무른 암석인 편마암의 경계면을 따라 난 계곡에 발달한 폭포라고 한다.(사진4)

우리가 가보았을 때는 47m의 시원한 물줄기는 볼 수 없었지만 그 주위의 자연경관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어 좋은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이렇게 산행을 마무리하고 뒷풀이까지 좋은 하루가 되었지만 한편으로 올해가 우리 민족의 해방 70년이자 분단 70년이라는 뼈아픈 현실 앞에서 유배되었던 남이 장군처럼 가만히 있을 수 없고 바위에도 억세게 뿌리박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푸르름 바래지 않는 소나무의 절개를 자랑만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하기에 우리는 온 겨레의 숙원인 조국의 통일을 위하여 자주적 평화통일의 이정표인 615공동선언의 기치를 높이 들고 오늘도 내일도 더욱 힘차게 발걸음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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