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적 조치로 관계개선의 의지를 보이라'며 공세적으로 대화제의를 하고 있는 북측에서 이번엔 '근본적인 정책전환'을 주문하고 나섰다.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개인필명의 "대결광들의 '대화'타령은 말장난이다" 제목의 논평에서 한 달이 넘도록 교착상태를 풀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북남관계개선의 출발점은 남조선당국이 동족대결의식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정책전환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3월초 키리졸브·독수리 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하려는 남측의 태도를 겨냥해 "긴장완화로 북남사이에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관계개선 의지도 없다는 노골적인 의사표시"라며, "긴장완화를 반대하는 것은 곧 대화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다그쳤다.

또 '상대방의 체제를 모독하는 적대행위'라며 중단을 요구한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서 남측 당국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정부의 기본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지금껏 수용하지 않는 데 대해서도 "대화와 관계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신문은 이처럼 대화를 시작조차 못하고 오히려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말로만 대화와 관계개선에 대해 외우고 실지로는 그것을 바라지 않는 남조선 괴뢰당국의 불순한 입장과 태도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남조선 당국은 외세와 작당하여 동족을 무작정 적대시하며 대결하는 못된 악습을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논평을 요구받은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신문을 보지 못했다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대화만을 위한 대화를 추진하기 위해서 부당한 전제조건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하는 요구, 이런 것을 수용해 가면서까지 대화를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대화와 협력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이 북한의 정상적 발전, 이런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 위해서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칙을 견지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부는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북한이 대화에 나오기 전부터 그런 것을 일방적으로 해결하라고 주장하기 보다는 대화의 장에 나와서 허심탄회하게 진정성있는 태도로 협의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북측에 먼저 5.24제재조치를 해제하겠다는 선제적 제안도 검토될 수 있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5.24조치라는 것은 다 알다시피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같은 도발로 인해 취해진 조치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먼저 북한이 우리 국민이 납득할만한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고 그러한 것을 대화의 테이블에 나와서 우리와 협의해 감으로써 같이 논의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한 "어제 국회에서도 질문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대북정책에 있어서 원칙을 견지하는 것이 남북관계의 정상적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당국자는 전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국회에서 언급한 대북 비공개·비선접촉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남북한 간에 신뢰가 쌓이기 전까지는 원칙적으로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남북한간의 접촉을 추진해야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고, 현재 우리 정부가 비공개 접촉이나 비선 접촉을 검토하거나 추진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