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공동응원단'이 남측의 김재범 선수와 북측의 박홍위 선수가 맞붙자, 남과 북의 사랑을 의미하는 ‘남♡북’ 선전물과 누가 이겨도 좋다는 의미로 '우리 민족'이라 쓰인 선전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21일 5체급의 유도 경기가 열린 인천 도원체육관에는 민족화해의 메아리가 퍼졌다.

이날 남자 73㎏에는 남측에서 방귀만 북측에서 홍국현이, 81㎏에는 남측에서 김재범 북측에서 박홍위가 출전했다.

그리고 여자 57㎏에는 남측에서 김잔디 북측에서 리효선이, 63㎏에는 남측에서 정다운 북측에서 김수경이, 70㎏에는 남측에서 김성연 북측에서는 김종선이 각각 출전했다.

남측과 북측의 선수들은 다른 나라 선수들과 맞붙으며 우열을 가렸다. 이러는 중에 남과 북이 맞붙은 경우도 있었다.

특히, 두 차례의 하이라이트가 있었다.

▲ 남자 73㎏ 준결승전에서 북한의 홍국현(왼쪽)과 일본의 아키모토가 붙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 남측의 김재범과 북측의 박홍위. 김재범 선수(흰색 도복)가 경기 종료 3초를 남기고 한판승으로 이겼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 심판이 김재범 선수의 승리를 선언하자 장내 아나운서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박홍위 선수에게도 박수를 부탁드립니다”고 멘트를 날렸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 김재범 선수와 일본 아키모토 선수와의 준결승전. 김재범 선수(청색 도복)가 위에서 공격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첫 번째는 남자 73㎏ 준결승전에서 북한의 홍국현과 일본의 아키모토가 붙은 것. 관중들은 홍국현을 일방적으로 응원했으나 아깝게 패했다.

두 번째는 81㎏ 8강전에서 남측의 김재범과 북측의 박홍위가 맞붙은 것. 이때 유도경기장은 열기가 최고조로 달했다. 관중들은 김재범을 응원했지만 일방적으로 하지만은 않았다.

처음에 경기가 박빙으로 가며 긴장감이 돌자 장내 아나운서가 “관중 여러분, 양 선수에게 힘찬 박수를 보냅시다”라고 멘트를 날렸다. 그러자 장내에는 순간 두 선수를 격려하는 요란한 박수 파도가 일어났다.

결국 김재범 선수가 경기 종료 3초를 남기고 한판승으로 이겼다. 심판이 김재범 선수의 승리를 선언하자 장내 아나운서가 다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박홍위 선수에게도 박수를 부탁드립니다”고 두 번째 멘트를 날렸다. 그러자 관중들은 패자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 기세로 김재범 선수는 준결승전에서 만난 강력한 우승후보인 일본의 아키모토를 꺾을 수 있었다.

이날 남과 북의 성적은 남측이 금메달 3개(김재범, 정다운, 김성연), 은메달 1개(김잔디), 동메달 1개(방귀만)를 획득했으며, 북측은 동메달만 3개(홍국현, 리효선, 김수경)를 얻었다.

▲ 김재범 선수가 준결승전에서 일본 선수를 이기자 '남북공동응원단'이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 "홍국현 최고" 일본 아키모토 선수와 맞붙은 북한 홍국현 선수를 응원하는 '남북공동응원단'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 북측 임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그러나 성적과 메달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관중들은 남이든 북이든 다른 나라와 붙으면 남과 북을 응원했고, 남과 북이 붙으면 양쪽을 응원하는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남측 통일운동진영에서 조직한 ‘남북공동응원단’은 그 이름 그대로 남북공동 응원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남북공동응원단’은 북측 선수가 다른 나라 선수와 붙을 때 “이겨라” 하며 북측 선수를 응원했으며, 북측 선수가 지더라도 이름을 부르며 “잘했다”고 격려했다.

김재범과 박홍위가 맞붙은 남북전에서는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코리아 이겨라”고 응원했다.

관중과 ‘남북공동응원단’이 하나가 되어 남측 선수와 북측 선수 모두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고, 다른 나라 응원단은 이러한 광경에 신기한 듯 부러운 듯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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