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심이 든든했다"
역도 용상종목 세계신기록을 수립하고 금메달을 딴 엄윤철 선수의 첫 마디다.
북한 엄윤철 선수는 20일 오후 7시 인천 달빛축제공원역도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역도 56kg급 A그룹 경기에 출전, 인상.용상 합계 298kg을 들어올려 금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용상종목에서 자신이 기록한 169kg을 넘어 170kg으로 세계신기록을 수립했으며, 이번 경기 처음으로 인천에서 북한 국가(애국가)가 울렸다.
엄 선수는 이날 역도 인상종목에서 1차 시기 123kg, 2차 시기 128kg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3차 시기 131kg에 실패, 맞수였던 베트남 탓 킴 뚜안 선수, 중국 우장바오 선수와 아슬아슬한 기록으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주니어선수에서 처음으로 성인무대에 오른 탓 킴 뚜안 선수는 엄 선수의 기록을 한때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엄 선수는 역도 용상종목에서 1차 시기 160kg을 특유의 재빠른 발동작으로 들어 올린데 이어 2차 시기 166kg, 3차 시기 170kg을 들었으며, 총 298kg으로 1위에 올랐다.
특히, 용상 종목에서 세계신기록을 수립해 세계랭킹 1위의 면모를 과시했다. 탓 킴 뚜안 베트남 선수(294kg)는 은메달, 우장바오 중국 선수(288kg)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날 관중석에는 북한 임원진 및 선수단 30여 명이 북한 국기(인공기)를 들고 응원했으며, 남북 공동원단 1백여 명도 '단일기'을 흔들며 '최고다 엄윤철'이라고 적힌 피켓으로 엄 선수를 응원했다.
엄 선수가 금메달 유력 후보였던 점을 감안해서인지 북측 김영훈 체육상 겸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 송광호 부위원장 등 임원진이 대거 참석했으며, 북측 역도관계자들도 엄 선수에게 "대장동지"라고 외치며 힘을 보탰다.
엄윤철 선수가 용상 170kg으로 세계신기록을 수립하고 금메달을 획득하자, 북측 임원 및 선수단은 '인공기'를 흔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북측 석광일 선수단 관계자는 "원수님(김정은 제1위원장)께 최고의 보고를 올리게 된 엄윤철 선수가 자랑스럽다. 조선민족의 긍지를 높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금메달을 목에 건 엄윤철 선수는 단상 위에 올라 인공기 게양과 함께 애국가가 울리자 거수경례를 했으며, 북측 임원 및 선수단은 애국가를 제창했다.
엄윤철 선수는 금메달 수상 후 기자들과 만나 "공동응원단에게 감사하다. 기쁘다"며 "빨리 금메달을 (김정은) 위원장께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2위 베트남 선수의 추격에 대해서는 "뱃심이 든든했다"고 말했고, 중국 선수에 대해서는 "라이벌로 좋은 경쟁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역도 경기에서는 영어 방송 안내자가 북한을 'North Korea'라고 두 차례 소개해 북측 관계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당초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메달을 딴 모든 선수들이 '도핑테스트'를 이유로 인터뷰를 거부해 무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