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일보>가 국방부 국방교육정책관실에서 작성한 ‘제36주차 특별시사안보 - 북한 응원단 파견 논란의 진실’을 게재했다. 군은 이 자료를 전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정기 정신교육 윤독자료로 이용해 파문이 일고 있다.  [캡쳐사진 - 통일뉴스]
“아무리 아니라고 주장을 하더라도, 응원단은 남북화해협력의 사절이 아닌 미인계를 앞세운 대남선전의 선봉대에 불과하다.”

국방부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응원단을 파견하겠다는 제안에 대해 “우리의 대북 경계심과 안보의식을 저하시키고, 국론분열을 획책하기 위한 화전양면전술이자 대남 심리전의 일환”이라며 이같이 내용을 장병들에게 교육시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국방일보>는 지난달 29일자로 홈페이지에 ‘제36주차 특별시사안보 - 북한 응원단 파견 논란의 진실’을 게재했으며, 자료 출처가 ‘국방부 국방교육정책관실’임을 명기했다. 이 기사는 <국방일보> 1일자 지면으로 그대로 실렸다.

<노컷뉴스>는 4일 “국방부가 3일 장병들을 대상으로 ‘북한 응원단은 미인계를 앞세운 대남선전의 선봉대’라며 사실상 북한 응원단 파견 수용에 반대하는 내용의 정신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군이 매주 수요일 마다 실시하는 장병 정신교육 시간인 3일 오전, 국방부 국방교육정책관실이 작성한 ‘북한 응원단 파견 논란의 진실’을 전 장병들이 참여하는 정신교육 ‘윤독’(輪讀) 자료로 사용했다는 것.

이 자료에는 “지난 세 차례의 응원단 파견과 이번의 파견 논란 모두 우리가 먼저 요청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먼저 나서서 ‘민족평화’ 운운하며 선전한 것”이라며 “이는 상황이 불리하다고 판단될 때는 대화와 평화적인 제스처를 제의하고, 상황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무력을 동원해 도발을 저지르는 전형적인 화전양면전술”이라고 씌여있다.

또한 “북한은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를 공식화하면서 선수단과 응원단의 경비 일체를 우리 정부에 요청하였다. 또한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와 대북정책 전환까지 요구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의 생각을 발표.토의해 봅시다’라는 란에는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 북한이 응원단을 파견하려고 했던 의도가 무엇인지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자”, “북한의 응원단 파견이 왜 고도로 계산된 화전양면전술의 일환인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자”는 주제가 제시돼 있다.

이에 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4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각 부처마다 임무가 전혀 다르다”며 “통일부는 남북통일을 하는 것이 기본으로 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도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 또 외부의 위협에 대해서 대비해야 하는 것이 국방부”라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해서 내놓은 자료가 아니다”며 “이것은 우리 항상 지금도 위협하고 있는 북한에 대비해서 언제라도 임무가 주어지고 상황이 발생되면 가서 싸워야 하는 우리 장병들을 위한 교육용”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응원단이 오는 것에 대한 반대 입장이냐’는 질문에는 “국방부는 물론 임무는 적의 위협에 대해서 대비해야 되지만, 정부 전체 판단, 이런 것에 대해서는 정부 기관으로서 또 따라야 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고 군색한 답을 내놓았다.

북한은 이미 남측이 “응원단파견을 달가와하지 않고 왼새끼를 꼬는 조건”에서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 천명한 바 있다.


제36주차 특별시사안보 - 북한 응원단 파견 논란의 진실

 북한은 오는 19일 개최되는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함께 응원단을 보내겠다며 우리 정부와 논의를 진행했다. 그러던 지난 8월 28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남측이 우리 응원단이 가는 것을 우려하면서 시비를 걸고 있기 때문에 응원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며 공식적으로 밝혔다.

 북한은 지난 7월 7일 ‘공화국 정부 성명’을 통해 먼저 응원단 파견 방침을 밝혔다. 그리고 같은 달 1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실무접촉에서 우리 측의 협상 태도를 문제 삼아 일방적으로 퇴장한 바 있다. 이번에는 응원단 파견을 철회하면서 “남측이 응원단을 대남 정치공작대니, 남남갈등 조성이니 하면서 험담하고 응원단 규모, 응원 방식에 대해 시비를 걸었으며 심지어 우리가 얘기하지도 않은 비용 문제를 언급하며 실무회담을 결렬시켰다”고 억지 주장을 부렸다.

북한 응원단의 실체

 북한이 ‘보내니 안 보내니’ 하며 논란을 조성하고 있는 응원단은 지금까지 세 차례 한국을 찾았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때이다. 20대 초반의 아름다운 외모와 조직적이고, 독특한 응원으로 우리 언론과 국민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그녀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객이 전도되어 대회 자체보다 북녀(北女)에 대해 관심이 쏟아졌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팬클럽 사이트가 개설되고, 사회에는 북한가요ㆍ북한식 말투가 유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 응원단의 실체는 철저한 출신성분 심사와 사상검증을 통해 선발되는 소수정예의 혁명전사이다. 남한 국민들이 선호하는 기준에 맞춰진 외모는 겉으로 드러나는 껍데기에 불과할 뿐이다. 북한 당국은 응원단원들에게 장기간 합숙훈련을 통해 말과 행동을 철저히 교육시킨다. 서로를 감시하게 하고 “적의 심장부로 들어간다”며 남한에 대한 적대감을 주입시킨다. 남한에 파견되어도 신분을 위장한 감시원들로부터 24시간 밀착 감시를 받는다.

