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남자 축구대표팀을 향해 남북 공동응원단 등 응원단이 열띤 응원을 펼쳤다. 북한 팀은 중국을 상대로 3:0 대승을 거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힘내라! 우리 선수 힘내라!" "우리 선수 힘내세요!" "우리는 하나다!"

북한 남자축구 대표팀은 15일 오후 5시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남자축구 조별예선 F조 1차전에서 중국 대표팀을 상대했다.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남자 축구대표팀을 향해 남북 공동응원단 등 응원단이 열띤 응원을 펼쳤다. 이에 힘입은 북한 팀은 중국을 상대로 3:0 대승을 거뒀다.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에 앞서 북한 현지에서 수차례 평가경기를 가진 북한 대표팀은 이날 탄탄한 조직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10분 만에 북한 심현진 선수가 첫 골을 넣은 뒤, 북한 팀은 정확한 패스로 높은 공 점유율을 유지하며 중국 팀을 압박했다.

이어 후반전 시작 2분 만에 북한 서경진 선수가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중국 골망을 흔들었으며, 후반 12분 북한 리혁철 선수가 오른발 슛으로 세 번째 골을 넣어, 결국 3:0으로 중국을 대파했다.

▲ 경기 시작에 앞서 북측 국기에 대한 의례가 북측 애국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윤정수 북측 감독은 승리 직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첫 경기에 열심히 응원해준데 대단히 감사드린다”며 “4강전에서 (남측과) 맞다뜨리면 우리팀도 최선을 다하겠다. 좋은 경기 결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중국 푸보 감독도 “북한 팀의 오늘 축구는 좋았고, 특별히 공격하는 속도가 빨라서 이번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날 북한 남자축구 대표팀 경기 승리에는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등 시민사회로 구성된 '남북공동응원단' 350여 명과 인천 주안장로교회(담임목사 주승중) 소속 신자 1천 5백여 명, 인천 시민서포터즈 2천여 명 등 4천여 명의 열띤 응원이 한몫했다.

'남북공동응원단'은 '북측 선수단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우리는 하나'라고 적힌 응원용 막대풍선을 들고, 북, 꽹과리를 두드리며 북한 축구대표팀을 응원했다.

이들은 "우리는 하나다", "힘내라! 우리 선수 힘내라!", "통일조국", "우리 선수 힘내세요" 등 구호를 외치고, '단일기'를 흔들었다.

주안장로교회 신자들도 막대풍선 응원 도구를 사용하며 북한 팀을 열띠게 응원했으며, 인천 시민서포터즈들도 북한 선수들의 경기 모습 하나하나에 환호와 탄성을 자아냈다. 북한 팀의 승리가 확정되자 모든 응원단은 "이겼다! 이겼다"를 외쳤다.

▲ 공동응원단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북측이 3:0 대승을 거뒀다. 골인 장면. [사진 - 통일뉴스 박귀현 기자]
'남북 공동응원단'으로 응원을 펼친 김덕수 씨(44세)는 "북한 응원단과 함께 응원할 수 없어 아쉽지만, 이렇게 우리가 함께 목소리를 내면서 응원을 펼쳤고 이겨서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 씨는 "남북관계가 제대로 풀리지 않고 대화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현실이 안타깝다"며 "우리 시민들만이라도 이번 기회를 계기로 북한 선수들을 응원하면 남북관계를 잘 풀리게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친구와 개인적으로 응원에 참가한 양소현 학생(간재중 3학년)은 "북한 선수들을 눈앞에서 보니 너무 신기하다"며 "역사책에서만 배웠지,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이질감이 없었다. 이래서 같은 핏줄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비전향 장기수 10여 명도 참석, 응원을 펼쳤으며, 김영식 선생(81세)은 "아주 좋다. 북쪽 선수들이 뛰는 모습이 너무나도 힘이 넘쳐서 보기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선생은 "남북이 함께 합치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겠느냐. 오늘 이 경기를 보니 더없이 통일이 빨리 오길 바란다"며 "남북이 통일되면 세계 1등이 될 것이다.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남북공동응원단'과 마주한 반대쪽 편에는 선발대로 도착한 북한 임원진 등 20여 명이 북한 국기(인공기)를 흔들며 선수들을 응원했으며, '우리는 하나다'라는 응원단 구호에 손을 흔들며 공감을 표했다.

