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전국유족회(이하 ‘한국전쟁유족회’) 창립 54주년 기념식이 지난 20일 저녁 신촌 다래헌에서 50여 명의 전국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1960년 10월 20일 유족회를 결성한 이래 54년 만에 처음으로 열린 이날 기념행사에는 이이화 금정굴재단 이사장과 안병욱 전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최사묵 평화재향군인회 상임대표,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 김영승 통일광장 이사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은 유가족인 김성실 어머니(세월호가족대책위 대외협력위원장)와 이우근 아버지가 참석하여 동변상련의 심정으로 행사를 함께했다.
그리고 1960년 전국유족회 결성에 앞장섰던 김하종 현 경주유족회 상임고문, 당시 사정위 국장이었던 고 이원식 선생의 아들 이광달 고문, 당시 회장이었던 고 노현섭 선생의 아들 노치웅 님, 당시 사정위원이었던 고 이삼근 선생의 아들 이용욱 님이 참석하여 54년 간의 숨죽인 역사를 증언했다.
행사는 억울하게 학살당한 영령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되어 추모 노래, 유족회의 역사를 담은 영상물 상영과 활동 경과보고 등으로 이어졌다. 또한 내빈에 대한 감사패 전달과 축사, 전국에서 온 유족들의 인사,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다짐하는 결의사항 낭독 등으로 진행되었다. 한편, 한국전쟁 전후 이승만 정권과 미군 등에 의한 민간인 피학살자는 1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1960년 결성된 전국유족회가 이듬해 5.16쿠데타정권의 혹독한 탄압으로 와해되면서 진실규명 활동 역시 중단되었다.
이후 세기가 바뀌어 진실화해위원회에서 4년 간의 조사를 통해 겨우 1만여 명이 진실규명을 받았고, 그 중의 또 일부만이 국가소송에서 승소하여 소액의 배상금을 받거나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당시 집단 학살된 매장지가 전국에 널려 있지만 제대로 발굴을 못하고 있고, 발굴된 유해조차 안식처를 찾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추가 진실규명을 위해 여야가 발의한 과거사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