 이번에 논란이 된 응원단의 경우 이미 지난 6월말에 선발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세 번의 파견에서 ‘정치선전용’이라는 여론이 생긴 것을 고려하여 “감시를 받는다는 인상을 주지 말 것” “일반인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 친밀감을 줄 것”이라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특별 지령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들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은 지난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때 발생했다. 숙소로 돌아가던 응원단이 길가에 걸린 환영 현수막을 떼어내며 항의 시위를 벌인 것이다. 비를 맞은 채로 걸려있던 현수막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인쇄되어 있었다. 북한 응원단은 “우리 장군님을 어떻게 이런 곳에 모실 수 있느냐”며 현수막을 끌어안고 대성통곡했다. 김정일 개인 우상화의 정도를 알 수 있는 사건이었다.

 일부에서는 “그래도 북한 응원단이 우리의 발전된 모습을 보고 돌아가면 북한 사회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며 낙관적으로 추측한다. 하지만 이는 순진한 상상에 불과하다. 지난 세 번의 응원단은 북한 복귀 후 국가안전보위부의 철저한 사상검증을 거쳐야 했다. 심지어 일부는 “남한에서 보고 들은 것을 일절 발설하지 않는다” “적지(敵地)에 가면 장군님의 전사답게 싸운다”는 서약을 어겼다며 가혹한 추궁을 당하고 잘못된 언행을 지적받아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기도 했다고 한다.

북한 응원단 파견 논란의 저의

 북한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적 행사에 응원단 파견이라는 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우리의 대북 경계심과 안보의식을 저하시키고, 국론분열을 획책하기 위한 화전양면전술이자 대남 심리전의 일환이다. 아무리 아니라고 주장을 하더라도, 응원단은 남북화해협력의 사절이 아닌 미인계를 앞세운 대남선전의 선봉대에 불과하다.

 북한은 2002년 6월에 제2연평해전을 도발하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황을 고조시켰다. 이후 언론 및 사회 저명인사를 중심으로 대북 강경 대응론 여론이 일자 같은 해 8월 남북 장관급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의하며 부산 아시안게임 참가와 응원단 파견을 제안했다. 2003년 8월에 열린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때도 마찬가지였다. 2003년 1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재탈퇴 선언으로 동북아 정세가 극도로 얼어붙었다. 그러자 북한은 같은 해 7월에 열린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참가와 응원단 파견을 제안했다. 한 달 뒤 역대 최대 규모인 300여 명의 응원단이 내려왔다. 2005년 2월, 북한은 핵무기 보유를 선언하였고, 5월에는 영변 원자로에서 8,000개의 폐연료봉을 추출했다. 국제적인 대북 제재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북한은 느닷없이 8월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내려 보냈다.

 지난 세 차례의 응원단 파견과 이번의 파견 논란 모두 우리가 먼저 요청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먼저 나서서 ‘민족평화’ 운운하며 선전한 것이다. 이는 상황이 불리하다고 판단될 때는 대화와 평화적인 제스처를 제의하고, 상황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무력을 동원해 도발을 저지르는 전형적인 화전양면전술이다.

 국제사회의 비난과 제재조치, 우리의 경제원조 중단이 지속되면 북한은 평화와 민족화합을 내세웠다. 그리고 무력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유리한 국면이 조성될 때까지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장악해왔다. 최근에도 북한은 핵개발과 경제건설의 병진노선 고수, 잇단 미사일 발사 등으로 긴장을 고조시켰다. 그리고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를 통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며 향후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를 공식화하면서 선수단과 응원단의 경비 일체를 우리 정부에 요청하였다. 또한 5ㆍ24 대북제재 조치 해제와 대북정책 전환까지 요구하였다. “얘기하지도 않은 비용 문제를 언급하며 실무회담을 결렬시켰다”는 주장은 억지에 불과하다. 그들은 우리의 대북정책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면서도 핵무기 개발은 “평화와 안전을 위한 담보”라며 억지 논리를 펴고 있다. “신성한 체육이 불순세력의 정치적 농락물이 돼서는 안 된다”는 김정은의 발언은 허세를 넘어 적반하장이다.

 이외에도 북한은 국제적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대회를 매개로 삼아 대외적으로 김정은 정권을 선전하려고 한다. 북한 당국은 응원단에게 “노동당에서 적국에 파견한 선전 선봉대”라는 자부심을 갖도록 강요한다. 그래서 응원단은 언론과의 인터뷰 시 “위원장님의 영도 덕분에 행복하게 산다” “당의 혜택으로 북한은 지상낙원이다”라며 한결같이 이야기하는 것이다.

북한 응원단 파견에 대한 우리의 자세

 북한은 과거 응원단 파견 후 스스로 “대남 전략전술의 위대한 승리”라고 선전하였고, “남조선에 이북바람ㆍ평양바람을 일으켜 반북 공세를 무력화했다”고 주장하는 등 그들의 저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이 있다. 북한의 대남적화 목표이다. 북한 응원단이 보여줬던 아름다운 겉모습과 파견 논란으로 우리 사회 내부에 갈등이 조성된다면, 이는 북한의 계략에 넘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경계심과 안보의식은 눈 녹듯 허물어져 버릴 것이다.

 우리는 인천 아시안게임이라는 국가적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고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또한 심리전의 장(場)으로 이용해 온 북한의 이중적인 모습에 절대 현혹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발표·토의해 봅시다.]

1.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 북한이 응원단을 파견하려고 했던 의도가 무엇인지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자. 

2. 북한의 응원단 파견이 왜 고도로 계산된 화전양면전술의 일환인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자.

<국방부 국방교육정책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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