▲ 경기가 끝난 후 북한 축구 대표팀은 '남북 공동응원단을 향해 박수치며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경기 종료 직후, 북한 축구 대표팀은 '남북 공동응원단' 등 응원단을 향해 인사를 하며 답례했으며, 한 시민이 경기장에 들어가 북한 선수들을 격려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한편, F조 1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된 중국 팀이 북한 팀에 패배, 조별리그 통과에 비상이 걸렸으며, 북한 팀은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북한 팀은 오는 18일 오후 5시 화성종합경기타운주경기장에서 파키스탄과 경기를 펼친다.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은 오는 16일 오후 5시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베트남 팀과 첫 대결을 한다.

▲ 윤정수 북측 감독이 승리 직후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사회 : 오늘 경기 소감은?

■ 윤감독 : 오늘 첫 경기에 열심히 응원해준데 대단히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서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

□ 기자 : 첫 소감에도 잠깐 언급했는데, 오늘 공동응원단이 북측 선수들을 응원했다. 게임을 지휘하면서 그것을 봤는지, 봤다면 어떤 느낌이었나?
 

■ 윤감독 : 좀 전에도 얘기 했는데 공동응원단이 열심히 응원해준데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 기자 : 축구팀의 전력이 상상 이상으로 좋았다. 이번 대회의 목표가 어느 정도인지?
 

■ 윤감독 : 매 팀이 다 우승하자고 여기 온 것 만큼 우리들도 최선을 다 하도록 하겠다.

□ 기자 : 그러면 우승에 있어서 라이벌로, 대항마로 생각하는 팀은?
 

■ 윤감독 : 그것은 앞으로 나아가면서 경기를 해봐야 알겠다. 내가 여기서 추측해봐야...

□ 기자 : 경기력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공격 속도도 빨랐고, 수비도 틈을 보이지 않았는데, 감독이 공격하고 수비를 나누어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 윤감독 : 그것은 뭐 공격 방어 이렇게 나눠서 하는 게 없다. 축구는 전인공격, 전인방어이기 때문에 방어할 때는 다 같이 방어하고 공격할 때는 다 같이 협력해서 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

□ 기자 : 이번 대회에서 북측 선수단에서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축구라고 들었는데 거기에 대한 부담이 없는지? 남측과의 경기는 4강전 이후에 이뤄질 텐데 한판 승부를 펼칠 생각은 없는지?
 

■ 윤감독 : 성적은 아무래도 내야 하는 만큼, 승부를 겨뤄야 하는 만큼 우리도 역시 전력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4강전에서 (남측과) 맞다뜨리면 우리팀도 최선을 다하겠다. 좋은 경기 결과를 보여드리겠다.

□ 기자 : 북측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게 박광룡 선수인데, 오늘 경기에 뛰지 못했는데 언제 팀에 합류하고, 어느 경기에 뛸 수 있는지? 박광룡 선수에 거는 기대감이 얼마나 되는지 감독의 말을 듣고 싶다.
 

■ 윤감독 : 박광룡 선수가 언제 오겠는지, 올 때 그걸 알려줄 수 있다. 박광룡 선수가 오면 우리 팀에도 공격력량이 강화되는 만큼 우리 팀에 더 유리할 것이다.

▲ '우리는 하나!', '북측선수 으랏찻차!' 이날 경기장 한켠에는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등 시민사회로 구성된 '남북공동응원단' 350여 명과 인천 주안장로교회(담임목사 주승중) 소속 신자 1천 5백여 명, 인천 시민서포터즈 2천여 명 등 4천여 명의 열띤 응원이 펼쳐졌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경기 후반 아이들이 끝까지 승리를 지키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도구를 손에 들고 경기장 아래로 내려와 응원하고 있다. '우리는 하나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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