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풀뿌리 시민이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주역’이라는 인식을 기반으로 Action for One Korea(AOK) 활동을 시작한지 만 3년이 되는 해이다. AOK는 온라인에서 먼저 출발했다는 점이 특이한데, 페이스북을 소통매체로 2012년 봄에 시작하여 실제 사람들이 얼굴을 맞대고 모이는 오프라인 조직이 된지는 올 4월이면 2주년이 된다.

AOK는 출범 당시 (1)이념을 초월한 시민참여형 운동 (2)세계인이 공감하는 지구촌 평화운동 (3)미래세대와의 소통을 통한 통일비전 설정이라는 목표가 있었다. 지난 2월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2015 신년모임은 이러한 가능성에 한발짝 다가간 느낌을 가질 수 있어서 뿌듯했다.

▲ 2월 12일 로스앤젤레스에서 AOK 2015년 신년모임을 가졌다. [사진 - 정연진]

▲ AOK 는 그간 한국의 여러 시민단체와 긴밀한 연대활동을 해왔다.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의 류종열 상임대표가 격려의 말을 영상으로 전해주었다. [사진 - 정연진]

이 날 프로그램은 올해의 활동계획과 소그룹 활동 안내에 이어 ‘세대 간의 공감’이라는 제목으로 대학생들의 신선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푸릇푸릇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젊은이들이 참여해 세대 간의 공감과 소통이 이루어졌다는 면에서 참석자들에게 무척 뜻깊고 고무적인 행사였다는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세 개의 대학생 그룹이 참가해 자신들의 활동을 소개했는데, 광복 70주년을 기한 관객참여형 연극기획팀, 3.1절 행사팀, 그리고 세계한인대학생연합회가 그들이다.

▲ 광복70주년 “Fading Away” 연극기획팀, 신소희 이정화 학생은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재학생으로 LA에서 인턴학습을 하고 있다. [사진 - 정연진]

(1) “Fading Away” 연극팀 - ‘사라져간다’라는 제목이 암시하듯이 노년기 ‘한 개인의 회상을 통해 현대사를 조명해본다’라는 취지를 가지고 기획된 이 연극은 70대 중반의 여자 주인공이 무대에 등장하여 자신의 유년기, 사춘기, 중년과 노년기의 자신의 삶을 회상하면서, 각 단계에서 관객이 주변 인물이 되어 등장하는 독특한 ‘관객참여형’ 회상극이다.

크리스토퍼 리 감독이 기획하고, 미국에 인턴으로 방문 중인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재학중인 신소희, 이정화 학생이 연출과 제작을 맡았다. 연극이라는 무대를 통해 이루어지는 세대 간의 공감, 해방과 분단 70주년이 되는 올해, 세대와 세대 간의 공감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조명하고 미래를 조망한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당장은 이 연극에 역사적인 요소가 크지 않을 수도 있었겠지만, 미래 세대가 이러한 연극 제작을 실행해본다는 것이 의미가 있는 만큼, 앞으로 ‘분단’이라는 주제를 심도있게 다루기를 기대해 본다.

▲ 대학생들이 주도하는 축제형식의 3.1절 행사를 주관한 이혜민 학생. [사진 - 정연진]

(2) 3.1절을 기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축제 성격의 행사를 준비하는 대학생 그룹은 “3.1절 기념식은 왜 항상 엄숙하기만 해야 하나요?”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학생들이 주도해 한국의 독립운동을 축하하는 축제형식의 행사를 기획했다.

즐겁게 축제 분위기에서 세대를 아울러 어울릴 수 있는 행사이면서도 ‘끝나지 않은 3.1절’과 같이 3.1운동을 지속해서 벌여나가 미완의 3.1운동을 완성시키는데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학생들이 역사인식을 기반으로 이러한 행사를 꾸준히 기획하고 동포사회가 참여할 수 있도록 AOK 활동을 통해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10년후의 나와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세계한인학생회연합회 박상훈 학생. [사진 - 정연진]

(3) ‘세계한인학생회연합회’라는 다소 거창한 이름을 가진 단체에서는 UCLA 수학 중인 청년들이 참여했다. 박상훈 , 이준기, 김민혜, 김아영 학생을 대표해서 박상훈 군이 ‘세대 간의 공감 5분 스피치’ 시간에 발표자로 나와 젊은 청년들이 그리는 ‘통일 조국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통일조국에서 ‘정치인’으로 기여하고 싶다는 야무진 꿈을 이야기하고 있는 박상훈 군의 활달한 기상에서 신년모임 참가자 기성세대는 환호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앞으로 AOK는 일반 회원들은 소그룹 형태로 관심사를 공유하고 확장시켜나가기로 했는데, 북한바로알기와 우리 문화, 역사 배우기를 통한 겨레얼 살리기, 그리고 북한이탈 미국거주 청소년들이 미국생활에 잘 적응하여 성공적인 삶은 살 수 있도록 돕는 ‘탈북청년 멘토링’ 그룹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 ‘북한의 국립묘지에서 역사화해를 생각하다’라는 제목의 기조발제를 하고 있는 최재영 AOK 전문위원 [사진 - 정연진]

‘북한바로알기’ 그룹은 북한의 역사, 문화와 최근 변화를 공부하고 이를 통한 남북 동질성 회복에 기여하자라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최근 <통일뉴스>에 방북기를 연재하고 있는 AOK 의 주요 창립회원이기도 한 최재영 목사가 기조발제를 맡았다.

