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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의 火氣를 받아 또 다른 전설을 만들자6.15산악회 2월 산행, 낙성대에서 관악산을 오르다
양호철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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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2.25  19: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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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호철 / 양심수후원회 운영위원

 

   
▲ 관악산 국기봉에 올라 6.15깃발을 들다.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춘분이 지났지만 밤새 내린 비로 인해 아침 날씨가 싸늘하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6.15산악회(회장 권오헌) 집결지가 지하철역 출구이다. 오늘은 기분이 좋다. 다름 아닌 낙성대역에서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낙성대(落星垈)는 고려의 명장이자 구주대첩의 영웅 강감찬(姜邯贊) 장군의 사당이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양심수후원회의 성지와 같은 ‘만남의집’이 있는 곳이기에 의미심장하다.

만남의 집은 20여 년 전 비전향장기수 선생님들이 북으로 송환되기 전에 머물러 계신 곳이며, 지금도 두 분의 선생님(김영식, 박희성)이 계신다.

2000년 9월 1차 송환 이후, 30여명의 2차 송환 대상 선생님들이 노약자이고 오랜 감옥생활의 후유증으로 각종 질환을 앓고 있다. 이들이 삶을 다하기 전에 그리운 고향과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동포애와 인도주의 정신으로 반드시 송환되어야 한다.

그래서 낙성대는 늘 우리 곁에서 삶의 애환과 조국해방투쟁의 장(場)으로 매김하고 있는 곳이다.

   
▲ 즐거워하는 6.15산악회 회원들. 회원들의 표정이 밝다.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설 대목을 앞에 두고서 인지 참석인원이 예전에 비해 적었지만 24명의 회원들이 겨울 잠바를 단단히 여며 입고 낙성대역을 출발하여 인헌시장을 가로질러 관악산으로 오른다.

관악산(629m)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경기도 안양시, 과천시의 경계의 산으로 그 뒤쪽으로는 청계산, 백운산, 광교산으로 연결되는 한남정맥(漢南正脈)이 이어지고 북한산, 남한산, 계양산 등과 함께 서울 분지를 이중으로 둘러싼 자연의 방벽으로, 옛 서울의 요새지를 이루었다.

관악산을 화산(火山)이라고 했는데 경복궁(景福宮)에서 남쪽으로 바라보면 관악산의 불기운이 너무 강해 그 해를 입을 수 있다고 할 정도로 화기(火氣)가 넘치는 바위산이다.

관악산은 예로부터 개성의 송악산, 파주의 감악산, 포천의 운악산, 가평의 화악산과 더불어 경기 5악(五岳)에 속하는 산이다.

   
▲ 비전향 장기수, 여성 회원들과 함께.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내가 어렸을 때 고향이 개성(開城)이신 아버님으로부터 송악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며칠 후면 설날 명절이다.

이젠 아버님은 선죽교 옆 고향 옛집, 옛터에서 한(恨) 맺힌 타향살이 서러움을 뒤로 하고 아버님이 자주 부르시던 가사처럼 꿈에도 그리운 고향에서 이젠 편안하게 쉬고 계시겠지요.

아직도 고향에 가지 못하는 어르신들의 심정이야 우리가 어찌 알겠는가?

嗚呼! 痛哉라.
명절이 다가오니 더욱 더 아버지가 그리워집니다.

   
▲ 산행을 설명하는 6.15산악회 김재선 총대장.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오늘 산행코스는 예전처럼 두 개의 코스로 나누지 않고, 연주대쪽 정상으로는 가지 않았지만 몸이 불편하신데도 불구하고 양원진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이 국기봉으로 향했다.

난코스도 있었지만 뒷동산 소풍가는 기분으로 가볍게 최대한 많은 휴식을 취하며 가지고온 음식에 막걸리도 한 잔 기울이며 정상을 향한다.

산을 오르면서 박희성 선생께서 ‘병에 걸려 죽어가는 소나무가 곳곳에 눈에 띄네’ 하시며 걱정이 태산이다.

현재 전국 37%가 재선충(材線蟲)에 걸려 있다는데 지금 같은 확산 속도로 진행되면 3년 내 이 땅에서 소나무가 멸종된다는데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 한껏 멋을 부리고 있는 산악회원.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국기봉에 도착하여 회원들 단체사진을 찍고, 6.15깃발로 개인사진을 찍으며 멋을 부려 보기도 한다.

모 회원이 산꼭대기에 꽂아 놓은 국기가 이게 군사문화의 상징이 아닌가 하는 의아심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산 길에 점심식사를 했다. 각자 갖고 온 음식을 나눠 먹고 소주와 막걸리를 권하며 정(情)을 나눈다.

시골에 사시는 어머님이 직접 담겨 주신 콩이파리(콩잎)김치와 오그락지(무말랭이)김치는 나의 억지(?) 자랑 탓에 여러 회원이 호기심에 먹어는 보지만 기대만큼의 반응은 없다. 그러나 나의 경상도 사투리와 더불어 맛과 멋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 산상강연 장면.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식사 후 산상강연이 이어졌다. 이계환 대표께서 작금의 한반도 정세에 대해 간단명료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이 대표는 취임 2주년을 맞는 박근혜 정부가 국내적으로나 국외적으로나 고립돼 있다며 이를 ‘안팎곱사등이 처지’에 비유를 하며, 이 같은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경제발전이 급선무인데 세계경제의 불안정으로 이마저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유일한 탈출구가 남북관계 개선에 있는데, 박근혜 정부의 의지가 박약하다고 지적했다.

   
▲ 식사와 산상강연 후 단체사진.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강연이 끝난 후 바로 사당역 쪽으로 하산을 했다.

사당역 근처 전집골목에서 모듬전에 안주삼아 술잔을 기울이며 현 시국에 대한 토론과 선생님들의 삶을 회상하며 지난 격정의 세월을 술로써 되새긴다.

자타가 인정하는 재야인사 주당 세분 중 한 분이신 이규재 의장께서 3차까지 함께 하시면서, 과거 고난과 역경의 생(生)을 회고하며 막걸리 잔에 쏟아내셨다.

관악산은 빼어난 수십 개의 봉우리와 바위들이 많고 오래된 나무와 기암괴석의 바위가 어우러져 철따라 변하는 산이지만 온갖 재미있는 전설을 담고 있기도 하다.

산이 겨울의 한파를 이겨내고 따뜻한 봄의 몸단장을 하듯 우리 또한 관악산의 정기인 화기(火氣)를 받아 더욱 강한 의지(意志)를 갖고 또 다른 전설을 만들어 가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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