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도덕을 강조하는 북녘에서는 식사예절 역시 강조한다고 했는데요, 식사예절의 일환으로 식기를 쓰는 법 등도 규범에 맞게 활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2009년 2호 <조선료리>의 ‘식사도구 쓰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람들이 식생활문화, 식사례절을 바로 지키도록 하여야 합니다”는 발언을 소개하며 “식사도구는 문화성 있고 재치 있게 그리고 용도에 맞게 쓸 줄 알아야 하고 식사도구를 재치 있게 이용하지 못하면 본인 자신의 품격이 손상되는 것은 물론 옆 사람의 식사에도 방해를 줄 수 있다”고 전합니다.

이에 잡지는 식사도구를 ‘재치 있게’(제대로) 쓰는 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조선료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식사도구는 음식을 내오는 것에 따라 상에 차린 것의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들어오면서 차례로 쓰면 되는데요, 우리 민족이 식생활에서 가장 많이 쓰는 식사도구는 숟가락과 젓가락입니다.

대체로 숟가락은 밥과 국물이 있는 음식을, 젓가락은 그 외의 음식을 먹는데 사용하는데 식사할 때 밥은 밥그릇에 담긴 것을 자기안쪽으로 깎아내듯이 모아 가면서 숟가락에 약간 수북이 올라올 정도로, 국물이 있는 음식은 국물이 넘쳐흘러 내리지 않도록 약간 골싹하게(그릇에 가득 다 차지는 않았으나 거의 찬 듯하게) 떠서 먹습니다.

식사과정에서 수저는 서로 엇바꾸어가면서 쥐는데 숟가락으로 밥을 떠먹은 다음에는 그것을 밥이나 국그릇에 놓고 젓가락을 쥐어야 합니다. 이는 식사도중에 숟가락을 상위에 내려놓으면 식사를 다한 것으로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젓가락을 쓰려면 먼저 그 끝을 맞추어야 하는데 이 때 상위에 대고 박지 말고 해당한 음식 그릇에 대고 소리가 나지 않게 가지런히 하여 쥐어야 합니다. 젓가락으로는 한입에 먹을 수 있는 것만 집어야 하며 큰 음식을 집어 들고 입으로 뜯어먹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젓가락을 쓰다가 다시 숟가락으로 음식을 먹으려고 할 때는 젓가락을 일단 상에 내려놓은 다음 숟가락을 쥐어야 합니다. 젓가락과 숟가락을 한손에 모두 쥐고 쓰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 외에 서양식 식사도구인 상칼(나이프)와 살저가락(포크)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이용한다고 잡지는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선 상칼은 오른손에, 살저가락은 왼손에 쥐는데 둘 다 손잡이를 비스듬히 자연스럽게 감아쥐어야 합니다. 그리고 음식의 왼쪽 측면으로부터 한입에 넣고 먹을 만하게 크기를 정하고 그 부위의 중심을 살저가락으로 누른 다음 오른손에 쥔 상칼로 잘라 살저가락에 꿰어 먹습니다.

이 때 음식을 접시 중심에 놓고 잘라야 하는데요, 이는 음식을 접시 한쪽에 놓고 자르려고 하면 누르는 힘에 의하여 접시가 뒤집혀지거나 소리가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연한 음식은 상칼로 자르지 않고 살저가락으로 직접 떠서 먹을 수 있으며 잘게 썰어 만든 음식이나 잡채를 비롯하여 흩어지기 쉬운 음식은 살저가락을 음식 곁에 대고 오른손의 상칼로 밀어 담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을 그만 먹으려고 할 때에는 접시 위에 상칼과 살저가락을 손잡이가 자기의 가슴 쪽이나 반오른 쪽으로 향하게 가지런히 놓거나 살저가락의 살짬 사이에 상칼을 (X)자 모양으로 끼워 놓으며 더 먹을 의향이 있을 때에는 <ㅅ>자 모양으로 접시위에 놓던가 접시에 걸쳐놓습니다.

이 외에도 식사도구를 사용하는데서 다음과 같은데 특별한 주의를 돌려야 한다고 잡지는 설명합니다.

식사도구를 사용할 때 소리가 나지 않게 해야 하는데 특히 상칼로 요리를 자를 때와 상칼과 살저가락을 접시에 놓을 때 소리가 나지 않게 주의하여야 합니다. 이야기를 할 때 상칼을 쥐고 손동작을 하거나 살저가락을 쓰지 않으면 손에 쥐고 불필요한 동작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울러 식사도구를 가지고 이것저것 헤집거나 가리키면서 손님에게 권하지 말아야 하며 식사도구를 가지고 음식그릇을 밀지 말아야 합니다. 식사도구를 떨어뜨렸을 때에는 그것을 다시 집어 들려고 하지 말고 접대원에게 조용히 요구하여야 합니다. 또 음식을 먹을 때 젓가락을 빨지 말며 특히 손님에게 자기가 쓰던 식사도구로 음식을 집거나 떠서 권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합니다. 쓰던 식사도구는 상보(식탁보) 위에 놓지 말고 반드시 접시나 식사도구 받침에 걸쳐놓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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