‘북한의 국립묘지에서 역사화해를 생각하다’라는 제목으로 북의 애국열사능, 재북인사묘 등 5개의 국립묘지에서 묻혀있는 남한 측 사회인사들과 북의 애국인사들을 짚어 보면서 남북의 현대사를 제대로 알고, ‘현대사에서 제대로 가르치고 있지 않는 부분을 후대에 잘 교육시켜 남북이 서로 화해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가자’는 내용의 연설로 감명을 주었다.

‘겨레얼 살리기’ 모임은 해외에 살고 있는 재외동포들의 고민을 반영하고 있다. 재외동포들은 자라나는 세대에게 어떻게 하면 우리말과 우리역사, 문화를 온전히 가르쳐 코리안의 정체성을 찾게 할 수 있을지 이 문제가 항상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 ‘겨레얼 살리기’ 소그룹 활동에 대해 발표하는 김원일 AOK 운영위원. [사진 - 정연진]

▲ '겨레얼 살리기' 소그룹 활동에 기여하겠다는 김창옥 AOK 전문위원. [사진 - 정연진]

또한 AOK의 취지와 같이, ‘평범한 시민들이 통일시대를 주도적으로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도 자아와 민족 정체성을 찾아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 ‘주인’으로 거듭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에 겨레얼 살리기는 앞으로 중요한 활동영역이 될 것이다.

‘우리소리’ 국악마당을 이끄시는 김원일 선생님, 국선도를 보급하고 계신 김창옥 사범님, 그리고 사우스베일로 한의학 대학의 한사상연구소인 한얼연구원 원장을 맡으신 김 사이먼 (김철호) 선생님이 앞으로 AOK ‘겨레얼 살리기’ 그룹 활동에 기여해 주시기로 했다.

이번 신년모임에서 AOK는 청년들이 자기들의 생각을 알리고 기성세대들의 공감과 참여를 청하는 소통의 마당이 되었다. 회원들은 올 4월이면 만 3년차, 출범 2주기를 맞이해 세대 간의 공감과 소통을 통해 하나의 코리아를 향한 활동을 더욱 활기차게 해나가기로 결의할 수 있었다.

분단 70년을 넘는 각오로 세대를 잇는 ‘희망과 긍정의 물결’을 동포사회에 그리고 한국사회에 퍼뜨리자는 우리들의 외침은 올해도 지구촌 곳곳을 이어가면서 계속될 것이다.


<후기> 역시 청년이 희망이다

신년모임에서 이혜민 학생이 소개한대로 청년그룹은 “끝나지 않은 3.1절”이라는 행사를 LA에서 가장 사람들이 빈번하게 오가는 웨스턴가(Western Ave.)와 6가(6th Street)의 마당몰에서 개최했다. 이를 위해 UCLA, UC 어바인, UC 리버사이드 등 여러 대학의 청년 그룹이 연대했고 발랄한 노래와 춤, 랩, 힙합과 연기로 펼쳐진 이 행사는 미주 한인사회에서 아마 최초의 신세대 개념 3.1절 행사가 아닌가 싶다.

▲ 대학생들이 주도한 특별한 3.1절 행사 ‘대한민국만세’,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관한 공연. [사진제공 - 이혜민]

▲ 대학생들이 주도한 특별한 3.1절 행사 ‘대한민국만세’, 노래와 춤, 힙합이 어우러졌다. [사진제공 - 이혜민]

젊은이들의 색다른 3.1절 기념행사는 웃음과 즐거움이 있었지만 동시에 역사적 의미를 잊지 않았다. 사물놀이 장단에 맞춰 학생들이 읊는 독립선언서에는 “나라를 잃은 고통을 잊지 않으려면 일어나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한 참석자는 “내가 LA에서 본 3.1절 기념행사중에 가장 감동적이고 기분 좋은 행사였다. 유쾌하지만 눈물나고, 신선하면서 뜨거웠다. 젊은이들이 잊었던 3.1절을 되살렸다”면서 감격해 했다.

▲ 3.1절 행사에 참여한 LA 동포들이 태극기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 - 이혜민]

주최자 이혜민 학생은 “96년 전 우리 조상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대한독립만세를 외친 것처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 세대도 해야 할 일들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것을 되새겨,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했다”고 이야기해서 참석자들에게 마음의 울림을 주었다.

미래세대의 특별한 3.1절 행사에 참여한 로스앤젤레스 동포들은 세대와 세대를 잇는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고, 밝고 환한 웃음으로 내년의 3.1절을 기약하면서 ‘끝나지 않은 3.1운동’을 계속 해나가기로 했다. 역시 청년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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